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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연의 시작
2. 사랑이 깃들다 3. 남자의 집착 4. 그리움에 물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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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어떻게 할 수 없는 과거 때문에 현재를 버린다면 그야말로 미련한 짓이지. 현재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친구 사민의 말이 그의 귓가를 계속 맴돌고 있었다. 혜신이 입원해서 졸업식에 가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난겨울에도 감기 때문에 앓다가 일어난 아이였다. 유독 추위에 약한 혜신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팠다는 말에 과거는 생각나지 않았다. 오로지 아픈 혜신을 걱정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뿐이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은 아버지였다. “이헌아. 내가 네 어미에게 못 할 짓을 했다. 그 당시에는 돈이 풍족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되는 줄로만 알았다. 집에 돈만 가져다주면 그것으로 내 임무는 다 했다고 생각했다. 가정도 돌보고 가꿔야 한다는 생각은 못 했다. 네게도, 진성이에게도 미안할 뿐이다. 감히 용서해 달라는 말도 못 한다. 하지만 혜신이는, 그 애는 아무 잘못도 없다. 내 지난날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 애를 돌볼 뿐이란다.” 아버지가 말한 대로 믿고 싶었다.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에 목말라하던 어머니의 처절한 외로움과 고통에 몸부림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연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마음이 메말라 있었다.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혜신아.’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던 그가 몸을 돌이켜 병실 복도를 힘겹게 걸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