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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편지를 받을 자격이 없어. 누구에게도 참다운 친구가 되지 못했으니까.”
어린 시절 ‘행운의 편지’를 받은 뒤 누가 보냈을까 궁금해 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나를 생각해서 보낸 친구가 누구일까’ 하루 종일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기분도 좋아지고 주위 친구들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굳이 행운의 편지가 아니더라도 친구에게 편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로 보는 줄거리 들쥐: 할 일도 없고, 같이 할 사람도 없고, 친구들도 통 찾아오지 않아 외롭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다 어느 날, 이름을 밝히지 않은 편지 한 통을 받는다. 누군가 들쥐 같은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며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편지였다. 들쥐는 편지 보낸 친구를 찾으러 친구들 집을 차례로 방문한다. 그리고 우울해하는 박쥐를 위해 특별한 것을 준비한다. 생쥐: 들쥐에게 편지를 보낸 장본인. 폭풍우가 온 뒤로 부서진 지붕을 고치느라 편지를 쓸 새가 없었다고 핑계를 댄다. 개구리: 생쥐가 들쥐에게 편지를 보낸 것을 알고 있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누워 있다. 박쥐: 들쥐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며 무엇에 화가 났는지 문을 열어 줄 생각도 안 한다. 나중에 들쥐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나를 특별히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해진 것 같다 작가 안소니 프랑크는 누가 편지를 보냈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구성을 선택했다. 또 티파니 비키의 그림은 아이가 그린 것 같이 솔직하고 깔끔하다. 특히 따뜻하고 밝은 색감과 부드러운 붓 터치,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들은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처음에 들쥐는 무척 우울했다. “누구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정말 심심해.”라고 말할 뿐이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 단절로 인해 존재감마저 희미하게 변했고, 위태위태하기까지 했다. 들쥐의 상태를 보여 주듯 그림의 톤도 보랏빛이고, 집 안 물건도 엉망이다. 그러다 ‘노란색 편지 한 통’이 들쥐를 변화시킨다. 들쥐는 누가 보냈는지 알아내기 위해 잠옷을 집어 던지고 친구들을 하나씩 방문한다. 그리고 그동안 친구들에게 얼마나 무심했는지 알게 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가만히 앉아 투덜댈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찾아갔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깊이 반성한다. 또 행운의 편지를 되뇌면서, 자기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낀다. 누군가에게서 관심 받고, 사랑받는다는 것만큼 힘이 되는 일이 또 있을까. 처음 들쥐가 외로워하던 이유도 가만 보면, 관심을 받지 못해, 곁에 아무도 없고 혼자여서 생긴 것일 테니 말이다. 편지, 진짜 우정의 매개체 들쥐가 주위를 둘러볼 만한 여유가 생기자 자연스레 그림은 화려하고 밝은 색감으로 변했다. 물론 집 안의 모든 물건들도 제자리를 찾은 지 오래다. 들쥐는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쳐 심통 맞아진 박쥐를 보며, 예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박쥐를 위해 마음 아파하고, ‘진짜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고민 끝에 들쥐는 박쥐를 위한 파티를 열기로 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달려간다. 이렇게 들쥐를 변화시킨 것은, 들쥐가 고민하던 진짜 친구의 힘, 바로 진정한 우정의 힘이다. 더구나 이것이 친구가 보내온 편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가슴 찡하게 한다. 누가 노란색 편지를 보냈는지는 개구리와 생쥐가 눈을 찡긋하는 순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들쥐가 박쥐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낸다는 설정을 덧붙여 줌으로써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개구리와 생쥐가 보낸 노란색 편지, 그리고 들쥐가 박쥐에게 보낸 빨간색 편지. 프랑스판의 제목 ‘우정의 고리’와 같이, 마음을 담은 편지는 고리처럼 연결되어 더 진한 우정을 만들어 낸다. 아울러 친구들에게 받은 그대로 다른 친구에게 베푸는 들쥐를 보며, 사람은 역시 어울려 살아야 하고, 받은 만큼 베풀고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우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힘들고 외로워하는 친구에게 먼저 손 내밀어 사랑을 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우정의 실천 방법이 아닐까.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지금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있을지 모르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