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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장 얼어붙은 입 나는 글을 쓰고 싶다 / 글로 쓰는 자화상 / 아무리 좋은 약도 음식만 못하다 / 나의 노래 / 밥맛은 평등하다 / 얼어붙은 입 / 인생에 숨은 맛 / 손 / 학(學)과 습(習)의 자리 / 창명재(昌明齋) 2장 가족 부부 / 아내의 외출 / 봄의 전령 / 돈 잘 쓰기 / 보고 싶습니다 / 수납장 / 좌 광어 우 도다리 / 밤나무 세 가지 / 일거다득의 서울행 / 누부의 DNA / 형수의 초대 / 음식은 생명의 끈 / 노년의 꿈 / 여행 준비 / 짝지에게 3장 영도, 영세당 자리를 잡다 / 영도다리 그림 / 사색의 길 / 그런 친구 / 보석 거울 두 개 / 영도 봉래산 / 가을맞이 나들이 / 와(蛙)의 DNA / 애면글면 / 나만의 품, 카렌시아 4장 저승으로 건너갈 노櫓, 글쓰기 한을 풀다 / 오늘도 / 나를 찾아가는 길 / 기다림의 맛 / 인민군 소년병 / 하늘의 땅에 무엇을 심을까? 추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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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지 못한 마음을 얼어붙은 입에서 꺼내다
1장 「얼어붙은 입」에서는 여든여섯 해를 보내며 품어온 생각과 삶의 지혜를 풀어낸다. 글공부를 하며 함께 서원을 다니는 사람들과 잘 지내보고 싶은 마음, 명예를 가지고 싶은 욕망으로 항상 피곤하고 외로웠던 지난날들에 대한 반성, 언제든 부르면 달려와서 술친구, 밥친구가 되어준 친구들에게 대한 고마움이 녹아 있다. 어머니는 해방 다음 해, 저자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편찮으셨던 어머니의 손은 차고 앙상했다. 늘 누워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가 오셨다. 눈치를 살피는 고양이처럼 할머니 꽁무니만 따라다녔다. 얼어붙은 입은 떨어지지 않고 엄마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2장 「가족」에서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준 아내에 대한 마음, 딸과 아들에 대한 사랑,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쓴다. 부부는 60년을 함께했다. 그 시절 누구나 그러하듯 중매로 이어진 부부의 연이지만 밤나무 세 가지 같은 삼남매를 낳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 갈치구이의 가운데 부분을 아내의 접시에 담아주고 꽁지 부분은 자신이 먹는다. 고구마도 제일 못생기고 작은 게 자신의 차지다. 이것이 저자가 아내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서툴고 투박한 표현이지만 고락을 함께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담뿍 묻어난다. 삶의 터전 영세당 한약방, 그리고 글쓰기로 나를 찾아가는 길 3장 「영도, 영세당」에서는 평생 삶의 터전이었던 부산 영도와 영세당 한약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962년 스무 살 풋내기 나이에 한약사 자격증을 딴 저자는 영도에 자리를 잡았다. 전차 종점이었고 배 수리소가 많은 곳이었다. 조선업이 한창일 때는 손님도 많았다. 60년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 수만 가지 약을 지었다. 이제는 문을 닫은 한약방이지만, 저자는 영세당을 나의 ‘분신’이며, ‘혼’이며, 나의 ‘이름’이라 부른다. 4장 「저승으로 건너갈 노, 글쓰기」에서는 한평생 한약방 일로 바쁘게만 살아왔던 삶에서 글쓰기를 만나고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해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올린다. ‘나’를 찾기 위한 글쓰기였지만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바로 ‘어머니’이다. “할머니! 엄마는 언제쯤 안 아파? 인제 그만 아프면 안 돼?” 다섯 살 아이는 아픈 엄마 대신 할머니에게 투정을 부리고 떼를 쓴다. 괜한 짜증에 시냇가를 질러 달리고 달린다. 곱게 핀 백일홍은 꼭 엄마의 얼굴이다. 나를 찾기 위한 글쓰기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부르고 사느라 잊어버린 그 무엇을 만나게 한다. “나도 글 좀 잘 써보고 싶었다”는 소박한 바람은 글로 쓰는 자화상을 그려냈다. 그렇게 글쓰기는 삶을 살아낸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