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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화수분
전영택
소담출판사 199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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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화수분
2. 천치? 천재?
3. 흰닭
4. 바람부는 저녁
5. 하늘을 바라보는 여인
6. 김탄실과 그 아들
7. 나의 자서전 서장
8. 눈 내리는 오후
9. 크리스마스 전야의 풍경
10. 작품해설/전영택 작품과 인도주의의 인식
11. 작가연보

저자 소개

저자 : 전영택(1894~1968)
호는 늘봄이며, 평양시내 사창골에서 태어나 진남포의 보통학교를 거쳐 평양 대성학교를 다녔다. 1915년 도일, 일본 아오야마 학원 중학부와 동대학 문학부 및 신학부에서 공부했다. 1918년 김동인, 주요한 등과《창조》동인이 되어 작품활동을 했으며 창간호에 <혜선의 사>를 발표하였다. 그는 75세에 교통사고로 타계하였다.

저서로는『천치? 천재?』『운명』『생명의 봄』『화수분』『하늘을 바라보는 여인』『크리스마스 전야의 풍경』『소』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5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811779

책 속으로

첫겨울 추운 밤은 고요히 깊어 간다. 뒷뜰 창 바깥에 지나가는 사람 소리도 끊어지고, 이따금 찬바람 부는 소리가 '휙-우수수' 하고 바깥의 춥고 쓸쓸한 것을 알리면서 사람을 위협하는 듯하다.

'만주노 호야 호오야.'

길게 그리고도 힘없이 외치는 소리가 보지 않아도 추워서 수그리고 웅크리고 가는 듯한 사람이 몹시 처량하고 가엾어 보인다. 어린애들은 모두 잠들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눈에 졸음이 잔뜩 몰려서 입으로만 소리를 내어 글을 읽는다. 나는 누워서 손만 내놓아 신문을 들고 소설을 보고, 아내는 이불을 들쓰고 어린애 저고리를 짓고 있다.

'누가 우나?'

일하던 아내가 말하였다.

--- p.4

'아이구 옥분아(작은 계집애 이름), 옥분이 에미!'
하고 또 어이어이 운다. 울다가 펄떡 일어나서 서울서 넝마전에서 사 입고 간 새옷을 입고 갓을 썼다. 집안 사람들이 굳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화수분은 서울을 향하여 어멈을 데리러 떠났다. 싸리문 밖에를 나가 화수분은 나는 듯이 달아났다. 화수분은 양평서 오정이 거의 되어서 떠나서, 해가 질 즈음해서 백 리를 거의 와서 어떤 높은 고개를 올라섰다. 칼날 같은 바람이 뺨을 친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앞을 내려가 보다가, 소나무 밑에 희끄무레한 사람의 모양을 보았다.

그곳을 곧 달려가 보았다. 가본 즉 그것은 옥분과 그의 어머니다. 나무 밑 눈 위에 나뭇가지를 깔고, 어린 것 업는 헌 누더기를 쓰고 한끝으로 어린 것을 꼭 안아 가지고 웅크리고 떨고 있다. 화수분은 확 달려들어 안았다. 어멈은 눈을 떴으나 말을 못한다. 화수분도 말을 못한다. 어린 것을 가운데 두고 그냥 껴안고 밤을 지낸 모양이다.

--- p.52

공부하던 애가 말한다. 우리들은 잠시 그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으나, 다시 각각 그 하던 일을 계속하여 다시 주의도 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우리는 모두 잠이 들어 버렸다. 나는 자다가 꿈결같이 '으으으으으으'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잠깐 잠이 반쯤 깨었으나 다시 잠들었다. 잠이 들려고 하다가 또 깜짝 놀라서 깨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물었다.
'저게 누가 울지 않소?'
'아범이구려.'
나는 벌떡 일어나서 귀를 기울였다. 과연 아범의 우는 소리다. 행랑에 있는 아범의 우는 소리다.
'어찌하여 우는가. 사나이가 어찌하여 우는가. 자기 시골서 무슨 슬픈 상사(喪事)의 기별을 받았나? 무슨 원통한 일을 당하였나?' 나는 생각하였다. 어이 어이 느껴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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