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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명랑 강아지 메리의 정감 있는 이야기
작고 소박한 일상, 평범한 생활 속 반짝임을 전해 주는 작가 안녕달의 새 그림책. 메리와 새끼 강아지 세 마리, 무심한 듯 살가운 할머니와 손녀딸을 홀로 키우게 된 이웃, 명절이면 오고가는 장성한 자식들, 그 모든 사람의 사연을 드러내지 않고 잔잔히 안아주는 감동의 그림책.
2017.10.13.
유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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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우리 메리
도서2팀 유아/만화MD 박주연(jyppp@yes24.com)
2017.10.25.
안녕달이 그린 지난 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소개를 듣다가 울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분명히 엄마와 아이가 잠시 떨어질 지라도 다시 만날 거라는 행복한 내용의 책이었는데 나는 그 책이 너무 슬펐다. 제목을 듣자마자 코 끝이 찡하더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물이 주룩주룩. 이번 책 메리는 한층 더 심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으앙 울어버렸다.
『메리』는 아주 정겨운 그림으로 시작한다. 크면서 봐왔던 시골과 할머니의 모습이 그대로 그림에 담겨있다. 철문과 슬레이트 지붕, 벽돌집. 보자마자 “우리 할머니집이네!”하고 말할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하다. 강아지를 ‘사’오는 것이 아니라 옆 동네에서 ‘받아’온다는 것도, 할머니네 동네의 모든 강아지는 ‘메리’라 불린다는 것도. 그림을 보는 재미도 크지만 마치 만화처럼 인물 옆에 대사가 적혀 있기 때문에 연극처럼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살아있는 사투리는 혼자 볼 때도 내면연기를 하게 만들 정도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그림으로 세밀하게 표현하고 그 안에 디테일을 꼼꼼히 심어둔 작가의 실력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디테일을 찾을 때마다 이야기가 겹겹이 풍성해지기 때문에 여러 번 꼼꼼하게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읽고 나면 생각나서 분명 다시 읽고 싶어질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할머니는 집 지켜야할 개가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고 메리를 타박하면서도 고기 반찬을 나눠준다. 이런 할머니의 정많은 성격은 동네 주민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나타나는데, 할머니는 찾아오는 사람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두유 하나라도 쥐어 보내줘야 마음이 넉넉해지시는 것이다. 이 짧은 동화책 속에 복선과 웃음과 눈물이 모두 담겨 있다니, 나는 홀딱 반해 엉엉 울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시골 할머니집이 있었던 사람, 귀여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잘 짜인 설정을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메리』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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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보고 반기는 해맑은 개 메리,
무심한 듯 챙기는 할머니와 세상 명랑한 새끼 강아지 세 마리가 전하는 복닥복닥 정감어린 생활의 풍경.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흔들’ 말보다 몸으로 챙기는 마음 씀씀이, 드러내지 않고 잔잔히 안아주는 이야기의 힘 설날 아침,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는 할아버지 말씀에 아빠는 옆 동네서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아 안고 온다. 바로 메리다. 작은 강아지 메리는 집에 처음 온 날 밤, 엄마를 찾느라 밤늦도록 낑낑대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훌쩍 자라서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만 흔들흔들’하는 해맑은 시골개 메리로 성장한다. 이 그림책은 노랫말처럼 운율을 살린 글로 메리가 이 집에 와서, 동네 떠돌이 개를 만나고, 새끼 세 마리를 낳고, 새끼를 한 마리씩 떠나보내고, 다시 홀로 남는 ‘메리’의 이야기를 주 골자로 담백하게 전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디테일한 생활감이 물씬 느껴지는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배치한다. 설날 아침에 메리가 온 뒤로, 장성한 자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남았다. 뽀글뽀글 파마에 허리는 살짝 구부정하고 알록달록 진한 옷을 즐겨 입는, 여지없는 시골 할머니가 툭툭 뱉는 무심한 시골말이 그림책의 전 장면을 한없이 유쾌하게, 그리고 따듯하게 가득 채운다. 할머니는 감 따먹는 강아지한테, ‘자꾸 그카믄 확 묶어 놓는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집은 안 지키고 꼬랭이만 휘저어 싼다’고 흉을 보면서도 ‘가끔은 괴기도 미야 잘 큰다’고 새끼를 받아가는 동네 할머니한테 당부하고 ‘말썽은 피워도 똘똘하다’고 편을 든다. 메리는 요즈음 집 안에서 키우는 애완견처럼 품 안에서 돌봄을 받는 건 아니지만, 할머니 집에서 여름이면 참외 얻어먹고, 가을이면 감 익어가는 풍경을 보며, 추석이면 맛있는 한우갈비도 얻어먹으면서 행복한 마당 생활을 한다. 한번도 ‘왈왈’ 짖지는 않고, 오고가는 사람한테 반갑게 꼬리 흔들며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익힌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갖춘 풍성한 이야기, 유쾌한 시골말과 풍경이 더하는 꽉 찬 생활감 그림책 『메리』는 전작들과 달리, 일상에서 판타지로 건너가지 않는다. 대신 등장하는 인물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손글씨로 쓰인 시골말과 작은 생활 소품들, 배경 그림들에도 자디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야말로 꽉 찬 생활감이 책장을 넘기는 손을 붙든다. 제일 처음,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고 했던 할아버지는 메리가 집에 온 날, ‘강생이는 빨간색이 좋다’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다. 할머니는 이런 할아버지 말에 곧바로 지청구를 하지 않고, 그저 ‘인자 여기가 느그 집이다’며 슬며시 메리에게 시선을 돌린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메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꼬리를 흔들거리지만 개집 옆에 수북한 똥을 보며 이 집의 시간이 잠시 멈추었음을 알 수 있다. 할머니 방은 여느 시골 할머니의 방 안 풍경처럼, 정돈되지 않은 메모지와 머리카락, 빨간색 파리채와 죽은 파리 몇 마리가 있고, 파리는 메리가 싸 놓은 마당의 똥마다 졸졸 따라다닌다. 놀러 온 옆 동네 할머니는 화투를 치면서도 새끼 강아지들한테 맛있는 고기 한 점 아끼지 않고, 배달 온 슈퍼 집 할아버지가 무거운 쌀 포대를 배달해 준 것이 감사하여 할머니는 베지밀 하나를 정겹게 건넨다. 옆집 춘자 할머니는 아들네의 이혼으로 어린 손녀를 홀로 키우게 생겼는데, 이 아이가 데리고 가는 마지막 새끼 강아지는 시종 명랑하게 발발거려서 눈치 채기 쉽지 않지만, 그림을 잘 살펴보면 강아지도 아이처럼 아픔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속 깊은 위로처럼 따듯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그림책, 『메리』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다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혼자 남았다. 메리는 새끼 세 마리를 모두 떠나보낸 날 밤, 밤늦도록 대문을 바라보며 낑낑거린다. 옆집 할머니는 아들네의 이혼으로 속이 상하고, 손녀는 엄마아빠와 떨어져 지낸다. 그 손녀 옆을 이제는, 앞발 하나가 짧게 태어난 강아지가 지킬 것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이 그림책의 인물들도 아픔이 있다. 하지만 반갑다고 아무나 보고 꼬리를 흔드는 해맑은 ‘메리’처럼, 툭툭 아픔을 털어놓고 또 툭툭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듯 그 아픔을 받아주며 살아간다. 말보다 몸을 써서 챙겨 주며, 주는 이도 생색내지 않고 받는 이도 자연스럽게 받는다. 그래서 그림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속 깊은 위로를 받은 것처럼 따듯한 만족감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아무런 사심 없이 그저 꼬리 흔들어 반기는 메리의 해맑음이 쑥 하고 마음속에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