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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570일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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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헌사

제1부

갑자기 그렇게 /피에로의 욕정 /고발과 은폐 /교수식당 /꽃뱀 /무리의 별 /다른 별 /요코하마 미사키 /특별한 배려, 특별한 권한 /그날, 2013년 6월 27일 /부뚜막 국밥집 /십오야 둥근 달 /흐르는 강물처럼 /가수왕 노래방 /송충이 /사후 피임약 /오네상(お姉さん) /지키겠다는 약속 /고발하러 /성폭력상담센터 2013년 7월 5일 /폭로의 시작 /아오이 소라 /오리발 /치사한 변명 /참담한 심정 /해결사를 찾아서

제2부

술 마시고 방탕하지 말 것 /그의 원룸 /악연 /구렁이 /GIVE & TAKE /불문율 /징계 절차 /사직서 /합의금 /한여름 밤의 꿈 /악몽 /성폭력특별위원회 /시사 주간지 /죄책감 /어떤 제보 /나쁜 놈, 또 나쁜 놈 /깐깐하지만 부드럽게 /연구프로젝트 /교수의 연인46. 아내, 김정숙 /고마운 동반자 /사필귀정, 결자해지 /소문과 충고 /무고(誣告) /징계위원회 최종 진술 /천군만마, 법무감사실 /묵비권 /교원소청심사위원회(敎員訴請審査委員會) /더러운 음모 /협잡꾼들

제3부

사법 브로커 /합의금 수수료 /반소 시작 /싸움의 주인 /준비서면 /판결 2014년 6월 20일 /최후의 카드 /의심과 불신 /은혜와 복수 /진실의 민낯 /2015년 1월 18일 판결선고 /떠나는 사람 /학사모 /세상의 인심 /끝없는 추락 /현해탄을 넘어서 /편지

저자 소개 1

- 철학,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전공. 기호학박사 - 전) 남서울대 겸임교수 - 전자신문 칼럼연재 [박선경박사의 발칙한 커뮤니케이션] - 에세이집 『망설이지마 지금이야』 , 『마침표라니 쉼표지』 - 소설 『86학번 승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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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53*225*30mm
ISBN13
9791193096192

책 속으로

이것은 법정소설도 캠퍼스소설도, 페미니즘소설도 아니다. 어떻게 읽든 상관없다. 단지 이 질문만은 피할 수 없다. 정의와 진실 앞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가. 침묵이 더 편했을 자리에서 침묵하지 않은 두 사람이 있다.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 주시고 또 법률 자문을 맡아주신 최승진 교수(가명)와 김형택 변호사(가명)께 감사한다.
---p.3

“일본년은 따먹어도 돼”
최승진은 귀를 의심했다. 갑자기 송주호한테 느닷없이 뺨 맞은 기분이었다. 최승진은 왼쪽 뺨에 슬그머니 손을 갖다 대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귓바퀴가 화끈거렸다. 송주호는 그런 최승진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송주호는 자기들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최승진에게 들으라는 식으로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일본년은 먹어도 된다니까.” 최승진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어리둥절한 사이 탁지성은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린 것처럼 송주호 말에 맞장구쳤다. “지가 덤볐을 겁니다. 난 혼자 유학하는 여자애들, 온전하게 안 봐요”
---p.34

외국 유학생 대부분은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 쪽에서 온 유학생들이었다. 기숙사뿐 아니라 학교에 일본 유학생이 없었다. 일본 유학생들은 학교마다 한둘 정도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하거나 온라인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곤 했다. 미사키의 학교생활은 역동적이지 않았으나 지루하지도 않았다. 한국 유학이 보장된 꽃길이라 할 수 없지만 예상한 가시밭길도 아니었다.
---p.54

십오야는 음력으로 보름날 밤을 말해. 보름 알지? 음력 십오일. 달이 둥글게 차오르는 날, 즉 보름달이 뜨는 밤을 말해. 이해했어? 십오야는 달이 꽉 차는 날이라 완전함을 상징하기도 해. 오늘 여기서 술을 마시면서 우리 연구과제가 완전하게 마무리되도록 기도하자.
---p.68

가해자가 교수라는 말에 박선희의 동공이 커졌다. 지난해 가을 여교수가 저지른 남학생 성추행 사건의 충격이 미처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또다시 교수가 가해자라니 박선희는 기가 막혀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피해자가 동요하지 않도록 표정 관리해야 한다는 걸 아는 그녀였다. 하지만 계속된 교수들의 성범죄에 박 교수는 환멸을 느꼈다. 교수의 성범죄 신고율은 낮았다. 학생들은 학교에 낙인찍히거나 진로에 영향이 미치는 게 두려워 고발을 망설였다. 상담실에서 울며불며 고백해도 끝까지 가해 교수의 이름은 차마 밝히지 못했다.
---p.95

차라리 돈 주고 미사키가 좋아서 한 거라고 진술 번복하게 하고 다른 학교로 편입하게 해주면 어때요? 미사키는 꽃뱀이었고 자신은 꽃뱀에 당한 처지로 프레임을 짜는 거죠.
---p.116

등교할 때마다 미사키는 각오했다. '견디자.' '무너지지 말자.' '끝까지 버티자.' 하지만 매번 무너졌다. 복도를 걸을 때, 강의실에 들어갈 때, 화장실에서 나올 때. 색안경, 야유, 침묵. 각오와 현실 사이의 거리는 한국과 일본만큼 멀었다. 아니, 때론 더 멀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미사키는 갈등했다. 일본으로 돌아갈까. 엄마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미사키, 힘들면 그만 들어와. 멈춰도 돼." 하지만 미사키는 이를 악물었다. '아니야.' '도망치지 않아.' '끝까지 싸울 거야.' 다음 날 아침, 미사키는 다시 학교로 향했다.
---p.210

리코는 새벽 바다를 보며 미사키가 겪은 일을 大海の一 滴(넓은 바다의 한 방울)에 빗대 말했다. “끔찍한 일이었어. 다만 이 넓은 바다처럼 긴 인생에서, 이 고통이 너를 완전히 삼켜버리지 않기를 바라.”
---p.248

미사키는 쌈닭도 투쟁가도 아니었다. 낯선 나라에서, 낯선 언어로,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편견과 고독을 견뎌내며 거짓과 음모에 맞선 그저 평범한 여대생에 불과했다. 영웅이 아니어도 진실은 끝내 평범한 사람의 편에 선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증명하고 싶었다.
---p.323

상처가 삶의 성장 과정이라면, 상처는 결국 인간의 숙명일지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인생의 자양분으로 삼을 것인지, 통증의 흔적으로 남길 것인지 상처를 다루는 방식만큼은 사람의 몫인 게 분명하다. 이 소설이 비슷한 상처를 지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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