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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Bun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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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아닐지라도 존 번연의 역작 「천로역정」쯤은 들어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존 번연은 평생 그 책 한 권만을 집필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평생 60여 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그 중에는 17세기 영국 국교회파의 핍박을 받아 12년간 감옥에 투옥되었던 존 번연이 옥중에서 집필한 자서전 「죄인 괴수에게 임한 은혜」를 비롯, 말년의 역작인 「천로역정」에 못지 않은 훌륭한 문학 작품을 다수 남겼던 것입니다.
이 책은 존 번연이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애써 거부하려는 벗들에게 읽힐 목적으로, 소설의 형식을 빌어 “천국과 지옥의 환상”(Visions of Heaven and Hell)이라는 원제 아래 출판한 책입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3세기가 넘는 장구한 세월이 지났건만 수많은 독자들에게 천국과 지옥에 대한 놀라운 경고와 분명한 확신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서구의 경건한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천국과 지옥의 환상을 가장 “성경적”으로 묘사한 책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에서는 최초로, 규장이 정식 계약 절차를 거쳐 ‘존 번연 클래식 콜렉션’ 첫 번째 책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책의 원본은 미국 휘테이커 출판사(Whitaker House)에서 펴낸 Visions of Heaven and Hell입니다. 존 번연은 ‘나’라는 일인칭 화자(話者)를 사용하는 주인공 ‘에페네투스’를 등장시켜 자살 직전에 구원을 받아 천사의 인도로 천국의 영광과 지옥의 고통을 낱낱이 방문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에페네투스’가 작가 존 번연 자신을 대신한 인물이라는 걸 쉽사리 미루어 짐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이 저자 존 번연이 직접 목격한 천국과 지옥의 생생한 진상이라는 설명이 무리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에페네투스는 ‘안내자’인 천사를 따라 ‘복 받은 자들’이 거하는 천국에서 하나님의 보좌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빛에 눈이 부셨고, 구약에 기록된 위대한 선지자인 ‘엘리야’도 만나게 됩니다. 에페네투스는 엘리야의 입을 통해 어떻게 복 받은 자들이 천국에 오게 되었는지를 알게 될 뿐 아니라 천국에서 어떤 삶을 누리게 되는지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성경이 암시하거나 말하는 바와 전혀 위배되지 않으며 성경의 이곳 저곳에서 부분적으로 말하고 있는 천국에 대한 묘사를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책의 1부는 이처럼 천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2부는 반대로 지옥에 대한 것입니다. 그는 지옥에 가자마자 ‘복 받은 자들’과 반대 입장인 ‘멸망당한 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지옥에서 무신론자 홉스(16,17세기의 영국의 유명한 무신론 철학자)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아마도 존 번연은 동시대 사람이었던 홉스의 사상을 근거로 하여 지옥에 간 홉스와 만났다면 그와 어떤 대화가 오갔을 것인가를 상상하며 이 대목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옥을 방문한 존 번연은 분명히 그곳에서 신음하는 홉스를 보았을 테지만...) 생전에 하나님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홉스가 지옥에 가서 자신의 착각이 수많은 추종자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게 했는지를 술회하는 대목은 흥미진진하기까지 합니다. 이 몇 가지 부분만 들춰봐도 성경과 철학이 말하는 바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인간의 불신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꼬집으면서, 이토록 총체적으로 천국과 지옥을 소설화하여 감동적이고 장엄하며 영적으로 묘사한 책은 일찍이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봅니다. 「천로역정」이 그러했지만 성경의 사상을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표현해내는 작가 존 번연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천국과 지옥의 모습을 이토록 선명하고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순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기독교가 말하는 천국과 지옥의 실체가 궁금한 사람, 막연히 천국과 지옥을 믿긴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 필독서로 삼아야 할 책입니다. 특히 이 책에는 존 번연의 일생을 간추린 챕터가 있어, 존 번연에 대해 간략하고도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16세기 르네상스 화가인 루카 시뇨렐리와 미켈란젤로의 천국과 지옥을 묘사한 그림들이 삽화로 삽입되어 독자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도록 도와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