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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엄마야 누나야 7
밤의 사람들 10
할머니의 치료법 15
뱀 성제 22
우리는 피리 부는 사나이 27
보지 말았어야 했던 장면 35
깊은 밤 토시등 하나 45
짐승들의 시간 54
우표와 짜장면 65
‘와신상담’, 당신과 함께! 74
아버지는 꽃상여를 타고 88
배를 타야겠다 103
화장의 시간 112
어둠의 혀 123
뒤쪽에서 온 것 129
흙과 물과 불과 바람의 집 141
때리는 것은 나쁘다 159
나를 적시는 두 개의 물방울 174
새벽 종소리 191
소풍 203
소년과 소녀 211
쓸쓸함의 등거리 222
도깨비불 233
검은 손 250
응징 262
길을 찾아서 271
손잡고 가는 길 287
상쾡이를 잡다 304

떠난 이름들에 315

저자 소개 1

정택진

 
청산도에서 나고 자라 구미에 있는 금오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5년간 기술하사관으로 복무한 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재학중 「바람의 똥」이 ‘제4회 청년심산문학상’ 소설부문에 당선됐다. 2013년 1억원 고료 『제1회 이외수문학상』에 『결』(해냄)이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2015년에는 「악아」로 ‘대산창작기금’(소설부문)을 수혜했다. 2019년에 장편소설 『품』(컵앤캡), 2025년에 장편소설 『곳』(문학들)을 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3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40g | 145*215*17mm
ISBN13
9791194544098

출판사 리뷰

‘와신상담!’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어려운 한자어 같은데 그렇다고 무슨 뜻이냐고 물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어감이나 어투로 보아 뭔가 참고 견딘다는, 그리고 뭔가를 되갚아준다는 ‘복수’와도 통하는 말인 듯싶다. 뜻은 모르지만 여하튼 말의 생김새가 그렇다. 말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뜻은 몰라도 그 본새로 말무늬를 짐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신상담! 와신상담!’
‘당신과 함께, 와신상담!’
‘복수보다 강한 집념으로, 남이 훔칠 수 없는 정신적 유산을 상속하자!’

말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신념을 향한 복수보다 강한 집념’으로 ‘남이 훔칠 수 없는 정신적 유산을 상속’하기 위해 ‘와신상담’하라는 말일 터이다. 신념과 정신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일 것이다. 나는 몇 번이나 마음속에서 그 말들을 도슬렀고, 그 말들은 철식이형 팔죽지의 문신처럼 내 마음 어딘가에 깊이깊이 새겨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나는 먼 하늘을 치어다보며 그 말을 중얼거렸”으나 “이상하게 어금니가 맞물려”졌고,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하늘로 올라간 말들은 “멀리의 별들에” 가 닿는다. 소년은 평생 아버지의 유언을 품에 안고 살아갈 것이다. 정말 그랬을까.

이번 소설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가리켜 ‘첫 소설로 쓰려 했던 이야기였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우리는 앞서 출간된 정택진의 다른 소설들을 알고 있다. 과연 이 소년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그게 돌섬의 이야기였고 그게 내 마음속 돌섬의 의미였다. 그런데 점점 그게 아닌 듯 해지는 것이다. 태풍 뒤에 훨씬 깨끗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듯 과연 시련과 역경을 이겨냈을 때 더 밝고 환한 날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 내 앞에 닥쳐 있고 앞으로 닥쳐올 역경을 헤쳐 나갈 발판도 하나 없는 허당의 현실에서 무슨 용빼는 재주로 그것들을 극복한단 말인가. 고등학교도 못 갈 이 초라한 형편에서 무슨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릴 수 있단 말인가. - 본문 중에서

과거사를 바탕으로 쓰인 성장소설의 매력은 주인공의 앞길에 놓인 역사적 사실들을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소년은, 그리고 우리는, 엄혹한 한국 근현대사를 헤치고 살아남은 이들은 거울을 보고 묻을 수 있다. “와신상담”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와신상담”했는가.

구수한 전라도 입말로, 섬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서럽고 슬픈 살이들을 기록한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평범하나 결코 순탄치 않은 그들의 삶의 내력과 세월의 타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염연히 세상의 주인공이었으며, 내내 부지런히 일했으나 한스럽고 배고파서 울다가 떠나간 보잘것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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