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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7
밤의 사람들 10 할머니의 치료법 15 뱀 성제 22 우리는 피리 부는 사나이 27 보지 말았어야 했던 장면 35 깊은 밤 토시등 하나 45 짐승들의 시간 54 우표와 짜장면 65 ‘와신상담’, 당신과 함께! 74 아버지는 꽃상여를 타고 88 배를 타야겠다 103 화장의 시간 112 어둠의 혀 123 뒤쪽에서 온 것 129 흙과 물과 불과 바람의 집 141 때리는 것은 나쁘다 159 나를 적시는 두 개의 물방울 174 새벽 종소리 191 소풍 203 소년과 소녀 211 쓸쓸함의 등거리 222 도깨비불 233 검은 손 250 응징 262 길을 찾아서 271 손잡고 가는 길 287 상쾡이를 잡다 304 떠난 이름들에 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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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어려운 한자어 같은데 그렇다고 무슨 뜻이냐고 물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어감이나 어투로 보아 뭔가 참고 견딘다는, 그리고 뭔가를 되갚아준다는 ‘복수’와도 통하는 말인 듯싶다. 뜻은 모르지만 여하튼 말의 생김새가 그렇다. 말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뜻은 몰라도 그 본새로 말무늬를 짐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신상담! 와신상담!’ ‘당신과 함께, 와신상담!’ ‘복수보다 강한 집념으로, 남이 훔칠 수 없는 정신적 유산을 상속하자!’ 말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신념을 향한 복수보다 강한 집념’으로 ‘남이 훔칠 수 없는 정신적 유산을 상속’하기 위해 ‘와신상담’하라는 말일 터이다. 신념과 정신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라는 말일 것이다. 나는 몇 번이나 마음속에서 그 말들을 도슬렀고, 그 말들은 철식이형 팔죽지의 문신처럼 내 마음 어딘가에 깊이깊이 새겨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나는 먼 하늘을 치어다보며 그 말을 중얼거렸”으나 “이상하게 어금니가 맞물려”졌고,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하늘로 올라간 말들은 “멀리의 별들에” 가 닿는다. 소년은 평생 아버지의 유언을 품에 안고 살아갈 것이다. 정말 그랬을까. 이번 소설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가리켜 ‘첫 소설로 쓰려 했던 이야기였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우리는 앞서 출간된 정택진의 다른 소설들을 알고 있다. 과연 이 소년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그게 돌섬의 이야기였고 그게 내 마음속 돌섬의 의미였다. 그런데 점점 그게 아닌 듯 해지는 것이다. 태풍 뒤에 훨씬 깨끗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듯 과연 시련과 역경을 이겨냈을 때 더 밝고 환한 날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 내 앞에 닥쳐 있고 앞으로 닥쳐올 역경을 헤쳐 나갈 발판도 하나 없는 허당의 현실에서 무슨 용빼는 재주로 그것들을 극복한단 말인가. 고등학교도 못 갈 이 초라한 형편에서 무슨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릴 수 있단 말인가. - 본문 중에서 과거사를 바탕으로 쓰인 성장소설의 매력은 주인공의 앞길에 놓인 역사적 사실들을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소년은, 그리고 우리는, 엄혹한 한국 근현대사를 헤치고 살아남은 이들은 거울을 보고 묻을 수 있다. “와신상담”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와신상담”했는가. 구수한 전라도 입말로, 섬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서럽고 슬픈 살이들을 기록한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평범하나 결코 순탄치 않은 그들의 삶의 내력과 세월의 타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염연히 세상의 주인공이었으며, 내내 부지런히 일했으나 한스럽고 배고파서 울다가 떠나간 보잘것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