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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이름의 동지들에게 4
1장 독박육아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빠 육아라는 별에서 12 어린이집 / 외출 준비 / 낮잠 / 아기 반찬 보통으로 키워내기 / 아프면 안 된다 부모의 오감 / 자신이 없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 지역방어 개인방어 아빠의 기도 / 아침형 인간 / 월급 정신이 힘들다는 것 / 그냥 되는 것은 없다 저녁 산책 / 옷 개기 / 그리움 만지작만지작 / 우울과 기쁨 사이 배수의 진 / 체온과 응가 / 첫째인가요? 돌치레 / 면역 체계 / 응급상황 / 불쌍하다 미안하다 / 코로나 감옥 / 귀리라떼 / 월요일병 서로가 부럽다 / 역지사지 / 몇 개월이에요? 냉온탕 왕복의 나날들 / 아이가 벌어다 준다 SNS, 너마저 / 엄마의 존재 / 아빠의 친정 육아의 언어 / 삼촌 최고 / 애 맡기기 어린이집 상담 / 첫 등원 / 아침 작전회의 칭찬 스티커 시| 동반자 / Zzz / 찰나의 은총 / 나는 모른다 아빠의 모교 / 아픈 아이를 재우며 / 시를 품고 나의 소원 / 아침산책 2장_82년생 김지영씨에게 ☆아내라는 별에서 124 그냥 울게 만드는 / 묶여 있다 / 육아 전문가 옷차림에 관하여 / 사랑 고백의 타이밍 둘이 같이 울고 있어요 / 감정 쓰레기통 부부싸움 / 단유 / 아내는 사랑입니다 홍시 같은 사람 / 출근한 아내를 기다리는 남편의 자세 / 아내에게 휴가를 명합니다 / 집 정리 봄과 같은 딸 / 오르막길 /사랑하면 집요해진다 간간이 / 작은 소원 / 좋은 남편과 좋은 나 존경하는 아내 / 명분 있는 쇼핑 / 아내의 지갑 시| 새벽 설거지 3장_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어른들의 별에서 175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채워지다 / 건강검진 가족에게 친절하기란 / 자식 입에 좋은 것 날 닮지 않았으면 / 돌멩이 / 부도 수표 엄마의 자리 / 그릇 명상 / 내리사랑 꿈지럭꿈지럭 / 과일 부자 / 추억의 삼겹살 할머니의 쇼핑 / 못 사주는 마음 / 사위 사랑 유모차와 킥보드 / 두 남자 / 변신 또 변신 퍼즐 맞추기 / 나눔 들킴 / 상처의 의미 돌아갈 차례 / 성장 도우미 / 모국어 / 호칭 옥춘당 / 나도 적응이 안 된다 / 놀이동산 치밀이와 꼼꼼이 / 부모의 시간표 순대와 찐빵 / 엄마 흔적 / 선명해진다 조금의 크기 / 산후조리원 / 끝은 없다 시| 아들이 태어난 날 / 바람은 사랑이어라 / 결핍 할머니의 등 / 열세 살의 자동차 자란다, 자란다?늙는다 / 연탄불은 꺼지고 남겨둠 4장_다시 사회인이 되어 ☆사회라는 별에서 274 믹스커피의 세계 / 퇴근시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 소아과 출근 전쟁 순하면 손해 / 초인이 된다 / 내게도 그분이 주말 살려 / 메리 크리스마스 / 언니 육아 품앗이 / 자아실현 / 포도시 / 나아진다 빛이 보인다 / 부모의 쉼 / 추억적금 가족여행이 남기는 것들 / 잔액은 0 시| 겨울산 / 기다리는 동안 선물받은 책을 펼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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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연락을 받고 나가기로 한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다. 아이가 감기 걸리지 않게 옷을 단단히 입혔다. 양말과 목수건도 둘렀다. 나가려던 차에, 아이 모자가 생각이 난다. 그렇게 모자를 씌운다. 보채는 아이를 내려 두고, 아이 짐 가방을 싼다. 아이는 울고 정신은 하나도 없다. 어찌저찌 모든 짐을 다 싸서 아이를 안고 문밖을 나가려는데, 응가 냄새가 난다. 옷 벗기고 기저귀 해체, 엉덩이 씻기고, 다시 이전의 일을 반복한다. 다시 외출 가방 메고, 아들 들쳐 매고 현관을 나서는 순간, 차키를 깜빡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차키를 가지러 집으로 들어간다. ‘이젠 정말 끝났겠지.’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는 순간 핸드폰이 생각이 난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도 막상 외출을 하고 나면 빠뜨린 게 꼭 있다.
---「외출 준비」중에서 우리 아이가 보통으로만 자랐으면 좋겠다. 남들 먹는 음식 먹고, 남들 크는 만큼 컸으면 좋겠고, 남들 배우는 만큼은 배우고, 남들 누리는 만큼만 딱 누렸으면 참 좋겠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그 ‘보통으로 키워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평범하게 자란 그 모든 아이들의 삶에는 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가득 녹아져 있다는 사실을 내 땀과 눈물을 쏟아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보통으로 키워내기」중에서 “아들, 아빠 뽀뽀!” 아들이 고개를 휙 돌린다. 제 엄마한테는 하루에도 수십 번 뽀뽀를 해주더니만, 하루 종일 봐주는 아빠에겐 그 흔한 뽀뽀 한번을 안 해준다. 정말 어쩌다 한번, 아주 가끔 뽀뽀를 해줄 때면 나의 온 촉각이 살아나는 듯하다. 앉아 있는 아빠의 어깨를 짚을 때 작은 아이의 손이 닿는 촉감, 깊은 잠에 빠진 아들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을 때의 촉감, 자고 있는 아이가 아빠 손가락 하나를 꾹 잡을 때의 촉감. 이 모든 촉감은 아주 여리고 약한 촉감인데, 부모가 되면 이 모든 촉감이 거대하게만 느껴진다. ---「부모의 오감」중에서 아이에게 점심으로 먹인 소고기 볶음밥의 소고기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다 먹이고서야 알았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어떤 반찬 때문인지 모르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뜬금없이 열이 났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균형 잡힌 야외놀이와 실내 놀이는 미세먼지로 인해, 그 균형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그렇게 근거 있는 자신감은 하루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깨자마자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늘도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다」중에서 예전엔 이 금액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겪고 나니, 이 모진 일에 대한 대가로 그 금액은 결코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돈으로 환산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밖에서 나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오는 아내를 보며, 자꾸만 비교가 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부끄럽지만 때론 본전 생각이 나기도 했다. ---「월급」중에서 이제 18개월 아이를 키우는 나는 몸이 힘든 상황에서 정신이 힘든 상황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돌도 안 지난 아이를 키우는 후배네 가족은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매우 힘들어한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이 제일 힘든 법이다. 그땐 그때고, 나는 지금의 내가 제일 힘들다. 몸이 힘들던 그 시기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물론 몸이 힘든 그 시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정신이 힘들다는 것」중에서 몇 년 전, 아는 형님이 나에게 물어왔다. 자녀 교육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때에 나는 교사 병이 도져 이런저런 아는 체를 했던 것 같다. 내 얘기를 가만히 다 듣고는 “너도 키워봐, 이 자식아.”라며 핀잔을 주셨다. 그땐 몰랐다. 이 형이 왜 그랬는지. ---「그냥 되는 것은 없다」중에서 하루 종일 아이를 보는 나에게도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 힘든 시간을 버텨내면 그래도 찾아오는 소망 같은 시간이 있다. 오전에는 아이 낮잠을 자는 시간을 고대하며 그 긴 시간을 버티고, 오후에는 아내의 퇴근 시간을 고대하며 그 시간을 버틴다. 아내가 와도 완전한 육퇴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의 짐을 분담할 수 있기에 그 시간이 가까워지면 한없이 현관문만 쳐다보게 된다. 하지만 이제 그 시간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우울과 기쁨 사이」중에서 나만의 공간이라고는 잠시나마 아이를 떠나 핸드폰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장소뿐이다. 화장실 변기 위, 그리고 빨래를 널고 나서 잠시 기대 쉬는 베란다이다. 얼마 전엔 널어둔 빨래들을 위로 걷어 올리고, 의자를 가져다 놓고 베란다 한쪽 자리를 차지해 앉아보았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느끼며 피자 한 조각과 함께 책 한 권을 읽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젖은 빨래들이 말라가듯 내 땀과 피로도 쉼을 통해 날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나서 잠시 앉아 있는 분리수거장 옆 벤치도 나만 알고 있는 장소다. 합법적인 외출이기도 하지만, 그 외출이 조금 길어져도 눈감아주는 아내가 고맙다. ---「불쌍하다」중에서 아이가 잠을 깼을 때의 그 가슴 덜컹거림, 내가 10분 늦게 퇴근했을 때 아내의 살벌한 예민함, 아이 낮잠을 깨우는 이 모든 얄미운 소리들, 아이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양육자의 사정, ‘이론상 정답’만이 있을 뿐 절대 이론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 나는 이 모든 걸 홀로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세상 모든 엄마들의 애환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역지사지」중에서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아이는 실눈으로 엄마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 아이 앞에 그리운 엄마의 존재는 떠나고 없었다. 대신 다소 투박한 아빠의 두 손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엄마를 찾았다. 울지는 않는다. 엄마가 보고 싶은데 잘 참는 아들이 짠하다. 그 짠한 마음이 오늘의 육아를 시작하는 내게 다부진 마음을 가져다준다. ---「엄마의 존재) 혼자 영화를 봤다. 영화 제목은 〈82년생 김지영〉이다. 펑펑 울었다. 영화 속 김지영의 옷차림에 시선이 향한다. 추리닝 바지에 클래식한 코트를 언밸런스 하게 입고 외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 공감 그 이상의 것을 느꼈다. ---「옷차림에 관하여」중에서 좋은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도, ‘회의 있으면 천천히 와. 아기 걱정은 말고.’ 이렇게 답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내 몸과 영혼은 다른 이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쓸 만한 여유가 전혀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펑펑 울었다. 이런 내 상황이 처절해서 한참을 울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 나는 내 시간을 오롯이 이곳에 쓰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좋은 친구, 좋은 선후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둘이 같이 울고 있어요」중에서 일 년 전 집에 들어오면 아이와 부대끼느라 찌들어 있는 아내의 표정을 매일 보았었다. 그럴 때마다 뭐가 그리 힘든 거냐며 아내의 감정을 진심으로 받아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난 아내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지 못했다. 현재의 나에게도 감정을 비워낼 시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에서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내가 힘들면 힘들수록, 그 깊이만큼 아내를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본다. ---「감정 쓰레기통」중에서 아이를 낳기 전 아는 후배에게 우리 부부 싸움 이야기를 잠깐 했다. 그 당시 아이가 둘이나 있던 그 후배는 놀라며 말했다. “애도 없는데 싸울 일이 있어요?” 당시엔 그 말이 많이 서운했다. 마치 우리 부부가 이상한 사람들인 것처럼 여겨지는 말이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우리가 그 상황이 되어보니 우리는 애도 없을 때 무슨 이유로 그렇게 싸웠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부부싸움」중에서 아이를 먹이면서 나 또한 달라지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땅거지 기질’이 생겼다. 다른 이유도 붙일 수 있겠지만 가장 원초적인 이유, ‘배가 고파서’다. 아이 먹이고, 집안일 좀 하다 보면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린다. 배가 허기지니 이것저것 안 가려진다. 나도 모르게 바닥에 떨어진 것을 입으로 가져간다. ---「자식 입에 좋은 것」중에서 육아휴직, 독박육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그 애환을 공감할 수 없다. 지난 일 년, 나는 멈춰 있었다. 무얼 남겼는지 알 수도 없다. 다만 누군가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아주 깊게 했다. 물론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걸어가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안다. 그 모든 이들을 내가 다 공감한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삶이 저마다의 짐과 무게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모두의 삶은 저마다의 깊이로 힘들고 짠하다.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하다. ---「유모차와 킥보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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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라는 낯선 별에 불시착한 어린왕자의
장미를 향한 가시밭 길 여정 〈얘들아, 다시 불을 켤 시간이야〉(에듀니티, 2019)로 교실 속 아이들의 경이로운 순간들을 전해주었던 이대윤 선생님이 아빠가 되어 돌아왔다.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초등생들과 잘 통하고 학교에 다닐 때나 졸업한 후에도 언제나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변함없이 교실을 지키던 그다. 학교폭력과 갖은 민원으로 너덜너덜해진 학교 현장이지만 웬일인지 그는 아이들 속에서 동화 같은 일상을 누리며 행복한 ‘어린왕자’로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이대윤 선생님 뒤로는 동료들의 질투 어린 ‘대윤샘 외계인설’이 돌기도 했다. 제아무리 ‘어린왕자’라도 지구에 사는 이상 나이를 먹는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생활고에 시달린다. 어느날 특유의 반짝이던 활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똥 싼 기저귀를 치우면서 현기증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이 밥 챙기느라 본인은 오후 세 시가 다 되도록 첫 끼를 못 먹은 채로 허둥대고 있다. 아내가 퇴근해 돌아왔을 때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해주려고 집 안을 말끔히 정리하고 뜨끈한 순댓국 시켜서 밥 말아놓는다. 아내가 집에서 홀로 육아할 때 무심하게 굴던 자신을 생각하며 눈물 짓는다. 그는 더이상 외계인도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도 아니다. 지구에 정착하여 장미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어른의 가시밭길을 함께 걸어가고자는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이자 사위이다. 육아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저자는 일상 속에 밀려왔다 사라지는 다양한 감정들을 시와 산문들로 꾸준히 기록해왔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눈물을 쏟고, 지나가는 할머니의 굽은 등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어린왕자’의 기록은 여전히 생생하고 눈물겹다. 〈아빠가 된 어린왕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독박육아’로 지내며 가족과 이웃, 무엇보다 장미(아내)에 대한 사랑을 다시 발견한 그가 그가 이 세상을 다시 보고 새롭게 느낀 별 같은 순간들이 가득 담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