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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고래, 그물을 찢고 유영하다 더듬이가 없는 여자 남편의 세계를 탐하다 빈 방에서 사는 남자 물구나무서기 좋은 날들 얼음 속에 갇힌 연인 길 잃은 무당벌레 바늘 끝을 걷는 사람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죽었다 깨어난 남자 껍데기 사랑 잭팟 터뜨린 도깨비 돌지 않는 바람개비 보스 베네치아 떡볶이타운 탄생 시발점 천수바라춤을 추는 여인 수(水)중에서 피운 연꽃 눈빛살인 감옥 탈출기 이부자리가 없는 남자 고장 난 방아쇠로 당기다 다시 거인(巨人)! 사탕의 참맛을 아십니까? 개구리 알까기 게임 최종 승자는 모란꽃과 할머니 죽지 않는 공무원 보름달을 가진 할머니 착한 여자 부수기 설거지 당한 남자의 최후 아델라인에게 바치는 세레나데 오해할 결심 앞머리를 자른 여자 흐르는 강물처럼 파도가 부서질 때 창가에서 거래의 종말 유리구두와 오페라의 유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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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중생들 심력(心力)은 저마다의 한계치라는 것이 있어. 한계에 다다르면 폭발할 수밖에. 더는 인내할 힘이 없으니 어쩌겠나. 성인군자라 해도 한계치에 다다르면 타고난 성정을 이겨낼 재간이 없다네. 병마에 지치고 늙어 힘이 부치거나 궁지에 몰리면 수심 수행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시게.”
아내를 죽이고 싶은 욕구를 어쩌지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찾아온 무당이 하는 말이 기가 차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라니. 광역시에서 3선 시의원을 지냈고 깔끔하고 깐깐한 성품 탓인지 80세 가까운 나이에도 척추에 꼿꼿하게 힘이 들어간 선배가 비밀리에 알려준 용한 무당이라기에 도시에서 도시로 장장 3시간을 운전해왔는데. ‘아내를 죽여라’는 공수가 나온 셈이다. ---「죽었다 깨어난 남자」중에서 “어서 털고 일어나 박차고 나오시랍니다. 어찌하여 엄한 것에 홀려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단 말입니까.” ---「흐르는 강물처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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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호의 소설 『공수』에 대한 ‘짧은’ 서평
첫째, 압축된 서사의 묘미 - “공수-무당의 입을 빌려 신이 인간에게 의사를 전하는 일”이라는 메인 타이틀로 35명의 이야기가 짧은 소설 형식으로 스피디하게 그려졌다. 둘째, 재미를 포기하지 않은 ‘사유(思遊)거리’ - 무당의 집을 찾는 작중 주인공이 무당의 입을 통해 내려받게 되는 '공수'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삶이 맞물리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잘 읽히고 재미있지만 매우 독특하고 깊은 울림마저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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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과 전개가 재미난 추리소설처럼 잘 짜여져 있다. 35개 이야기 모두 결말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특별한 소재가 아닌데도 그렇다. 작가의 필력이 매우 뛰어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 홍남권 (작가, 전주시 도서관운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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