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옹 베르트에게
어린 왕자 |
|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작은 별 하나와 장미 한 송이, 여우 한 마리. 《어린 왕자》의 세계는 단순하다. 하지만 생텍쥐페리는 이 작은 세계 안에 사랑과 우정, 관계와 책임, 외로움과 이별, 인간의 욕망과 삶의 가치에 대한 깊은 질문을 담아냈다. 어린 왕자가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비춘다. 명령할 대상을 원하는 왕에게서는 권력에 대한 집착을, 칭찬만을 원하는 사람에게서는 허영을, 별을 세고 소유하려는 사업가에게서는 물질과 소유에 대한 욕망을 발견한다. 지리학자는 세상을 기록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사는 곳의 꽃 한 송이조차 직접 살펴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그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지구에서 만난 여우를 통해 이전의 여행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관계는 어느 순간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시간을 내어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렇게 맺어진 관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그 깨달음은 어린 왕자가 자신의 장미를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꾼다. 세상에는 수많은 장미가 있지만 자신의 장미는 다른 모든 장미와 다르다. 자신이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시간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는 거창한 철학적 언어 대신 장미와 여우, 우물과 별을 통해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쉽지만 가볍지 않고, 짧지만 오래 남는다. 어린 왕자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고 있는가. 《어린 왕자》가 시대와 언어를 넘어 세계적인 고전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