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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기에 앞서
· 프롤로그 - 왜 지금, 다시 붓다인가? 1부 이해하고 내려놓기 1장. 그래, 나는 이기적이야 2장. 인간은 왜 착각하는가 3장. 중도-알고리즘과 확증편향을 넘는 지혜 4장. 왜 괴로운가-행복의 착각과 벗어남 5장. 집착은 어떻게 놓아지는가 2부 마음은 적인가, 친구인가 6장. 수행-올바른 습관이라는 본질 7장. 사띠-수행의 시작이자 끝 8장. 명상-대자유를 향한 첫걸음 9장. 마음-휘둘리지 않는 나 10장. 자아-그 애틋한 착각을 죽여라 11장. 번뇌-떠나지 않는 손님 3부 변화를 만드는 힘 12장. 기본-다시, 연결하기 13장. 관계-너 없이 나도 없다 14장. 공생-약육강식은 사기극 15장. 불교-삐딱하게 읽기 16장. 개벽-경계를 넘는 불교 · 에필로그 - 그래, 티끌처럼 · 감사의 인사 - 길을 밝혀 준 여섯 스승 · 참고문헌 |
이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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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스님이라니?
‘나는 이기적인 스님이다!’라는 말이 낯설고 불편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기적이다. 부끄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두려워하고, 움켜쥐고, 더 가지려 한다. ‘스님’이라면 이타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기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기성은 인간의 조건이며, 수행자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기적이라는 생물학적 관점과 인간의 존엄성은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겪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우리 안에 각인된 생물학적 특성을 알아야 한다. --- p.26 이기적 유전자와 불교의 갈애는 서로 다른 분야의 개념이지만, 인간 행동의 근원적 동기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유사점을 가진다. 둘 다 ‘지독한 원함’과 ‘개체의 행복에는 무관심한 경향성’을 공통으로 보인다. 즉 이기적 유전자는 ‘맹목적이고 비인격적’이고, 갈애는 ‘맹목적이고 강렬한’ 특징을 가진다. 유전자는 개체가 죽은 후에도 계속 복제되어 살아남으려는 잠재적 불멸성을 추구하고, 갈애는 윤회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며, 멈추지 않고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 --- p.107 불교를 배운 사람조차 참나라는 개념에 매달린다. 자아가 무너지는 순간, 삶의 이유와 정체성 전체가 함께 무너지는 듯한 공포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자아는 생존과 사회적 역할에 필수적인 중심 구조다. 자아가 사라지면 공허가 오거나, 타인과의 관계, 인정, 사랑의 매개가 함께 사라질까 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단순한 ‘나’도 모자라, ‘참나’라는 이름의 고귀하고 영원한 자아를 만들어 매달리기도 한다. --- p.208 탐디가 이 ‘깨어 있는 이기심’을 제안하는 이유는, 오늘날 개인과 사회가 겪는 수많은 괴로움과 문제의 근원이 나라는 ‘미숙한 이기심’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진화적 생존본능으로서의 이기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깨어 있는’ 지혜로 승화시켜 나와 타인, 그리고 인류 전체가 함께 번영할 길을 찾자는 것이다. 이 ‘깨어 있는 이기심’은 개인의 행복을 넘어,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공존하는 진정한 평화와 공생을 향한 가장 현실적이고 궁극적인 지혜가 될 것이다. --- p.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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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왜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말했을까
저자는 스스로를 ‘이기적 스님’이라 명명하며 글을 시작한다. 그가 말하는 이기심이란 타인을 해치려는 탐욕이 아니라, 자신의 고통을 정직하게 직시하고 나로부터 삶을 바로 세우려는 ‘깨어 있는 힘’을 의미한다. 그는 부처님 또한 타인을 구제하기에 앞서 자신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길을 떠났던, 가장 정직한 구도자였다고 해석한다. 내가 먼저 행복하고 평온해야 타인에게 줄 자비도 생겨난다는 ‘현명한 이기주의’가 이 책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특히 저자는 욕망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욕망을 억누르거나 부정할수록 더 왜곡된 방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욕망이 작동하는 구조를 ‘깨어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님은 “나의 이익을 좇을 권리는 있지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권리는 없다”는 이기심의 윤리적 경계를 분명히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난해한 불교 교리를 현대적인 비유로 생생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저자는 불교의 핵심 사상인 ‘무아(無我, 자아란 없다)’를 설명하기 위해 ‘소녀시대 홀로그램 공연’의 원리를 예로 든다. 무대 위에는 분명히 화려하게 춤추는 가수가 보이지만, 실제로는 빛과 데이터가 빚어낸 허상일 뿐이다. 저자는 우리가 ‘나’라고 믿는 자아 역시 유전자와 환경, 기억이라는 데이터가 모여 일시적으로 만들어낸 ‘홀로그램’과 같다고 말한다. 이 원리를 이해할 때 비로소 고정된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의 이력 또한 이 책의 현실성을 뒷받침한다. 탐디 스님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25년간 청년들과 함께 일한 뒤 라오스로 이주해 청소년들과 생활했고, 이후 숲속 사찰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인도·스리랑카·네팔 등지를 순례하며 체득한 수행 경험과 사회적 실천의 시간이 이 책 전반에 구체적인 사례와 성찰로 녹아 있다. 『나는 이기적 스님이다』는 종교적 위안을 제공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욕망과 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우리가 무엇을 외면해 왔는지를 차분히 되묻는다. 이기심을 도덕적 죄책감이 아니라 성찰의 출발점으로 삼는 이 책은, 불교서이면서 동시에 현대 사회를 읽는 인문적 분석서에 가깝다. 저자가 도달하는 결론은 분명하다. 나를 살리는 길과 타인을 살리는 길은 다르지 않다는 것. 갈등과 번아웃이 일상이 된 오늘날, 이 책은 삶의 주권을 회복하는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