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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起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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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꿈꾸는 자-
찢어진 신문지 한 장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고도 나는 내 생애의 반쪽이 뒤척이는 것을 보았네 우리는 모두 꿈꾸는 자 꿈꾸면서 눈물과 쌀을 섞어 밥을 짓는 사람들이네 오늘 저녁은 서쪽 창틀에 녹이 한 겹 더 슬고 아직 재가 되지 않은 희망들은 서까래 밑에서 여린 움을 키울 것이네 붉은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자동차들은 맞고 사람들은 하나씩 태어나고 죽네 우리는 늘 가슴 밑바닥에 불을 담은 사람들 꺼지지 않은 불이 어디 있을까마는 불 있는 동안만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이네 불뒤꿈치에 못이 박혀도 달려가는 것만이 우리의 숨이고 희망이네 우리는 꿈꾸는 자 눈물과 쌀을 섞어 밥을 짓는 사람들이네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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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한 지붕의 수도원을 지나, 가끔 두근거리며 생각의 알맹이를 싸서 부치는 우체국을 지나, 수많은 포스터와 현수막이 나부끼는 거리를 지나, 쌓아놓은 연탄과 사과궤짝의 가게를 지나, 울타리 안에 나팔꽃이 피어오르는 담벽을 지나, 나는 간다. 빈 깡통과 팩에든 싱싱한 과즙을 빨아먹고 버린 빨대를 밟고 햇볕드는 창가로 고양이가 뛰어오르는 광경을 보며 거대한 연방이 무너져도 아직 기저귀를 빨고 밥솥에 불을 지피는 손이 거친 아낙들의, 낮은 처마의 집들을 지나, 나는 간다. 그 아낙들이 양초, 통조림, 밀가루, 성냥을 찾아 부엌으로 갈 때 부를 노래 하나만이라도 나는 이 지상의 전등불 아래 남겨야 한다. 내일 아참엔 물방울꽃이 발 아래 피어날 것이라고, 아침마다 햇살을 한 움큼 베어무는 낯이 흰 신생의 아이들을 위해 젊고 튼튼한 말을 골라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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