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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류승완 | '진품'을 경험하러 가는 숭배의 행위 곽경택 | 다른 시공간으로 떠나는 타임머신 강윤성 I 감동과 아이디어가 순환하는 매직 하우스 이해영 I 감동과 회한, 그리고 추억을 품은 동굴 박병은 I 내 인생의 시점을 더듬는 인덱스 조성희 I 영화 본래의 에너지가 숨 쉬는 곳 김미조 I 시기와 질투가 만든 욕망의 공간 남동협 I 인간과 판타지를 매개하는 포털 이희준 고독했던 소년의 완벽한 도피처 임순례 I 안식의 암흑, 그 성스런 몰입 백승환 | 영화와 관객의 필연적인 반려 관계 조영욱 I 희로애락을 품은 비밀스러운 보고 |
Molly Kim,몰리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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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컨대 책을 덮고 나면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이는 이 책이 단순히 사라진 극장들의 회고록만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이 책은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 예술에 대한 찬사이며 무엇보다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인류를 향한 러브레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핸드폰과 랩탑이 아닌, 영화의 요람, 극장에서 '떳떳이' 영화를 보기를 종용하는 선언문이자 선동문이다."
— 김효정 영화평론가 (서문, 본문 10 "그렇다. 사람들이 손바닥 만한 모나리자의 그림을 보기 위해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까지 돈과 시간을 쓰며 가듯, 나에게도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는 '진품'을 보러 가는, 그러니까 숭배의 행위에 가깝다. 분명 스트리밍 서비스는 편의를 제공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도록을 보는 행위이지 진정한 예술품의 관람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모든 것이 디지털 기술로 복제되는 시기에 진품과 가품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논점도 존재하겠으나 그럼에도 나에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는 아직도 진품을 경험할 수 있는, 혹은 영화를 진품으로 느껴지게 하는 유일한 통로이고 방법이다." — 류승완 감독 --- p.26~27 "다른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 사실 타임머신이라는 것이 별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극장이라는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난 아직도 영화를 만들 때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을 전제하고 영화의 비쥬얼을 구성하고 연출한다. 우리가 한 씬 한 씬을 구성 할 때마다 수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서 공을 들이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극장에서) 큰 스크린에서 그 이미지가 빛을 발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극장 예술이다. 그것은 불변 할 것이다." — 곽경택 감독 --- p.40 "공간으로서의 극장의 의미라면 극장은 역사를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가진 공간이라는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러닝타임으로 따지면 2시간 남짓 밖에 안되는 '실체'를 가진 미미한 존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발휘할 수 있는 효과, 예를 들어 한 나라의 지도자에게, 혹은 가난한 어린 소년에게 남길 수 있는 영향과 임팩트는 실로 엄청나다. 이들이 역사를 만들고, 문화에 또 다른 (선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극장은 감동과 아이디어가 끊임 없이 순환될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매직 하우스다." — 강윤성 감독 --- p.50 "극장은 추억이자 기억이고, 감정이자 느낌, 냄새 그 자체다. 이 모든 걸 품고 있는 것이 바로 극장이라는 공간이다. 개인적인 의미로의 극장은 인생의 인덱스 같은 존재다. 어떤 극장에서 무슨 영화를 본 기억을 통해 인생의 시점을 추적하기도 하고, 인생의 특정 시점을 통해 극장과 영화, 그리고 그 공간에 함께 했던 사람을 기억해 내기도 한다. 그런 공간이 줄거나 없어지는 것은 내 인생을 더듬을 수 있는 인덱스가 줄거나 사라지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 박병은 배우 --- p.78 "영화를 온전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나 역시 관객으로 극장에 가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도, 영화를 볼 때 만큼은 영화가 좋든 아니든 절대로 핸드폰을 꺼내지 않는다. 그 정도로 극장처럼 인풋(input)을 많이 들여서 영화를 봐야 하는 공간, 혹은 그렇게 하고 싶은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본래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 조성희 감독 --- p.88 "음… 한마디로 말하자면 욕망의 공간이다. 나도 스크린 너머의 저 세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랄까? 극장에서 좋은 영화들을 보면서 질투를 많이 했다 (웃음). ‘내가 저 영화를 먼저 만들어서, 먼저 극장에 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매번 하게 만든 공간. 궁극적으로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꿈을 꾸게 한 곳이다." — 김미조 감독 --- p.102 "나는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극장의 암흑에서 안식을 느낀다. 극장은 안식을 주는 암흑의 공간이다. 이토록 어둡고 조용한 공간에서 오롯이 두 시간 여 동안 영화에만 집중을 하는 일이 얼마나 성스럽고 행복한 행위인가. 난 지금도 내가 멋진 취미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공간의 존재가치를 관객분들 역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임순례 감독 --- p.139~140 "영화관은 인류와 100년 넘게 공존해 온 반려자가 아닌가. 100년이 넘은 반려자, 그리고 오랜 역사 동안 쌓아온 반려관계가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존재조차 사라질 순 없는 일이다. 감독으로서 나의 관객분들도 내 영화는 극장에서 봐주시길 바라고, 나 역시 동료 감독들의 작품은 무조건 극장에서 보자는 주의다. 극장과 영화, 영화와 관객은 모두 필연적인 반려관계에 있는 존재들인 것 같다." — 백승환 감독 --- p.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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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극장에서 자라났다"
사라진 스크린 위에 띄우는, 영화와 우리 삶에 대한 가장 내밀한 고백록 어느 날 불현듯 들려온 오래된 극장들의 폐업 소식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서늘한 균열을 냈다. 종로3가 골목을 가득 메웠던 관객들의 상기된 표정, 2층 난간에서 풍겨오던 쥐포 냄새, 낡은 영사기가 토해내던 푸른 광선과 삐걱거리던 의자의 감촉까지. 극장은 단순히 필름을 틀어주던 건물이 아니라, 한 시대를 통과한 개인들의 사적인 역사와 유년의 결핍, 그리고 청춘의 은신처가 켜켜이 쌓인 '가장 내밀한 기억의 저장소'였다. 《나의 극장에서》는 극장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건네는 가장 뜨겁고 애틋한 헌사다. 한국 영화의 최전선에서 호흡하는 12인의 창작자들(감독, 배우, 음악감독)은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던 '자신만의 극장'을 꺼내놓는다. 천안과 온양의 동시상영관에서 엉터리 편집본을 보며 영화적 야성을 키운 류승완, 부산 남포동 극장촌의 압도적인 스케일 속에서 감독의 꿈을 키운 곽경택, 첫 연출작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홀로 서서 기립박수를 치던 순간을 잊지 못하는 이해영, 고독했던 학창 시절 여덟 시간 동안 극장의 어둠 속에 숨어 위로를 얻었던 이희준, 그리고 파고다 극장과 스카라 극장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한국 영화음악의 전설이 된 조영욱까지. 그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완벽한 도피처로서의 극장, 지독한 짝사랑과 질투의 공간으로서의 극장, 그리고 타인과 같은 호흡으로 숨 쉬며 공감하는 집단적 기적의 공간으로서의 극장이다. 각 인물 고유의 생생한 말투와 말맛을 살려낸 대화들은 독자를 80~90년대의 시네마 천국 속으로 자연스럽게 초대한다. 작은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1.5배속으로 '소비'하는 시대, 이 책은 묻는다. 불이 꺼지고 쏟아지는 어둠 속에서, 오롯이 스크린 하나에 나의 두 시간을 온전히 내어주던 그 마법 같은 순간을 우리는 잊지 않았는가?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 역시 가장 아끼던 당신만의 첫 극장을 떠올리며 짙은 어둠이 내린 상영관의 붉은 좌석을 찾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극장은 영원히 우리의 삶을 비추는 타임머신이자 가장 완벽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