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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2
추천사 4 1부_또다시 사랑 그리움으로 함께 간다 12 이별의 노래 14 다시 꽃이 피듯 16 또다시 사랑 17 달빛이 머무는 자리 19 햇빛이 드는 쪽으로 20 기다림 21 야자수 아래에서 22 소나기 24 지금 우리는 25 벚꽃 27 철 지난 바닷가 28 간다, 간다 30 빛바랜 사진 한 장 31 느닷없이 눈물이 난다 32 지독한 사랑 33 소중한 인연 34 꽃 같은 사랑 37 2부_가을이 간다 가을이 간다 40 삶의 기로에서 43 다시 마주 앉는 날 44 봄비가 내린다 46 내일을 앞두고 48 슬픈 것은 49 시의 바다를 건너 50 시는 기다림 52 한 편의 영화 53 우산 하나를 접고 54 나팔꽃 55 초록 위의 하루 56 하루가 피어나는 길 58 꿈의 강가에서 59 인생 60 길 62 파도야 63 봄이 오네 64 바닷가에 서서 66 그대를 사랑합니다 69 3부_아리랑 한가위 72 연말 인사 74 새해를 맞으며 75 동창생 76 한겨울에 피는 코스모스 77 사랑하는 아내에게 78 어머니날에 80 설날 82 아버지의 손 83 봄날은 간다 84 아리랑 85 다시 일상 속으로 87 우리, 죽을 때까지 88 노을 89 개울가 90 신작로 91 달빛에 머문 고향 92 꿈속에서 출석부 94 오랜 친구야 95 연 날리기 96 우리 한 걸음 덜 가자 97 4부_만원 버스 시집을 품에 안고 100 먼 길, 편안히 가세요 101 꿈꾸던 해변 102 가끔 하늘을 보자 103 바람 부는 날 104 고독 105 코스모스 107 작은 골목길 108 이제는 춥다 109 그곳은 덥다는데 110 완행열차 112 보리밭 113 황금들판 114 엿장수 116 뻐꾸기 117 추억의 삼겹살 118 눈 내리는 밤 119 대보름달 121 만원 버스 122 소소한 평온 124 에필로그 125 |
Christoph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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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간다
긴 여름 끝에 그토록 기다린 서늘한 바람 가을은 단풍 꽃잎 붉히고 잠시 곁에 앉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한다 오는 데는 한 생이 걸리고 가는 데는 한순간 가을아, 조금만 더 머물러라 하지 못한 말이 있고 잡지 못한 손이 있고 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이 아직 가슴에 남아 있다 사랑은 늘 늦게 깨닫고 미안함은 오래 남았다 나무는 가장 빛나던 것을 말없이 내려놓고 나는 그 아래 서서 저무는 나를 바라본다 가을이 간다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내 젊은 날처럼 내 생의 한쪽을 데리고 가을이 간다 * 인생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고 내 마음의 자로 사람을 재던 날이 있었다 살아 보니 작은 풀 한 포기에도 배울 것이 있고 아이의 맑은 눈에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이 있었다 삶에는 정답이 없어도 서로의 아픔을 헤아리고 때로는 비우고 놓아주며 함께 걸어야 할 길은 있었다 깨달음은 높은 곳에만 있지 않았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말없이 내어준 따뜻한 손에도 있었다 희망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 햇살 지친 어깨와 외로운 마음 위에도 다정하게 내려앉는다 인생이 무엇인지 애써 묻지 않으리 바람 불면 잠시 흔들리고 꽃 피면 그 앞에 머물며 오늘의 길을 천천히 걷는 것 * 우리 한 걸음 덜 가자 친구야 세월이 등을 떠밀어도 우리 한 걸음 덜 가자 기쁠 때 함께 웃고 슬플 때 말없이 곁을 지키며 천천히 나이 들어가자 남은 날 동안 몇 번을 더 만날 수 있을까 만날 때마다 반갑고 헤어질 때마다 아쉬우리 친구야, 아프지 말고 다음을 오래 기약하며 우리 쉬엄쉬엄 한 걸음 덜 가자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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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시인으로 불러준 문학바탕
“문학바탕” 창간 22주년을 축하하면서 살아오면서 사람에게는 몇 번의 새로운 시작이 찾아옵니다. 그 시작이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젊은 날에는 먹고사는 일에 바빴고 가족을 책임지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글을 써야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내가 시인이 되어 내 이름으로 시를 발표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학바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랑’ 외 4편의 시를 세상에 내놓으며 나는 처음으로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잡지 한 권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실리는 몇 장의 지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 문학바탕은 달랐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게 해준 큰 문이었고 인생의 후반부에 전혀 다른 길을 걸어보라고 등을 밀어준 고마운 손길이었습니다. 내 이름 앞에 ‘시인’이라는 두 글자가 붙은 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바람 한 줄기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서도 지나온 세월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과 그리운 사람, 함께 살아온 가족과 고향 그리고 웃고 울며 건너온 내 삶의 순간들이 하나둘 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쓰기 시작한 시가 모여 시집이 되었고나는 이제 또 다른 시를 쓰며 다음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에는 문학바탕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곽혜란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도 문학이지만 아직 세상에 이름을 내놓지 못한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고 그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도록 기다려주는 것 또한 문학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곽혜란 대표님께서 지켜오신 문학바탕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문인이 첫발을 내디뎠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문학의 길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소중합니다. 젊은 날의 꿈만 꿈이 아니라는 것,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가슴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문학바탕을 통해 배웠습니다. 창간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물두 해 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결같이 문학의 자리를 지켜오신 곽혜란 대표님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문학바탕이 이름 없는 한 사람의 글을 발견하고 그 사람의 가슴에 숨어 있던 꿈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는 따뜻한 문학의 터전으로 오래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 역시 문학바탕이 제게 열어준 그 첫 문을 잊지 않고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제 마음에 남아 있는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시로 써 내려가겠습니다. 문학바탕은 나의 시를 세상에 내놓아 주었고 곽혜란 대표님은 나를 시인이라 불러주었습니다. 그 고마운 첫 부름을 나는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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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로 익어가는 한 시인의 가을
김형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을이 간다』에는 한 차례 인생의 고비를 지나온 사람의 남다른 마음이 담겨 있다. 지난해 시인은 건강 문제로 적지 않은 걱정과 두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우려했던 큰일은 아니었고, 그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일을 겪은 뒤 시인은 삶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 가족과 안부를 나누는 일, 친구를 만나 웃을 수 있는 일까지도 새삼 감사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펴낸 첫 시집 『한걸음 덜 가자』에는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을 잠시 멈추고 돌아보려는 마음을 담았다. 이번 시집 『가을이 간다』는 그 성찰 이후에 찾아온 삶의 철학서이다. 한 걸음 덜 가고 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고, 당연하게 여기던 일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김형각 시인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건축사업을 하고 있다. 낯선 땅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사업을 이어온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필요하듯, 한 사람의 삶도 오랜 시간과 수고를 거쳐 비로소 자기 모습을 갖춘다. 김형각 시인의 시에는 그가 살아온 시간에서 우러난 성실함과 사람에 대한 믿음이 짙게 배어 있다. 시인에게 고국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어린 날의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서로의 얼굴에서 지난 시간을 확인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는 순간은 먼 타국에서 살아온 시인에게 깊은 정신적, 문학적 자양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을이 간다』에는 계절에 대한 감상과, 사람과 시간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면서도 지금 곁에 남아 있는 것들을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 고단한 삶 속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으려는 마음이 페이지마다 잔잔하게 흐른다. 건강의 고비를 겪은 뒤 얻은 깨달음도,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워한 마음도,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느낀 기쁨도 모두 이번 시집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김형각 시인의 시는 크고 화려한 언어보다 그가 살아오며 느낀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는 데 힘이 있다. 시를 접하게 될 독자는 자신의 지나온 계절을 돌아보고, 평범한 오늘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공감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시집 『가을이 간다』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시집이 시인에게는 지나온 시간을 회고하는 따뜻한 시집이 되고, 독자들에게는 잠시 걸음을 늦추어 삶의 고마움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곽혜란 (월간 문학바탕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