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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11
제2권 아가멤논의 꿈…33 제3권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63 제4권 트로이와 아카이아 최초 격전…79 제5권 디오메데스의 격전,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에 도전…98 제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129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시체들의 매장…148 제8권 트로이를 돕는 제우스…164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다…183 제10권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의 모험…206 제11권 아가멤논의 용맹…224 제12권 방어벽에서의 전투…251 제13권 함선들을 둘러싼 격전…267 제14권 제우스 유혹에 넘어가다…295 제15권 함선에서의 격퇴…312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335 제17권 메넬라오스의 무공…362 제18권 아킬레우스의 슬픔…387 제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407 제20권 신들의 싸움…421 제21권 강변에서의 전투…437 제22권 헥토르의 죽음…457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475 제24권 헥토르 시신을 돌려받으러 적진으로…501 그리스 정신의 문호 호메로스(Homeros)…526 삶과 죽음의 노래 영웅과 분노의 노래 일리아스…544 주요 신들 계보 … 558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 아이아스의 계보 … 559 오디세우스, 디오메데스, 글라우코스, 사르페돈, 네스트로의 계보 … 560 헥토르, 파리스, 아이네이아스, 멤논의 계보 … 561 |
Homeros, Ho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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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불멸의 신에게서는 피가 흘러내렸으니, 이것은 신혈로 더없이 행복한 신들의 몸 안을 흐르는 것이다. 신들은 곡식도, 향기 좋은 인간의 술도 마시지 않는다. 그러기에 신혈은 인간의 피와 다르며 그들은 불사신이라고 불린다.
--- p.109 몹쓸 사나이,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인간이구나. 활을 가지고 올림포스에 사는 신들마저 괴롭히면서 못된 짓을 저지르다니. 하지만 너를 쏘도록 그 사나이 디오메데스를 부추긴 것은 빛나는 눈의 아테나란다. 바보로구나. 티데우스의 아들은 마음속으로 깨닫지 못하다니, 죽음을 모르는 신과 싸우려는 인간은 결코 목숨이 길지 못하다는 것을. --- p.111 “오오, 벗들이여, 사나이답게 행동하라. 용맹심을 가지고 심한 결전 동안에는 서로서로 명예를 존중하라. 무사가 서로 명예를 존중한다면, 죽는 자보다 무사한 자가 많은 법이다. 그러나 달아나고 물러서는 자는 아예 아무런 영광도 구원도 없을 것이오." --- p.115 “티데우스의 아들이여, 기상이 높은 그대는 어째서 나의 가문을 따지고 묻는가. 나뭇잎이 살아가는 모양이야말로 인간의 삶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소. 때로는 바람이 불어와 땅 위에 나뭇잎을 흩뿌리지만, 또 한편에서는 봄을 맞아 숲속에서 자라나 나뭇잎을 무성하게 하오. 마찬가지로 인간 세상도 한편에서는 태어나고, 한편에서는 잊히고 사라져 가는 법이오." --- p.134 아킬레우스여, 오만스러운 분노는 억제해 주오. 결코 인정 없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오. 위엄과 지위와 힘에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신들조차도 굽히고 참는 일이 있는 법이오. 실수나 죄를 저질렀을 때는 그 신들에게 향과 지성의 서원, 마실 것, 혹은 구운 고기의 제물을 갖추어 놓고 인간들은 빌며 도움을 구하는 것이 보통이오. --- p.198 “물론 그대의 활약상은 잘 알고 있소. 그런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소. 예컨대 지금 선두 대열 옆에 있는 우리 아카이아 군대의 용사들이 모두 나서서 그중에서 진격대를 고른다고 한다면, 그런 데서 사람의 활약을 가장 잘 알게 되는 법이오. 누가 겁쟁이며 누가 용기 있는 자인가는 금방 나타난다오. 비겁한 자의 안색은 때에 따라 변하고 가슴속의 기개조차 굳세게 잡아두지 못하기 때문이오. 그래서 오른발이라든가 왼발을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 웅크리기도 하고 두 다리로 앉아보기도 하며, 여러 가지 죽음의 상황을 생각하므로 가슴속에서 심장만 무섭게 뛰고 이도 안 맞아 덜걱대며 떨리오. 그러나 용기 있는 자는 무사들의 기습대에 참가하고 나면 결코 얼굴빛이 변하거나 공연히 겁에 질리거나 하지 않소. 그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처참한 결전의 싸움에 뛰어들고 싶어 빌 따름이오. 이런 때에 그대의 용기와 힘을 깔보는 자는 없을 것이오. " --- p.276 "하지만 아무리 그대들이 날뛰어도 언젠가는 전쟁도 끝날 것이다. 아버지 제우스여, 과연 아버지께서는 다른 인간들이나 신들보다도 지혜나 계획에 있어 훨씬 탁월하다고 세상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은 신의 생각에서 빚어지는 것, 그렇다면 어쩌자고 이토록 무도한 인간들을 감싸주시는 것입니까? 트로이인들은 언제나 교만하고 난폭한 일을 저지르며, 처참한 전쟁의 혼란에도 결코 싫증을 내는 법이 없는 잔인한 자들인데도 말입니다. 사람은 무슨 일에든 물리기 마련입니다. 잠에도 애욕에도 즐거운 노래에도, 그리고 더없이 훌륭한 춤에도. 이러한 일들은 누구든 전쟁보다는 훨씬 더 즐기고 싶어합니다만, 트로이인들은 오로지 전쟁에 싫증을 낼 줄 모르는 인간들입니다.” --- p.287 "참으로 싸움이라는 것은 신의 세계에서건 인간 세계에서건 깨끗이 없어져 버리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명한 자도 화나게 하는 노여움도 사라지기를! 노여움이란 녹아서 흘러내리는 벌꿀보다 훨씬 달콤해서 인간의 가슴속에 연기처럼 퍼져나가는 법입니다." --- p.390 미망은 제우스의 맏딸로 너 나 할 것 없이 아무나 미망 속으로 끌어넣는 지긋지긋한 여신이다. 그녀 발끝은 가벼워서 결코 흙을 밟는 일이 없고, 다 아는 일이지만 사람들의 머리를 밟고 다니며, 인간을 희롱하면 그중 절반은 꼼짝도 못하게 되어버리고 만다. 아니, 그뿐인가. 인간과 신들 가운데 으뜸인 제우스조차 지난번에는 희롱을 당했다. --- p.410 듣기로는 제우스 궁의 넓은 거실에는 두 개의 병이 놓여 있는데, 그것에는 인간들에게 내려줄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오. 그 하나에는 온갖 화(禍)가, 또 하나에는 행복이. 그리하여 번갯불을 던지시는 제우스가 이 두 가지를 섞어서 보낸 인간은 때로는 불행을 만나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행복한 경우도 만나겠지요. 그러나 화만 보낸 사람은 남에게 얕잡히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오. 그런 자는 줄곧 심한 굶주림에 쫓겨 거룩한 땅 위를 방황하고, 신들은 물론 인간들에게서도 천대를 당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게 되지요. --- p.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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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사상 그 정신의 근원!
《일리아스》는 《오디세이아》와 함께 서양문학에서 가장 오래된 두 위대한 서사시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이제까지 완전하게 전해진 문학작품 가운데 그 규모의 웅대함, 서술의 교묘함, 구상의 다양함, 인생을 관조하는 심오한 깊이 등에 있어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대한 작품이다. 《일리아스》는 영웅의 시이자 싸움의 시로 삶에 한없는 애착을 가지면서도 삶을 뛰어넘은 전사의 훈장을 바라는 그리스, 트로이 두 군대의 영웅들 싸움 모습을 슬픔 어린 어조로 장대하게 이야기한다. 조국을 지키다 쓰러지는 숭고한 영웅 헥토르를 시작으로 이름 높은 영웅들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전사들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차례차례 전쟁터에서 쓰러져 간다. 이 위대한 서사시의 인물들이 온갖 고난과 죽음을 무릅쓰고 온 힘을 다해 지키고자 한 것은 명예였다. 영웅들이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명예 때문에 서로 싸우는 모습을 힘차게 또 역동적인 시구로 노래 부른 장대한 만가이며, 죽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찬가가 바로 《일리아스》이다. 그러나 《일리아스》에서는 영웅을 단순히 명예만을 따르는 자가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 일원으로도 그린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많은 그리스군 장병들과 그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죽음으로 몰아넣게 되고, 이 때문에 그 자신도 끝내 죽음을 맞게 된다. 트로이의 총대장 헥토르는 판단을 잘못하여 아킬레우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자신이 지켜온 가족들과 트로이의 모든 시민들을 파멸시키고 만다. 이처럼 영웅의 삶과 죽음을 가족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명예와 부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귀족적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귀족사회의 가치관이 서서히 바뀌면서 마침내 폴리스(도시국가)를 이루게 되는 변화의 징조를 호메로스의 시를 통해서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라는 중심 사건을 바탕으로 문학적 허구와 시대와 장소를 달리하는 온갖 전설들이 덧붙여짐으로써 시간이 흐르면서 그 규모와 분량이 차츰 방대해졌고 그 상상력의 중심에는 호메로스가 있음이 분명하다. 전설적 음유시인 호메로스 위대한 불후의 업적! 《일리아스》는 수백 년 동안 입을 통해 내려온 이른바 구송시(口誦詩)를 호메로스라는 뛰어난 음유시인이 집성, 정리해 완성한 것이다. 호메로스는 고대에도 전설적 인물로 여겨졌다. 그의 연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어서, 기원전 1159년으로 추산되는 트로이 전쟁과 같은 시대라는 설에서부터, 기원전 689년이라고 하는 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전의 작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때문에 서사시가 어떤 경로를 거쳐 발달해 왔는지, 또 이 두 서사시의 작자가 어떤 전통을 계승해서 그들 작품을 만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모두 놀라울 정도로 발달한 기교를 자유롭게 구사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들 작품 속에는 페미오스와 데모도코스라는 두 시인이 용사들의 공로를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으로 보아, 영웅들의 업적을 담은 서사시와 그 시를 노래하는 시인의 존재는 호메로스 이전에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메로스는 이렇게 긴 세월에 걸쳐 전해 온 서사시를 바탕으로 세계 문학사상 위대한 고전을 탄생시켰다. 그리스 문학의 창시자이자 완성자 호메로스! 호메로스의 시가 후세 문학에 끼친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특히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는 호메로스에게 문체뿐만이 아니라 통일적 구성 수법과 영웅관을 배웠다. 아이스킬로스는 이렇게 고백하기도 했다. “내가 그려내는 비극은 호메로스 잔칫상의 빵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메로스는 비극시인들의 최초의 스승이며 지도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술기법과 극적기법을 혼합하는 기술, 트로이 정복의 뚜렷한 주제가 아닌 아킬레우스의 분노에 시를 집중하여 통일을 꾀하는 호메로스의 솜씨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에서 호메로스는 문학 교사로서 뿐만 아니라 무사도(武士道), 윤리, 종교 등 인생 전반에 걸쳐 스승으로서 추앙받았다. 그리스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그의 시를 읽으며, 그 영웅적 삶과 죽음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았다. 빌헬름 뮐러는 호메로스를 ‘그리스의 스승’이요, 또 그의 시는 ‘그리스인의 성경’이라 극찬하고 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 문학의 창시자인 동시에 완성자인 것이다. 들어라! 영웅들의 위대함과 인간 영원성 노래를! 그리스 문학은 운명론으로 유명하지만 호메로스의 결론은 운명론적인 체념이나 절망은 결코 아니다. 호메로스의 영웅들은 운명론자처럼 말하지만 행동은 이와 정반대다. 자신의 힘을 대담하게 주장하여 영광과 명예를 얻지만 죽음에 맞닥뜨려서도 정신적 자유를 누린다. 헥토르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는 영혼을 끝까지 주장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 앞에 선 그의 주장은 명예, 질서, 인간성의 회복 등에 있다. 호메로스에게 죽음은 오로지 인간존재의 법칙이요, 따라서 인간은 그것을 인정하도록 배워야 하고 또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인생의 위엄과 쾌락을 그리되, 비극과 슬픔도 그렸고, 특히 죽음의 필연성을 노래했다. 보편적 인간의 감정을 읊은 훌륭한 묘사가였다.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 선 인간의 감정을, 체념이 아닌 자유로운 정신으로 노래한 시인의 거룩한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진정한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을 일깨워 준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읽는 것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서양문학사 전반을 되돌아보는 일이며, 아울러 인간존재의 의미를 깨달아 오늘을 보람 있게 살며 내일을 희망차게 준비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