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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귀환 시대, 사이버네틱스로 디지털 세계를 생각하다
1부 제어 01 디지털 기술 양면성 지능 이중 용도 02 디지털 사상 사이버네틱스 알고리즘 블록체인 이타주의·가속주의 03 거버넌스 프레임 네 가지 원칙 아실로마 세 가지 모델 역기술 2부 소통 04 디지털 민주주의 도구주의 탈진실 디지털크라시 05 가짜뉴스 유통 딥페이크 대응 신뢰 06 미디어 소셜·동영상 결별 3부 정보 07 플랫폼 생태계 감시자본주의·테크노퓨달리즘 노동 규제·자율 08 데이터 경제 데이터 총생산 렌더링 데이터 주권 09 금융 암호화폐 핀테크 4부 세계 10 기술 지정학 지경학/기경학 기술 중국몽 기술 신냉전 기술 동맹 11 기술패권 경쟁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정보 우주 사이버전 5부 선택 자유 주권 협력 신뢰 에필로그 미주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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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불평등을 줄이는가 아니면 확대하는가에 대해서는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있지만, 사실 정답은 없다. 전자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기술이 정보를 대중화하고, 계몽된 시민(informed citizen)의 증가로 사회적 평등 수준이 높아지므로 디지털 기술이 수평적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본다. 기술 덕분에 예전에는 세계의 최상층 부자도 접하지 못한 것들을 가난한 사람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후자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디지털 기술이 다른 기술보다 소유의 집중을 심화시켜 불평등이 더욱 늘어난다고 본다. 에릭 브리뇰프슨은 이러한 입장을 대표한다. 기술이 기존의 일자리를 기술이 더 필요한 일자리로 대체하면서 더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금전적 보상이 늘어났다고 본다. 또한 기업 소득에서 더 많은 몫이 노동자보다 주주에게 돌아간다. 디지털 경제는 대다수 사람보다는 슈퍼스타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인간이 디지털 기술의 양면성과 디지털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어떻게 다루고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더욱이 기술은 인공지능에 의해 스스로 자가 발전하고 확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알고리즘이 스스로 결정하는 알고리즘 결정력이 향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양면성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 「“01 디지털 기술”의 ‘양면성’」 중에서 사이버네틱스는 초기부터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1946년부터 1953년까지 총 10회에 걸쳐 조직된 사이버네틱스 연구자들의 회의체인 ‘메이시 회의(Macy conference)’에는 노버트 위너, 폰 노이만, 맥캘러 외에도 사회심리학자 쿠르트 레빈, 사회학자 폴 라자스펠드, 인류학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과 마가렛 미드 등이 참석했다. 첫 회의의 주제가 “생물 체계와 사회 체계에서 피드백 기제와 순환적 인과”였다는 것은 사이버네틱스가 인간과 기계, 사회의 통합적 체계라는 큰 프레임하에서 구상되었음을 보여 준다. 과학ᐨ기술ᐨ사회과학의 학제적 모임의 성격을 갖고 있다. … 위너가 사망한 후에도 마가렛 미드가 ‘사이버네틱스의 사이버네틱스’라고 말한 2차 사이버네틱스에 의해 사이버네틱스를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특히 하인츠 폰 푀르스터의 주도로 1958년부터 1976년까지 일리노이대학교의 ‘생물학적 컴퓨터연구소’가 중심적 역할을 했다. 이때의 핵심적 주제는 ‘생물체의 자기조직화’였다. 여기서 생물체는 유기체나 기계를 모두 의미한다. 즉 기계나 유기체 모두 체계의 내적 정합성과 자율성을 갖고 자신이 스스로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인공지능의 딥러닝이 자기 학습을 통해 지능을 갖게 된 논리다. 그러면서 사이버네틱스는 오늘날의 인공지능과 인지과학 그리고 현대 시스템 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02 디지털 사상”의 ‘사이버네틱스’」 중에서 세계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와 진전 사항을 개방하고, 투명하게 그 진전 사항을 세계에 알리고, 그 성과에 대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범세계적인 인공지능 윤리 기구를 설치하는 문제가 제안되었다. 그 방식은 인공지능을 추진하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인공지능의 발전을 관리해 나가는 이해당사자 거버넌스가 적합하다. … 지난 산업혁명의 과정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어떤 과정을 거칠지, 그것이 인간과 사회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다양한 사회 제도를 시험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국가 간 이해 충돌로 세계대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제 인류는 그러한 역사에서 배움의 기회를 가졌다. 인공지능이 60여 년의 긴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발현되어 새로운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지금,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에게 이롭고 인간과 함께 발전시키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디지털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것은 그런 방안을 모색하는 일환이다. --- 「“03 거버넌스”의 ‘아실로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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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디지털 거버넌스 연구의 결실
20세기 사이버네틱스에서 21세기 미중 기술패권 경쟁까지, 디지털의 기원과 현재를 잇고 미래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확산, 생성형 AI의 등장, 플랫폼과 데이터 경제의 성장, 디지털 무기의 출현 등에서 비롯하는 일들은 디지털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와 세계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여기서 문제는 기술 혁신이 언제나 인류의 풍요와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으로 인류의 풍요가 찬양됐던 벨 에포크 시대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귀결했고, 역시 기술 혁신이 눈부시게 일어났던 1930년대는 대공황과 보호무역, 무역전쟁, 권위주의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기술 발전이 곧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경험은 오늘의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이 혁신과 협력의 시대를 여는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억압과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 ≪디지털 거버넌스≫은 밀레니엄 시기부터 현재까지 근 삼십 년간 디지털 시대의 여러 화두를 탐구해 온 저자의 연구 결실로, ‘디지털 시대의 현재와 앞으로의 길을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할지 선택하고 그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바로 이 과제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디지털의 기원을 찾아가며 그 흐름을 추적하고, 특히 디지털 시대를 연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에서 중요한 사상적 단서를 찾는다. 위너는 인간이나 동물과 같은 생명체와 기계가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생명체·기계·조직 등 다양한 시스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제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원리를 연구했다. 아울러 사이버네틱스의 기본 단위인 피드백 루프는 시스템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거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자기 조절의 과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이버네틱스는 인공지능과 디지털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이 책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을 ‘거버너스’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은 정부의 힘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역량이 커지고, 시민도 수동적인 이용자에서 벗어나 직접 제작과 창작을 하고 주도하게 되었다. 더욱이 세계가 초연결로 이어지면서 다른 국가와 글로벌 기업의 영향 또한 상수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방향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시민·글로벌 파워가 함께 만들어 간다. 거버넌스 관점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이 책은 디지털 세계를 위너의 사이버네틱스와 거버넌스를 축으로 삼아 살펴본다. 1부 “제어”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연 기술을 어떤 가치와 사상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위너는 인간이나 기계가 같은 원리에 의해 작동되어 등가적인 수학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기계는 인간과 다르며, 기계가 인간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2부 “소통”에서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미디어와 가짜뉴스 문제를 다룬다. 위너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는 소통이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가고 있다. 위너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3부 “정보”에서는 정보가 디지털 경제의 중심이라는 관점에서 플랫폼과 데이터, 금융을 다룬다. 위너는 기술이 인간에게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되어야 가치가 있다고 보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할 때 더욱 발전하고 인류에게 혜택이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자신이 청각 장애인을 위한 사이버네틱스 발명품인 보청기를 설계하기도 했다. 4부 “세계”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지정학 변화와 기술패권을 다룬다. 세계는 ‘역사의 귀환’이라고 할 정도로 요동치고 있고, 새로운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 디지털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5부 “선택”은 디지털 거버넌스의 방향을 자유, 주권, 협력, 신뢰로 정리했다.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우리는 매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혁신과 협력으로 가느냐, 아니면 억압과 파국으로 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선택을 다룬 디지털 거버넌스가 이 책의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