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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낯선 곳 수평선 오늘 다시 오늘 백도라지꽃 어느 날의 노래 밤 마당 권유 나무의 앞 가거도 아낙 다른 나라를 위하여 폭염 이후 바람 부는 날 동네 가게에서 제2부 제주도 천리향 아리랑 공룡 내일 불만 어느 젊은 시인에게 돈암동 니나노 죽은 깃발 사과 한 알 한산 물 바라보며 에스페란토어 제3부 처음 제삿날 밤 갈대밭에서 순정의 노래 말 한마디 두 사람 어머니 광주 새벽 종소리 별 길 캥거루 배 한 척 이완용의 무덤 제4부 백성민자 가자 권정생의 종소리 화엄사 각황전 앞에서 때로는 이런 생각 나의 약력 소가 웃는다 혼자 서서 너와 나 저 흑두루미떼 나의 딸 금성 머리 바꿔 옛날의 그믐달 제5부 서산 할머니 제주 협재굴의 어둠 촛불 앞에서 최금자 여사 서승에게 추석 이후 한 고백 장항에서 장터목 울릉도 다시 백년 어느 날의 공자 우리 나라 음유시인 무덤에 관한 추억 태백산정 휴식 그날이 오늘이라면 발문/송기숙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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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뭔가를 놓쳐버리고 있지 않은가
꼭 찾아야 할 것을 엉겁결에 열차는 떠나버리고 꼭 이루어야 할 것을 저 하늘 높이 휘날릴 깃발 결코 헛될 수 없게 꼭 이루어 내일의 푸른 들녘 가득히 피어날 꽃을 앞두고 우리는 오늘 뭔가를 몽땅 놓쳐버리고 있지 않은가 밤마다 여기저기 모여 자꾸 주사위만 던지면서 꼭 만나야 할 것을 그냥 보내고 말지 않았는가 차가운 밤거리 지나가던 지난날 통금시대 안마장이 소경의 피리소리 그것마저 보내고 난 숨막히는 정적 우리는 한 때 거기에 활을 쏜 적이 있다 그러나 너무나 오래 외치던 소리들도 사라지고 바람만 떼굴떼굴 구을러와 삐라조각 비닐조각 신문지조각 이것이 자유였던가 우리는 오늘 뭔가를 놓쳐버리고 있지 않은가 역사라는 말 또는 마지막이라는 말 그렇게도 많이 썼건만 언제나 처음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할 일을 다했던가 뼈아픈 먼 산맥들이여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황야 그것을 위해 싸웠던 세월 그것들을 위해 더 이상 무엇이었던가 한 자루 촛불 앞에서 우리는 결코 회한에 잠기지도 않거니와 우리는 결코 기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는 오늘과 오늘 이전 그 누누한 시간 뭔가를 놓쳐버리고 있지 않은가 촛농이 흘러내리자 한층 더 밝아진 촛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인가 --- P.113 <촛불 앞에서>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