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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5
개정판을 내면서 8 시작하는 말 16 과연 무엇을 볼까 나는 못을 집었다 22 그림을 걸려면 23 벽에는 뭐가 있나 25 방에는 뭐가 있나 27 동네에는 뭐가 있나 28 도시에는 뭐가 있나 31 점이 두 개라면 32 늘어선 점 35 늘어선 점과 소점 37 더 많은 점 41 꺾임과 굽이침 44 선을 긋다 44 굵기와 필력 45 휘고 꺾은 선 47 담을 쌓다 49 비례의 신비 50 비례의 실제 53 주변의 비례 54 아름다운 비례 57 길이를 재다 58 꺾임과 굽이침 59 상자, 상자, 또 상자, 가끔 원통 64 모서리 64 날카로움, 혹은 날렵함 66 수많은 상자 69 비례가 아름다운 상자 75 원과 원통 76 각기둥과 원기둥 80 형태에 관하여 82 그릇은 속이 비어야 가치가 있거늘 84 건축과 공간 84 지붕과 바닥 86 공간의 크기 90 공간의 크기를 재다 93 공간의 비례 95 주변공간의 비례 98 창 101 공간의 모임 106 짓는 이의 마음 꼼꼼한 거짓말과 허튼 참말 108 구축의 맛 109 벽돌, 쌓음의 의미 110 벽돌 쌓은 건물, 벽돌 쌓은 거리 113 기구한 돌의 팔자 118 모서리가 돌을 이야기한다 122 돌의 크기와 줄눈 124 돌이 기어이 허공을 날다 126 콘크리트, 끝없는 억울함 129 강철, 강하여 세련된 맛 132 철의 급소와 방어 134 무늬 속의 나무 136 빛나는 유리 138 건물의 뼈대와 내장 기관 141 뼈대의 논리 142 밀고 당기는 힘 143 휘는 힘 147 다리의 뼈대 148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세계 154 건물의 뼈대 157 건물의 내장 기관 159 건물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다 움직임 164 공간 속의 움직임 165 움직임을 보여주다 171 움직이는 우리 173 느낌 176 만져보다 177 소리 180 눈이 필요 없는 공간 183 해가 지고 세월이 흐르면 185 빛과 그림자 186 해 지고 어두운 거리를 걷다 보면 189 나이 먹은 건물 192 나이 먹은 거리 196 건물과 도시를 누가 만드는가 건물과 건물이 모이면 200 공터는 있는데 200 건물은 누구를 위해 만드나 202 건물은 눈치를 본다 206 도로 지도에 숨은 이야기 209 도로 지도가 해주는 이야기 214 우리에게 도시는 217 건축과 이데올로기 221 디자인과 상업주의 222 간판의 투쟁 225 학교와 병영 228 음악당의 정치학 231 주택 안의 헤게모니 233 화장실 안의 남녀평등 236 권위와 정통성 237 빛나는 전통 241 보이지 않는 세계 246 건물을 보니 국립현대미술관―멀리 돌아가는 아름다움 252 올림픽 역도경기장―이 뭐꼬 263 포스코센터―열린 회사와 그 벽들 272 로댕갤러리―주연만큼 빛나는 조연 281 부석사―문득 돌아봄 291 맺는말 304 읽고 나서 읽어두기 현대 건축의 해부 308 전통 건축의 분류 316 출연한 건물들 320 찾아보기 331 |
徐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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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짜인 구성
지은이는 현대 한국의 건물을 통해 건축가들의 묵언默言과 시민들의 오독誤讀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 한다. 이를 위해 그는 교과서처럼 난이도를 서서히 높여가면서 독자를 훈련시킨다. 글은 건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점>선>비례>상자(원통)>공간으로 확장된다. 흔히 쓰이는 건축 재료인 벽돌, 돌, 콘크리트, 유리, 철, 나무, 유리에 따라 건물의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몬드리안의 비례를 담은 듯 꽉 짜인 건물의 구축감, 섬세하게 조율된 음악처럼 잘 짜여진 건물의 공간감에 관한 설명은 딱딱한 콘크리트 너머의 아름다움과 생기를 느끼게 한다. 건물은 도면 위에서 완성되는 기계 장치가 아니다. 건물을 드나들고 사용하는 사람들과 건물이 맺는 관계 또한 건축가가 고려하는 요소다. 정숙을 요하는 건물이 있는가 하면 활기찬 움직임을 유도하는 건물도 있다. 건물의 특성에 따라 건축가가 유기적으로 짜놓은 시선과 움직임, 느낌을 이해하면 건물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튼튼한 기초로 깊이와 재미를 갖춘 글쓰기 자료 수집과 유통에 소홀한 우리의 풍토 때문에 제대로 된 책을 한 권 쓰려면 집필 시간보다 자료 수집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이게 된다. 이는 현장 경험의 축적 없이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늘상 접할 수 있는 건축물들을 소재로 다루어 독자가 머리속으로 바로바로 그리면서 볼 수 있는 점은 이 책의 미덕이다. 건축을 음악, 미술 등과 비교 또는 비유하여 해석하는 것도 이해를 돕는다. 이 한 권의 책을 쓰는 데 지은이가 움직인 거리와 소비한 수많은 시간, 그 노력 덕분에 건축이라는 생소한 분야가 감미롭고 향긋하기까지 한 문장에 실려 친숙하게 다가온다. 건축을 이야기하는 지은이의 나직한 지은이의 문학적 소양의 힘을 빌어 읽는 이의 가슴까지 와 닿는다. 빛과 그림자에 관한 서술은 시처럼 읽히고, 때로 익숙한 노랫가사를 빌려 쓴 문장에서는 유머가 느껴진다. 이어 건축 속에 담긴 이데올로기와 다음 장의 본격적인 건물 비평에서는 건축물이나 디자인에 대한 1차적 해석을 넘어서는 숨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건물에 담겨 있는 정치 이데올로기, 권위적인 의식, 남녀 평등의 문제와 건물이 표현하는 가치에 대한 글에서는 건물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마저 읽혀 읽는 이의 마음까지 꽉 채운다. 공들인 개정판 개정판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책 내부보다 외부의 변화에 의해 생겨났다.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진 것이다. 심지어 허물어진 건물도 여기저기 있었다. 이 분야에서 이 책이 갖는 중요함을 생각해서도 개정판 작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새로 지어지고 허물어진 건물만큼 책의 내용도 바뀌었다. 새로운 내용을 보강하여 ‘현대 한국의 건축을 말한다’는 애초의 취지를 지키려고 하였다.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사진과 도면이다. 90년대에 찍었던 사진은 이번에 거의 모두 대체했다. 도면도 좀더 건축적인 냄새가 나게 새로 그려넣었다. 일일이 현장을 방문하여 손수 사진을 다시 찍은 저자의 노력에 걸맞게 편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내용을 보조하는 데 머물렀던 사진을 하나의 텍스트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크기를 키우고, 각각 중요도에 따라 재배치했다. 현장에서 건물을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며 감상하는 것처럼 시선 방향까지 세세히 배려하고자 했다. 꽉 짜인 비례로 구축된 건물을 볼 때의 시원함처럼 이 책을 읽는 체험이 그대로 건축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 도움이 주고자 하였다. “감상은 정확한 눈을 필요로 한다. 이 정확한 눈은 적극적인 관심에 의해 갖추어진다. (…) 우리가 건물을 보고 좋다, 혹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기 위해서도 우리의 머릿속에 판단 기준이 들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많은 건물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것을 통해 길러질 것이다. 꼼꼼히 들여다보는 작업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 책을 쓴다”는 지은이의 의도대로 이 책은 건축에 관심은 있지만, 평소 제대로 된 건축에 관한 지식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던 일반인에게는 최적의 입문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