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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숨어있는 이동의 심리학
김정화
크레파스북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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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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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대중교통 속 낯선 감정들
지하철, 앉아만 있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할까?
대중교통에서 다들 무표정한 이유
누가 통화하면 왜 그렇게 거슬릴까?
노약자석 앞에서 앉아도 될지 망설여지는 3초
환승 한 번 하자고 이렇게 걸어야 하나?
빨간색 버스를 타면 왠지 멀리 가는 기분

2장. 탈것 위에서 달라지는 나
차가 크면, 진짜 더 당당해지는 이 느낌
운전만 하면 나도 모르게 성질을 내는 이유
불법주차, 잠깐이면 괜찮다는 그 마음
익숙한 길과 낯선 길, 운전자는 다르게 인지한다
킥보드를 타면 괜히 더 멋지게 보이는 것 같은 느낌
매일 걷던 길, 오늘은 왜 다른 골목으로 가고 싶을까?

3장. 현대 사회 속 모빌리티 심리
자율주행차,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내비게이션 없이 길을 못 찾는 나
도로 위의 안전장치와 과감해지는 운전
지하철이 집 앞에 생긴다면, 버스보다 지하철이 더 반가운 이유
남산터널에서 왜 돈을 낼까?
트럭 뒤의 눈 스티커

에필로그
참고문헌
감사의 글

저자 소개 1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모빌리티와 도시공간 속 인간 행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도시사회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학위과정 중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심리학과에 연구생으로 파견되어 학위 논문의 일부를 공동 연구하였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 교통공학과 심리학, 도시계획을 융합하는 다학제적 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보행자, 대중교통 이용자, 운전자 등 다양한 통행자의 행동심리를 주제로 연구하며, 관련 내용을 대학 강의와 시민 대상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있다. TBS 교통방송 <라쿠카라차>의 ‘교통심리’ 코너를 진행하며 시민의 이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모빌리티와 도시공간 속 인간 행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도시사회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학위과정 중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심리학과에 연구생으로 파견되어 학위 논문의 일부를 공동 연구하였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 교통공학과 심리학, 도시계획을 융합하는 다학제적 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보행자, 대중교통 이용자, 운전자 등 다양한 통행자의 행동심리를 주제로 연구하며, 관련 내용을 대학 강의와 시민 대상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있다. TBS 교통방송 <라쿠카라차>의 ‘교통심리’ 코너를 진행하며 시민의 이동 경험 속에서 발생하는 심리와 갈등을 해설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6쪽 | 150*210*20mm
ISBN13
9791189586973

책 속으로

지하철을 예로 들어보자. 앉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다양한 자극을 마주한다. 차량의 진동, 안내방송, 광고 화면의 깜빡임, 주변인의 대화와 휴대전화의 진동, 체취와 향수, 창밖 풍경의 반복,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 표면적으로는 단조롭고 조용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청각·시각·촉각·후각 자극이 동시에 작동하는 감각의 소용돌이다.
이러한 자극은 단지 감지되는 것을 넘어 뇌가 그것을 ‘무시하려는 시도’까지 병행하면서 피로를 유발한다. 인간의 뇌는 불필요한 자극을 무시하고 필요한 정보만 선택하려는 주의 필터링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이 시스템은 언제나 에너지를 요구한다.
--- pp.15-16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밀집된 도시 공간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무표정하게 지나치거나, 시선을 피하는 행동은 단순한 냉담함이 아니라,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이 제시한 Civil Inattention, 즉 ‘예의 있는 무관심’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고프먼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낯선 타인을 마주할 때, 그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관여를 피하기 위해 잠깐 시선을 주고 곧바로 거두는 방식의 상호작용을 수행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방의 사적공간을 존중하면서도 갈등을 피할 수 있는 사회적 예의로 작동하며 도심 공간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제로 기능한다.
--- pp.26-27

대중교통은 이미 말이 사라진 공간이다. 말보다는 표정, 표정보다는 휴대전화, 휴대전화보다는 침묵이 사람들의 존재감을 대체하고 있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무례하지 않은 것이라는 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행동처럼 느껴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
이처럼 표현하지 않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는 단순히 예의나 질서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서적 균형을 지키기 위해 표현하지 않는 습관이 공간에 스며든 결과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통화가 불편한 이유는 그 사람이 너무 많은 감정을 드러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감정을 접어둔 공간에서 그것이 지나치게 도드라져 보였기 때문이다.
--- pp.42-43

2019년 그리세와 엘 제네이디(Grisé & El-Geneidy)는 몬트리올 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환승이 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는데 환승이 한 번 포함된 경우에는 만족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환승이 두 번 이상 포함된 경우 전체 만족도가 약 32퍼센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잦은 환승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지적 피로 누적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횟수가 아닌 환승의 구조와 환경이 얼마나 체계적이냐에 따라 체감 부담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 pp.61-62

사람들은 흔히 ‘가는 길은 멀고 오는 길은 가깝다’고 말한다. 이 말은 단지 관용구나 기분이 아닌, 검증된 심리 현상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귀로 효과(Return Trip Effect)’라고 부른다. 같은 거리를 오가더라도, 돌아오는 편도가 체감상 더 짧게 느껴지는 경향이다. 심리학자 니엘스 판 데 벤(Niels van de Ven)과 동료 연구자들은 2011년 발표한 논문에서 이 현상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참가자들은 자전거나 버스, 또는 동영상 경로를 통해 왕복 이동을 경험했으며, 실제 소요시간은 양방향이 동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돌아오는 길이 평균 약 17퍼센트 정도 짧게 느껴진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돌아오는 길이 처음 경로와 다른 대체 경로인 경우에도 이 효과는 유지되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단순한 익숙함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예상한 시간과 실제 시간이 어긋날 때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 즉 ‘기대 위반(Expectation Violation)’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 pp.129-130

자율주행차는 단순한 편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곧 ‘운전대를 놓는 행위’이자, 통제권과 생명을 기계에게 위임하는 심리적 선택이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음악은 가볍게 수용하지만, 생명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판단을 기계에 맡기는 일에는 훨씬 신중해진다. 이때 등장하는 감정이 바로 불안이며, 불안은 곧 신뢰의 부재로 이어진다.
심리학과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기술 수용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이 제안되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기술 수용 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 TAM)’이다. 이 모델은 사람들이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지각된 사용 용이성(Perceived Ease of Use)’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본다. 즉, 기술이 유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수용한다.
--- pp.166-167

도시의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이제 단순한 규제나 요금 부과를 넘어선다. 사람들의 이동 행동을 바꾸는 정책이 반드시 강제적일 필요는 없다. 강제하지 않고도, 제한하지 않고도, 시민이 스스로 선택을 바꾸도록 설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정책 접근 방식이 바로 ‘모빌리티 매니지먼트(Mobility Management, 이하 MM)’다.
MM은 단순한 교통 홍보나 임시 캠페인이 아니다. 유럽 교통 수요관리(European Platform on Mobility Management)에 따르면, MM은 ‘사람 중심(Person-oriented)의 접근을 통해 교통 시스템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정보 제공, 인식 개선, 행동 유도 프로그램을 통해 자발적인 이동 수단 선택 변화를 유도하는 교통 수요 관리의 한 형태’로 정의된다.
--- pp.23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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