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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고도 멀끔히 일어나 달에게 손을 뻗는 파도처럼 마음을 던져 사랑을 쓰고, 그 파편을 모아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 날개
나는 파도에 휩쓸릴까 두려워 내 안에도 바다가 있다는 걸 모른 채 뭍에 사는 생물이었다. 그러던 내 마음에도 하얗게 달이 떴고 그를 따라 흔들리는 바다는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 p.13 썰물 무언가를 예뻐하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뛰어든 자는 처음 자신을 끌여들였던 수면을 다시 볼 수 없겠지만 내가 뛰어든 이 곳이 누군가에겐 좁다해도 나에겐 전부다. - p.17 정체 나는 소리를 둘러싼 소리가 궁금하다. 그래서 내 음악도 경계쯤에 머무는 것이길 바란다. …그저 내가 보고 싶었던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순간이 손끝에 잡히길 바랄 뿐이다. 분신을 여럿 두고 살아갈 수 없으니 그렇게 들리는 세상을 만들것이다. - p.33 안팎 산산이 부서진 내 현실이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너라는 사태를 잊지 못하고 한숨이 만숨이 되도록 걸었던 밤. 내가 이토록 추운 것은 이렇게 세상을 흩뿌리며 너를 앓는 동안, 그 이유를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일까. - p.45 겨울의 겨울 보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보고 싶은 마음이 뭔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 p.53 별곡 파도 말이야. 생각해보면 끝도 없이 잔인하지 않아? 찢어지다가 다시 붙다가 또 찢어지고 다시 붙길 반복해. 바다가 얼마나 아플까. - p.59 파도 지금은 썰물을 기다린다. 축축한 펄과 함께 남은 것들이 적나라하게 보이겠지. 나는 그것들을 안고 걸어갈 것이다. 그렇게 지금을 건져낼 것이다. 내가 속수무책으로 놓아야 했던 것들은 끝내 잊혀지겠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안게 될 것들은 다시 밀려 오겠지. - p.63 기다림 그렇게 나는 음악 한다. 돈을 못 벌지만 돈 벌겠다고 한 일은 아니었다. 그냥 음악으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고 싶었다. 그 안에 빠져 있으면, 그런 시간이 늘어나면 좀 더 나의 세상이 아름다울 것 같다고. - p.69 한다 누군가의 생각을 내가 어찌할 수 없듯 내 생각은 나의 것이니까. 그저 당신도 당신의 세계에서 멋진 캐릭터이듯, 나 역시도 내겐 그런 존재다. 누구에게나 자신은 그런 존재다. - p.75 드라마 그러나 무언가에 강력하게 이끌리는 것은 달이 지구를 돌듯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까, 너에게도 닿을 수 없고 아무도 반기지 않는 내 마음을 나는 사랑하므로 나만큼은 그런 나를 안아주기로 했다. - p.87 조류 어떤 책을 너무 오래 읽었다. 그 책이 미워질 정도로 오래. … 그 안에 있는 말들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때때로 나는 말문이 막히곤 한다. 원래 세상엔 언어가 있었고, 그 말들이 모여서 의미를 이루고, 그 책도 그렇게 존재했을 뿐인데, 왜 나는 말을 빼앗긴 기분이 드는 걸까? - p.95 독후감 마음을 둥그렇게 마감하는 방법 중엔 침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p. 101 침묵 앞으로도 그녀는 그렇게 쭉 살아갈 것이다. 자신을 말리지 않고 자신에게 말려들면서 - p.107 히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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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감정의 파도를 껴안는 법
살다 보면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이끌림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내가 지켜내야 할 현실이 너무나 분명한데도, 자꾸만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해 흘러넘칠 때면 더욱이 혼란스럽다. 나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고 싶으면서도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 두렵고, 혹은 이미 끝난 마음의 잔여물들 사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서성인다. 그 마음을 아는 이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름답게만 포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파도 말이야. 끝도 없이 잔인하지 않아? 찢어지다가 다시 붙기를 반복해”라며 감정의 소용돌이가 남긴 통증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손끝에 잡히지 않을 만큼 멀어져 버린 사랑, 돈이 되지 않아도 붙잡고 싶은 꿈, 그 모든 벅찬 감정들 사이에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외면이 아닌 ‘껴안음’이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마음일지라도, 스스로 그 마음을 사랑하기에 기꺼이 자신의 파도를 끌어안기로 한 것이다. 사랑을 겪고 나면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지만, 이 책은 그 변화가 결코 상실이 아님을 증명한다. 썰물이 빠져나간 뒤 남겨진 축축한 펄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내게 남은 것들을 건져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40편의 글과 함께 수록된 6편의 음악들은 이 치열하고도 섬세한 성장기에 입체감을 더한다.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던 이들이라면, 스스로를 토닥이며 나아가는 이 단단한 문장들 앞에서 위로받게 될 것이다. 기꺼이 휩쓸리고, 기꺼이 다시 일어설 당신의 모든 조류(潮流)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