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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일곱 살 조이 윤
2장 진짜 네덜란드 소녀 3장 가족 찾기 4장 향수 5장 폭식의 시간들 6장 분노 7장 치유를 향한 먼 길 8장 용서, 되찾은 행복 책을 출간하며 추천사 진정한 사랑은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최일도(시인, 다일공동체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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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낯선 이곳에 와 있는가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모의 이혼으로 외갓집에서 성장한 그녀는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네덜란드로 입양되었다. 부모와 함께 살진 않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사랑 속에서 안정적인 유년기를 보내던 아이가 갑자기 전혀 새로운 삶, 완전히 낯선 세계로 던져진 것이다. 그녀에게 네덜란드에서의 삶은 혼돈이었다. 완전히 낯선 사람, 낯선 언어 속에 홀로 남겨진 아이는 자신이 왜 버림받았는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질문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 때문일까’로 이어졌고, 그때부터 새로운 가족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친딸보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자격지심과 양아버지의 학대는 자신이 ‘아무 가치도 없는 존재’, 즉 버림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자기 비하로 이어졌다. 그러한 불안감과 공허감은 폭식증과 짝을 이뤘고, 그 모든 것의 도피처로 그녀는 한국을 꿈꾸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행복을 찾자. 나와 닮은 사람들이 있는 그곳에서 다시 한국인이 되자. 한국 사회는 나를 받아주고 사랑해줄 거야. 네덜란드가 나에게 주지 않았던 행복을 한국은 줄 거야.” 조이와 윤주희의 사이에서-음식과 함께 한국을 게워내다 저자는 열일곱 살이 되던 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양부모님, 언니와 함께한 3주간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1년 뒤 그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한국에서 살기 위해서.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다시 가족들을 되찾았으나 진정으로 되찾은 것이 아니었다. 한국 가족은 더 이상 그녀가 아는 과거의 그 사람들이 아니었고 자신 또한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한국 어머니를 비롯한 한국 가족에게 자신은 그저 낯선 네덜란드 아이일 뿐이었다. 한국 가족과의 소통의 부재, 한국에도 네덜란드에도 속할 수 없다는 상실감으로 인해 폭식증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그녀는 1년 만에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네덜란드로 돌아갈 당시의 모습을 그녀는 이렇게 회고한다. “한국 가족과의 작별은, 가족들에게도 나에게도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었다. 친어머니의 진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내가 돌아간다는 사실에 그녀가 평안을 느낄 것이라는 믿음이 내게는 있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내가 돌아가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국에서의 적응 실패는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자신이 한국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이 무너지고 나서 그녀는 완전히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 자신이 여전히 한국인이라는 생각은 그녀의 삶을 지속시키는 힘의 원천이었으나 이제 그 삶의 에너지와 희망을 잃은 것이다. 그녀는 더욱 심각한 폭식증 환자가 되어버렸고, 그후 10년간 한국에 대한 의식들을 음식과 함께 화장실에서 토해냈다. 가족을 이해하고 한국을 이해하기까지 네덜란드로 돌아온 그녀는 하루 24시간을 먹고 토하는 데 매달렸다. 여기에는 네덜란드 가족과의 문제도 깊이 개입되어 있었다. 네덜란드로 입양된 이후 시작된 양아버지의 폭력은 성적 학대로까지 이어져 양어머니가 집을 비울 때마다 은밀하게 계속되었다. 10년을 넘게 곪은 상처는 그녀가 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터지고 말았고 그녀는 모든 것이 자신이 이 가족에 입양되었기 때문이라는 무거운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결국 그녀는 네덜란드 가족을 떠났고, 그러는 동안 폭식증은 기세를 더해갔다. 25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비로소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음식과 음식 찌꺼기들로 둘러싸여, 구토로 인해 잔뜩 부은 얼굴과 찢어진 입가와 위액으로 문드러진 이,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 있는 자신. 자신의 문제를 자각한 그녀는, 온갖 치료 요법들을 지나오며 아주 천천히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폭식증은 내 운명이 아니라 단지 내 두려움과 불안, 죄책감의 결과일 뿐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행복해질 가치가 있는 존재다!”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어버렸고, 그 순간부터 자신은 절대로 행복해질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결정해버렸다. 그랬기에 스스로에게 슬픔을 허락하지도 연민을 느껴보지도 않았다. 폭식증을 치료하면서 그녀는 비로소 입양의 순간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고 자신의 슬픔에 자리를 내어줄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 동안 묻어두었던 한국 가족을, 한국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여자, 윤주희 깊은 수렁 속에서 스스로를 건져낸 그녀는 이제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해외로 입양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태어난 환경 밖으로 던져져 가족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려는 것이다. 아직도 매년 2,000여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보내지는 현실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한국 사회가 해외 입양을 재조명하는 데, 그리하여 한국이 더 이상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섭식장애로 고통받아온 그녀는 그 지난한 치료의 과정을 담담히 풀어놓음으로써, 이 책이 다이어트에 매달리고 있는 수많은 여성에게 섭식장애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입양의 고통으로 인한 폭식증은 끊을 수 없는 중독이었으며 무엇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완전히 파괴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겨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 그리고 네덜란드인인 동시에 한국인인 자신이 기쁘고 자랑스럽다는 그녀는 지금 행복한 여성이다.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만난 그녀의 용기있는 삶은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새로운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한국에 바친다. 입양에 관한 한국의 어두운 역사가 빛으로 나아가는 길에 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또한 이 책을 모든 입양인에게 바친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퍼지길 희망한다. 섭식장애를 가지고 있는 모든 이에게도 이 책을 바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을 떠나보내야 했던 한국의 모든 어머니에게 이 책을 바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