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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서점 주인 A의 대책 없는 반생기
책방을 하는 것에 대하여 책방 주인의 자질에 대하여 책방에 대하여 출판사 거래에 대하여 책에 대하여 책을 읽는 것에 대하여 책을 읽는 것에 대하여 2 책을 많이 읽는 것에 대하여 책방 손님에 대하여 책방에서 책 읽는 손님에 대하여 내가 좋아하는 손님에 대하여 지금은 없는 단골손님에 대하여 지금은 없는 특이한 손님에 대하여 책도둑에 대하여 독서모임에 대하여 낭독 혹은 낭독회에 대하여 작가에 대하여 쇼핑몰에서 책방을 하는 것에 대하여 코로나 시대에 책방을 하는 것에 대하여 파는 일에 대하여 책밥 먹게 된 이유에 대하여 띠지 혹은 글씨 쓰기에 대하여 술 파는 책방에 대하여 진열에 대하여 중고책에 대하여 책방 음악에 대하여 영화와 책방에 대하여 손님 없는 날들에 대하여 고독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에필로그|미스터버티고 책방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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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어처구니없게도 책방을 할 생각을 했을까? --- p.12
책방이 주택가 골목길에 있었을 때, ‘미스터버티고는 책만이 아니라 책 읽는 시간까지 팝니다’라고 적힌 입간판을 세워놓은 적이 있다. 그 앞을 지나가던 아이가 “아빠, 책 읽는 시간까지 판다는 게 무슨 말이야?”라고 물었던 게 기억난다. --- p.53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객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나와 취향이 비슷한 고객이다. --- p.85 주택가에 책방 차리고 가장 좋았던 건 물론 한가롭게 책을 읽는 것이었지만, 그다음으로 좋았던 건 시간과 날씨의 변화를 오롯이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 p.129 나는 기본적으로 우울한 성격이다. 결혼하고 애들 키우면서 많이 줄긴 했지만 성향 자체가 어두운 편이다. 고독과 우울을 즐기고, 밝고 환한 사람보다 어둡고 우울한 사람한테 끌린다. --- p.142 미스터버티고 책방에서 술을 팔기로 했던 건 어쩌면 고등학생이 《부의 추월차선》 같은 책을 사는 게 아무렇지 않은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옛 시절의 낭만을 즐기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p.168 좋은 책을 한가운데 떡하니 진열해도 안 팔릴 때가 있고, 구석진 곳에 숨겨진 좋은 책이 느닷없이 많이 팔릴 때도 있다. --- p.174 요즘처럼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는 앞마당에 낙엽을 쓸어 모아 태우면서 열어놓은 문을 통해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또 한 계절이 가는구나 생각하며 지내고 싶다. --- p.190 나이 50이 넘으면서, 내게 뭔가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 50년 동안 이룬 게 없는데, 남은 25년 동안 뭔가를 이룰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이젠 뭔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이렇게 조용히 책방을 하면서 고독하게 책 읽다가 죽는 것 외에 달리 하고 싶은 것도 없다. --- p.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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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을 운영하다 보면 기운 빠지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책 좋아하는 사람한테 파는데 스트레스받을 일이 뭐가 있겠는가 싶겠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 철렁하며 되풀이하는 매출 걱정은 빼고서라도, 기운 쪽 빠지게 하는 일은 도처에 널려 있다. 세상사 그렇듯 모름지기 사람 관계에도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책방 운영이야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방 주인 참 대책 없다. 코로나 때문인지 시대의 변화 때문인지, 대형 도매상과 서점까지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쓰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직함 하나에 목을 매고 세상과 조금도 타협하려 들지 않는다. 유명한 베스트셀러만 들여다놓는 일은 왠지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 꺼려지고, 책방 운영 원칙을 묘하게 거스르는 고객에게는 책을 파는 게 그리 달갑지 않아 내심 고민이며, 남들 쉬쉬하며 활용하는 편법도 꿋꿋이 마다한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미스터버티고 책방 주인 이야기다. 스스로도 융통성 없고 고지식해서 쓸데없이 고생이라고 생각할 정도니 주변 사람은 오죽할까. 한적한 주택가에서 문을 연 미스터버티고는 몇 해 전 책방을 인근의 대형쇼핑몰로 이전해 7년째 이어오는 중이다. 물론 책을 파는 서점인지라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이라면 환영이다. 특히 책 한 권을 골라 옆구리에 단단히 끼고 서가를 둘러보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한 권은 판매가 확정된 거나 다름없고, 나아가 추가 득점까지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미스터버티고 책방 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고객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서로 취향이 비슷한 고객이다. 새로 나온 책을 재미있게 먼저 읽고 취향이 비슷한 고객한테 추천하는 게 책방 주인의 역할이고, 그런 식으로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동네의 작은 문화 공동체를 만드는 게 동네책방의 중요 역할이라고 믿어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모두가 읽고 싶고, 또 읽을 수밖에 없는 책. 그런 책을 권하는 게 책방 주인의 올곧은 소명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 아픔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책을 함께 읽고 권하는 책방을 하고 싶은 이유다. 사람들이 오며 가며 베스트셀러 한 권씩 사는 쇼핑객만 오는 그런 책방으로만 남고 싶지는 않다. 미스터버티고 책방 주인은 42세에 열 살 어린 여자와 결혼해 46세에 직장 그만두고 동네책방 주인이 되어, 48세에 쌍둥이 아빠가 되었다. 이제 어느덧 나이 50을 훌쩍 넘긴 마당에 아이들은 무럭무럭 커가는데, 책방 매출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 그래도 이미 책방을 시작했으니 버틸 때까지 꿋꿋이 버티면서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사 많은 것들의 운명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듯, 책방을 하게 된 것도 어쩌면 하늘의 뜻인 것만 같다.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책을 더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책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직 책방 주인으로 꾸역꾸역 버티고 있으니까. 책방을 시작한 것, 지금까지 버틴 것, 모두 어쩌면 이미 정해진 하늘의 뜻 아니었을까 싶다. 후회는 없다. 바라는 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책방을 하고 싶은 것뿐. 허리띠 졸라매고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살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계속 동네책방을 하고 싶다. 다만 그러면서도 미스터버티고 책방이 사람들에게 책 읽는 여유와 온기를 주는 공간이길, 사람들이 모두 삶에 쫓기지 않고 무사하고 평온하고 여유로워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기를, 그래서 책방이 부디 무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묵묵히 오늘을 버틸 뿐이다. 이 책은 그렇게 버티고 있는 미스터버티고 책방 주인의 솔직한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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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가 매일 조금씩 몸을 놀려 자신의 지향을 미세하고 정밀하게 다듬어나가는 이야기. 부푼 이상을 몸소 실현했던 과거의 책방과, 현실과 쉼 없이 밀고 당겨 마련한 현재의 책방, 그리고 언젠가 그가 차려줄, 혼자 있지만 결코 외롭지 않은 미래의 책방이 모두 담겨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그가 차리는 시골 숲속의 작은 책방을 만나고 싶다. 아끼는 이의 손을 꼭 붙잡은 채 그 책방 문을 살며시 열고 “아, 책 냄새” 중얼거리며 “책 한 권 추천해주세요” 말을 건넬 날을 기대한다. 부디 그날까지 ‘버티고’ 있어주세요. - 이지은 (출판편집자, 『편집자의 마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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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에게는 으레 다종다양한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무수한 고충 속에서도 ‘책’을 팔기에 ‘안심’이 되고 ‘으쓱’해지는 마음만큼은 책방 운영자들이 누리는 특권이다. 이 책에는 책방 미스터버티고의 주인이 책과 책방, 그리고 그 주변을 사색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작가가 꾸린 주제를 천천히 음미해보길 바란다. 책방에 관한 나만의 철학이, 한 가정과 공간을 지탱하는 작가를 응원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날 테니까! 당신이 오늘도 어김없이 버티는 중이라면, 내일을 버틸 힘을 얻게 될 테니까! - 김성은 (전 코너스툴 운영자,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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