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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공장
제1공장의 문을 여는 글/ 공포는 어떻게, 왜 만들어질까 샤미센 여관 죽음을 이기는 마법의 꽃 살아 있는 시체들의 쇼 하얀 암말 머리 없는 기사 일곱 자매 마지막 골렘 야시 야테레, 들을 수는 있지만 볼 수는 없는 존재 제2공장 제2공장의 문을 여는 글/ 두려움을 주는 것들 죽음의 숙녀는 실수하지 않는다 여자 악마의 키스 슈슈의 얼굴 밤에 날아다니는 아살록 저주받은 자 가난한 사람들의 마법사 식인 해골 괴물들 옮긴이의 말/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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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공포 이야기들은 대부분 기존의 공포전설이나 작품들을 바탕으로 아나 마리아 슈아가 다시 쓴 것이다. 그러나 원작과 달리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힌다. 그것은 슈아가 원작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머리 없는 기사』는 워싱턴 어빙의 유명한 작품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슈아는 이 제목을 보다 섬뜩한 ‘머리 없는 기사’로 바꾼다. 그리고 어빙이 시골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묘사하는 데 치중하는 것과 달리, 슈아는 묘사를 삭제하고 행위에 중점을 두면서 독자들이 정말로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공포의 주인공들과 그 뒷이야기 이 책에서 아나 마리아 슈아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들을 여섯 가지로 나누고 있으며,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이되거나 초자연적 존재들이 창조되어왔다고 말한다. 중세 이후, 영국의 침략을 받고 수세기 동안 가난에 시달린 아일랜드 사람들은 척박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강렬했다. 더욱이 그들은 몽상적이고 공상적인 성격을 타고났기에 마법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마음속에는 반시와 푸카, 핀바라 같은 요정들이 존재해왔다. 오랜 식민지 생활을 한 마푸체인들은 유럽의 이야기들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옛 전설과 혼합시키거나 자신들의 삶이 배어 있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유대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진흙인간 골렘은 괴기적이고 불완전한 창조물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났을 때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알래스카와 그린란드에 흩어져 고립되어 살아온 에스키모인들은 어둡고 혹독한 북극의 겨울을 나기 위해 수많은 이야기들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 초자연적 동물들을 창조하거나 마법을 믿게 되었다. 이밖에도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뱀파이어, 유령, 악마, 좀비 등의 존재 여부와 그 모습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 모든 존재들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우리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두려움과 공포이다. 이 책에는 어느 날 갑자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낯설어 보이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만날 수 있는 여러 형상들이 살아 꿈틀댄다. 아나 마리아 슈아는 이 책에서 ‘두려움을 주는 것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해놓았다. 끔찍하게 생긴 괴물 죽은 사람들이 돌아와 산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 뱀파이어, 유령들, 좀비들, 그리고 무덤에서 나오는 죽었으면서도 살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끔찍스런 생각에서 나온 것들이다. 절단된 인간의 몸. 머리 없는 몸통이나 스스로 걸어다니는 팔이나 다리 혹은 손들은 무섭기 짝이 없다. 인간을 먹어치우는 존재들. 그것들은 마녀나 식인귀신, 사악한 유령들 혹은 여러 종류의 괴물로 나타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단지 동물이 아닌, 인간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친한 이웃이나 가족이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로 변하는 것. 사람이 동물로 변하는 것. 늑대인간, 호랑이인간, 거미여인, 그리고 그와 비슷한 여러 종류의 괴물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또는 공포영화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현실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절친한 사람이 위협적인 존재로 변해 두려움을 배가시키거나, 아무도 예상치 못하는 미스터리의 세계를 간결하게 보여줌으로써 뜻밖의 재미와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울려퍼질 무서운 말들’을 찾아내어 빈틈없이 깁고, 예리하게 다듬고, 멋스럽게 포장해내려는 작가의 역량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면서도 누구나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와 극적인 반전, 기발하면서도 순발력 넘치는 삽화들, 순간적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인력, 한 편을 읽고 난 뒤에 등줄기를 훑어내리는 듯한 묘한 여운들……. 말초신경을 자극할 뿐, 별다른 감흥을 남기지 못하는 공포영화나 스릴러물들과 달리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공포 공장의 작업일지’)를 열어놓고 있다. 즉 각 이야기마다 그 유래와 유사한 이야기들, 그리고 독자들의 공포를 유발하기 위해 작가 자신이 어떤 방법을 쓰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놓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존의 공포소설 형식에서는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포 유형들과 그에 따른 문화적 양태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