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대조 연표 — 두 길이 나란히 자라는 시간 서장. 춘향, 두 번 태어나다 — 판소리에서 오페라로 Chapter 1 말로는 부족해진 순간 · 16-17세기 감정을 설계하다 — 정념의 발견 노래보다 시가 먼저 있었다 — 에로스와 소네트 교회 밖으로 나온 노래 — 오페라 이전의 무대 오해가 낳은 예술 — 카메라타, 오페라의 탄생 오페라에 표값이 붙다 — 베네치아의 새 청중 욕망이 이성을 이기다 — 〈포페아의 대관〉 국경을 넘자 얼굴이 바뀌다 — 륄리와 퍼셀 Chapter 2 목소리가 권력이 되다 · 18세기 이성이 감정을 재다 — 계몽과 신고전주의 신과 황제를 노래하다 — 나폴리와 세리아 유럽의 무대를 지배한 시인 — 메타스타지오 스타의 시대가 열리다 — 헨델과 카스트라토 프랑스는 왜 달랐나 — 라모의 춤과 장중함 덜어 내자 감정이 살아났다 — 글루크의 개혁 Chapter 3 하인이 귀족을 이기다 · 18세기 후반 · 모차르트 머리보다 가슴을 믿다 — 후기 계몽과 질풍노도 자연으로 돌아가라 — 루소와 부퐁 논쟁 신이 떠난 무대 — 오페라 부파와 징슈필 혁명 전야의 웃음 — 〈피가로의 결혼〉과 다 폰테 가장 쉬운 음악이 가장 깊다 — 〈마술피리〉 감옥의 문이 열리다 — 베토벤과 혁명기 Chapter 4 사랑이 종교가 된 시대 · 19세기 · 낭만의 절정 사랑이 삶보다 커질 때 — 낭만의 세기 사랑은 죽어야 완성되는가 — 바그너와 〈트리스탄과 이졸데〉 아름답게 노래하라 —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루치아〉까지 한 민족의 목소리가 되다 — 베르디 Chapter 5 주인공이 바뀌다 · 19세기 후반 여자는 왜 칼에 찔려야 했나 — 〈카르멘〉과 낭만의 끝 변방이 유럽을 흔들다 — 러시아 국민 오페라 웃음이 오페라를 구하다 — 오페레타와 뮤지컬 거리로 나온 비극 — 베리스모와 푸치니 Chapter 6 아름다움이 무너지다 · 20세기 전반 세계가 무너지자 음악도 흔들렸다 — 모더니즘과 무의식 또렷이 말하지 않는 음악 — 드뷔시와 라벨 금지된 것을 노래하다 — 〈살로메〉와 〈엘렉트라〉 말이 곧 가락이 되다 — 야나체크 사라지는 노래를 붙들다 — 바르토크와 동유럽 혁명은 예술가를 어디로 데려갔나 — 소비에트의 무대 Chapter 7 폐허에도 노래는 남았다 · 20세기 후반과 오늘 무너진 뒤 무엇을 노래할까 — 전후의 사상 군중 속의 이방인 — 브리튼과 영국 오페라 신은 다시 돌아왔는가 — 메시앙과 풀랑크 재즈가 오페라의 문을 열다 — 〈포기와 베스〉에서 미니멀리즘까지 사백 년을 돌아 — 다시 오르페우스로 막은 다시 오른다 — 오늘과 내일의 오페라 Chapter 8 춘향에게로 돌아오다 · 한국의 오페라 소리를 붙들고, 다시 흔들다 — 신재효와 정정렬 북 하나에서 극장까지 —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목소리가 몸을 넘어설 때 — 여성국극과 카스트라토 1948년, 명동에서 막이 오르다 — 〈춘희〉에서 〈춘향전〉까지 한 음을 붙들고 흔들다 — 윤이상 다음 춘향은 누구인가 — 우리가 쓰는 오페라 에필로그 오페라 음악 노트 음악 감상 참고문헌 |
박경준의 다른 상품
|
이렇게 우리 노래극은 두 갈래로 자랐다.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이어진 우리 소리의 갈래와, 현제명에서 윤이상을 거쳐 오늘에 이르는 서양 양식 창작 오페라의 갈래다. 두 갈래는 서로 다른 음악의 언어로 흐르지만 결국 같은 것을 향한다. 우리의 이야기와 우리의 마음을 노래로 무대에 세우는 일이다. \
---p.322 (8장 6절) 공연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오면, 나는 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방금 무대 위에서 한 사람의 삶과 사랑과 죽음이 통째로 지나갔는데, 객석의 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환하다. ---p.324 (에필로그) 우리는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우며 자란다. 너무 사랑하는 것도, 너무 슬퍼하는 것도 어딘가 미숙해 보이는 시대다. 그러나 오페라의 무대 위에서는 누구도 감정을 아끼지 않는다. 인물들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슬픔을 끝까지 노래하며, 죽음 앞에서도 목소리를 거두지 않는다. ---p.324 (에필로그) 막은 내렸다가 다시 오른다. 그리고 그 다음 막은, 어쩌면 이 책을 덮고 처음으로 한 편의 오페라를 찾아 듣는 바로 당신 앞에서 오를지도 모른다. ---p.327 (에필로그) |
|
『오페라 인문학 Ⅰ』은 질문 하나에서 시작한다. 오페라는 왜 태어났는가. 흔한 답처럼 "귀족의 사치"나 "이탈리아의 발명품"이 아니라, 이 책은 더 근본적인 자리로 내려간다 — 말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게 된 감정이 있었고, 그 감정이 노래가 되어 무대 위로 올라온 순간이 있었다는 것. 저자는 이 하나의 장면을 사백 년의 렌즈로 확장해, 르네상스 피렌체의 작은 실험이 어떻게 유럽 전역의 무대를 사로잡았고, 그 길이 어떻게 1948년 명동의 무대와 판소리·창극을 거쳐 오늘 우리 앞에 이르렀는지를 그린다.
이 책이 다른 오페라 입문서와 갈라서는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오페라만 따로 떼어 설명하지 않는다. 각 장은 그 시대의 문학·회화·철학이 오페라와 무엇을 함께 겪었는지를 나란히 짚는다. 바그너의 무대 곁에 로세티의 그림을, 쇤베르크의 불협화음 곁에 칸딘스키의 추상을 놓는 식이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실린 대조 연표는 이 방법을 한 장의 표로 압축한다 — 서양 오페라사와 우리 판소리·창극의 역사를 같은 시간축 위에 나란히 놓아, 두 무대가 서로 무엇을 모른 채 같은 시대를 살고 있었는지를 한눈에 보여 준다. 둘째, 오페라사라는 큰 줄기 안에 또 하나의 줄기를 심어 두었다. 사백 년 동안 오페라가 가장 집요하게 되풀이해 물어온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저자는 이 물음만 따로 추려 다섯 편의 에세이로 엮었다 — 바치는 사랑, 결핍과 질투, 구원과 선택에 이르기까지. 오페라사 속에 곁가지로 흩어져 있던 사랑의 인문학이 이 책 안에서 한 권의 작은 책으로 다시 태어난다. 저자 박경준은 무대에서 직접 노래해 온 바리톤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설명은 관객석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쓰였다. 낯선 양식과 용어 뒤에 가려졌던 인물의 숨과 감정을 다시 꺼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 말미에는 저자가 오페라를 처음 듣는 이를 위해 직접 고른 열여섯 곡과, 여덟 개 장의 두 곡씩을 골라 사백 년의 흐름을 소리로 따라갈 수 있게 한 열여섯 곡을 QR로 함께 담았다. 읽고 나서 바로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모든 것이 빠르고 가볍게 소비되는 시대에, 이 책은 두세 시간 동안 한 인간의 운명에 온전히 마음을 내어 주는 오래된 경험을 다시 꺼내 놓는다. 오페라는 오래된 인간의 현재형이다 — 이 책은 그 현재형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하나, 대조 연표 — 사백 년을 한눈에. 서양 오페라사와 우리 판소리·창극의 역사를 나란히 놓은 대조 연표를 프롤로그에 실었다. 같은 해, 지구 반대편에서 무대가 서로 무엇을 겪고 있었는지를 한눈에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두 길이 나란히 자라다가, 마침내 만나는 순간까지 보여 준다. 둘, 오페라 속 사랑 이야기. 오페라 사백 년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줄기는 사랑이다. 각 장 끝에 노란 별지로 엮은 다섯 편의 에세이가 에로스와 아가페, 결핍과 질투, 구원과 선택에 이르기까지 오페라가 그려 온 사랑의 얼굴들을 따로 풀어낸다. 셋, 바리톤 박경준이 추천하는 오페라 16곡. 무대에서 직접 노래해 온 성악가가 오페라를 처음 듣는 이를 위해 고른 열여섯 곡을 별도로 소개한다. 넷, 400년 오페라 역사를 들을 수 있는 16곡. 여덟 개의 장마다 두 곡씩, 〈디도와 에네아스〉에서 창극 〈춘향〉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열여섯 곡을 골라 QR로 들을 수 있게 했다. 한 시대의 두 곡을 나란히 들으면 그 세기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렸는지가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