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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온공국 마지막 날, 그 뒤에 묻혀 졌던 진실을 찾아서
본작 《기동전사 건담 기렌 암살계획》의 주인공은 지온공국 공안부 소속의 레오폴드란 수사관이다. 지구연방에서의 독립을 명분으로 시작되었던 1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온공국 수도에서 일어나는 연속 폭발 테러 사건으로 흉흉해진 민심 속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하게 된 주인공 레오폴드는, 이 사건이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국가의 존망이 걸린 거대한 음모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 배후에 숨겨진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데… 지온공국의 수도인 즘 시티에서 출발한 이 만화의 이야기는, 사라진 관련자, 뒤이은 정보 조작과 은폐, 희생양을 통한 덮기, 미끼 작전을 통한 반대파 섬멸 등등의 권모술수와 함께, 비록 가상 세계관 속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전형적인 정치+전쟁물의 코드를 살리면서 실제 역사나 현재 속의 전쟁이나 정치 분쟁 같은 것을 떠올리며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수작이다. 정치와 국가를 자기 뜻대로 휘두르고 싶지만 역으로 더 큰 시스템의 부품처럼 휘둘리는 인간들이 각자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펼치는 자잘한 권모술수가 그려지는 것 이외에도, 말뿐인 충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의 명분을 찾으며 혁명의 준비를 하고 행동에 나서는 군인도 있고, 그런 정쟁의 사이 중간에서 자기 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개인의 모습도 그려지기도 한다. 동시에 기득권 입장에서의 좁은 시각으로 시작되는 지온공국 상층부에서의 권력정쟁 등등의 악재나, 그런 악재 때문에 생겨나는 수도권 공동 현상 같은 사회적 불안의 묘사 등등은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이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히틀러 암살 계획’ 같은 실제 사건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상 세계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다양한 정치적 분쟁 등을 되새겨보는 것 만으로도 21세기의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작품이다. 건담 팬 농도가 높을수록 잘 보이는 코드들을 직시하라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창작물의 배경이 되는 우주세기라는 가상의 역사 속에서도, 팬들에게 가장 큰 의문거리 중 하나인 종전 직전 시 지온공국의 혼란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는 거의 유일에 가까운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본작은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자잘한 잔재미 요소들도 많이 숨어 있기도 하다. 속편 《기동전사 건담ZZ》 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는 그레미 토토 등의 짧은 언급이라던가, OVA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 같은 또 다른 외전 작품에서 등장한 사이클롭스 소대 멤버들의 깜짝 출연이라던가, MSV 시리즈나 페즌 계획의 관련 기체나 인물 같은 설정 매니아 대상 코드의 언급 및 Z건담 시절의 기체인 가르발디 베타로 이어지는 원조 가르발디의 등장이라던가 등등,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알면 알수록 보이는 자잘한 디테일이 숨어 있는 것들이 재미를 준다. 그레미 토토와 사이클롭스 대의 깜짝 출연 단순히 사람들이 지지고 볶는 음모론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온 계열의 모노아이 MS들끼리의 거대 로봇 대결도 화끈하게 묘사하면서 작품 막바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SF전쟁물답게 소수 병력이 일으킨 쿠데타의 구체적 과정과 결말을 보여주기도 해서 스토리 이외에 그림이나 액션 연출 만으로도 한번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