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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정책이 막지 못한 청년들의 대탈주
제1장 경남연구원 · 경남과의 첫 만남 · 경남연구원이 뭐 하는 덴데? · 청년도 아닌데 청년정책 연구를? 제2장 청년 인구 유출과 청년정책 · 청년이 사라지고 있는 경남 · 난해한 청년의 정의 · 인구구조가 바꾼 나이의 의미 ·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청년의 나이 · “전입을 축하합니다”: 인구 100만 도시의 궁여지책 · 청년: 인구 유지의 ‘수단’?, 변화의 ‘주체’? · 청년이 정책의 주체가 되기 어려운 경남 · 경남도 수도권과 같은 청년정책을 도입해야만 할까? · 청년 인구를 사수하라 · 경남 청년정책의 핵심은 지역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제3장 청년이 떠나는 이유 · 경남은 이렇게 살기 좋은 곳인데… · 일자리가 부족해서? · 일자리의 양보다 질이 문제 · 청년들의 달라진 일자리 선호, 나빠진 일자리 · 실패보다 두려운 사회의 시선 · 청년을 바라보는 경남의 시선: 유별나게 굴지 마라 · 변화를 원하는 청년, 변화가 더딘 지역 제4장 경남의 정서와 사회문화 · 변화보다는 안정 · 빨리 취업하고, 결혼해야지! ·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 ·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조직 문화 · 중공업에 대한 향수 · 안정되고 싶지만, 안정되기 어려운 환경 제5장 경남의 정치와 행정 ·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는 행정 · 청년이 주체가 되기 어려운 지역 정치 · 채무 제로와 사회적경제, 위기 앞에서 놓친 두 안전장치 · 참여? 나대고 있네 · 실패한 청년정책 연구 제6장 청년에게 지역을 바꿀 권한을 · 돌봄의 대상이 된 청년 · 청년의 목소리를 묻지 않은 청년정책 · 청년정책, 청년이 이끄는 지역의 변화 · 청년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제7장 중앙정부의 결단과 경남의 의지 · 경남 혼자 바꿀 수 없는 구조 ·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균형발전의 결단 · 중앙의 결단과 지역의 변화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 · 두 가지 재분배 에필로그 | 청년정책 연구 실패가 남긴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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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년정책을 연구하던 당시의 나는 청년 엑소더스를 바라보며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저 다음 질문만을 붙들고 있었다.
‘경남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는 정책이 무엇일까?’ 청년 유출을 막아야 하는 정책 연구자에게는 당연히 필요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청년의 삶보다 지역의 인구를 중심에 놓은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의 순서를 거꾸로 놓고 있었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었다. ‘경남 청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정책이 무엇일까?’ 청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야 그곳에 남아 살아가고 싶은 청년도 늘어날 수 있다. --- 「프롤로그 | 정책이 막지 못한 청년들의 대탈주」 중에서 청년의 삶을 위한 것이 청년정책인지, 아니면 지역이 소멸하지 않도록 청년을 지역에 머물게 하는 것이 청년정책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청년의 삶과 지역의 미래, 그리고 청년정책의 의미를 어떻게 연계시켜야 좋을지 도무지 감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고민도 잠깐뿐이었다. 청년이 경남을 떠나는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더 크게 남았다. 그런 부담 때문이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청년정책 연구는 ‘청년을 지역에 붙잡아 두는 수단’을 찾는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청년정책 연구는 시작부터 사실상 실패의 길로 접어들었다. --- 「제1장 경남연구원 | 청년도 아닌데 청년정책 연구를?」 중에서 주민등록 연앙인구(연초 주민등록 인구와 연말 주민등록 인구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2015년 경남 청년 인구는 67만 명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2025년에는 49만 7,000명으로 50만 명의 벽이 무너졌다. 청년 인구가 17만 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그 사이 청년 인구의 순유출 누적 규모만 13만 7,000명에 달한다. 2015년 청년 인구를 기준으로 20%에 달하는 청년 인구가 순유출된 것이다. 청년 5명 중 1명꼴로 경남을 떠났다 --- 「제2장 청년 인구 유출과 청년정책 | 청년이 사라지고 있는 경남」 중에서 청년들은 더 많은 기회를 누리고 자기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경남이 변하기를 바랐다. 반면 지역사회는 청년이 앞선 세대가 살아온 경로와 지금의 지역 형편에 맞춰 잘 적응하기를 바랐다. 청년은 지역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지역은 청년의 순응을 요구한 셈이다. --- 「제3장 청년이 떠나는 이유 | 변화를 원하는 청년, 변화가 더딘 지역」 중에서 경남은 청년에게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라고 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이 지역을 떠나야 하는 모순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산업과 노동, 청년의 가치관이 변하는 동안 지역의 사회문화와 일자리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였다. --- 「제4장 경남의 정서와 사회문화 | 안정되고 싶지만, 안정되기 어려운 환경」 중에서 이런 식으로 “청년을 위한” 정책에서 출발한 청년정책은 어느샌가 “행정을 위한” 청년정책으로 변질된다. 청년이 떠나는 경남이 걱정돼서 청년정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결국엔 “청년을 위한 지역”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청년”으로 뒤집어지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 「제5장 경남의 정치와 행정 |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는 행정」 중에서 경남의 정치와 행정, 기업과 대학이 먼저 바뀌고 청년과 함께 지역을 변화시키려 할 때 청년에게도 머물거나 돌아올 이유가 생길 수 있다. 경남 청년정책의 목표는 청년을 지역에 붙잡아 두는 데 있지 않다. 청년에게 지역을 바꿀 책임을 떠넘기는 데에도 있지 않다. 지역을 바꿀 권한을 청년과 나누고, 경남을 청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 「제6장 청년에게 지역을 바꿀 권한을 | 청년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중에서 두 가지 재분배는 서로를 대신할 수 없다. 지역 내부의 권한을 나누더라도 중앙정부가 산업과 대학, 재정과 권한을 지역으로 옮기지 않으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반대로 중앙정부가 막대한 자원과 권한을 지역에 넘기더라도 지역의 의사 결정 구조가 그대로라면 새로운 자원은 기존의 산업과 조직, 관행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첫 번째 재분배가 지역이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면 두 번째 재분배는 그 변화가 향할 방향을 결정한다 --- 「제7장 중앙정부의 결단과 경남의 의지 | 두 가지 재분배」 중에서 정책은 언제나 그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회 안에서 작동한다. 정치와 행정이 권위적이고 기업과 대학이 기존의 질서를 고수하며 지역사회가 청년의 새로운 시도를 불편하게 여긴다면, 좋은 취지로 마련한 정책도 기존의 방식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과 예산은 늘어날 수 있지만 청년이 살아가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정책만으로 사회를 바꿀 수 없는 이유다. --- 「에필로그 | 청년정책 연구 실패가 남긴 교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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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이 살아나도 청년의 미래는 돌아오지 않는다
중공업 경기가 살아나면 지역 경제가 회복되고, 좋은 일자리가 늘면 청년도 돌아온다. 경남이 오랫동안 믿어 온 공식이다. 조선·기계·자동차 산업과 대기업 생산 시설이 밀집한 경남은 산업의 외형만 보면 탄탄한 일자리 기반을 갖춘 지역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조업 취업자가 늘어나는 동안에도 청년의 이탈은 계속됐다. 『경남 청년 엑소더스』는 이 엇갈린 흐름에서 출발해 산업을 살리는 일이 왜 곧 청년이 살아갈 지역을 만드는 일은 아닌지 파고든다. 문제는 일자리의 유무만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가 늘어났느냐다. 중공업 일자리는 오랫동안 높은 임금과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좋은 일자리’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책이 추적한 조선업 회복 과정에서는 하청과 파견 노동에 대한 의존이 오히려 커졌다. 산업의 이름과 공장의 간판만으로는 청년이 실제로 마주하는 임금과 고용 안정성, 노동 환경과 성장 가능성을 알 수 없다. 산업의 회복이 곧 청년이 자신의 미래를 맡길 만한 일자리의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청년은 일자리 하나만 보고 거주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지금 받을 임금뿐 아니라 앞으로 쌓을 수 있는 경력과 새로운 일을 시도할 기회, 일과 삶의 균형을 함께 살핀다. 직장 밖에서 누릴 수 있는 교육과 문화, 관계와 여가도 중요하다. 일터와 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이 존중되는지도 살핀다. 기존 산업과 조직 문화는 그대로 둔 채 청년에게 앞선 세대의 경로를 따르라고 요구한다면, 일자리가 늘어도 선택할 수 있는 삶은 늘어나지 않는다. 지역이 좋은 일자리라고 부르는 것과 청년이 그곳에서 좋은 삶을 그릴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청년을 붙잡는 정책은 왜 청년의 삶을 바꾸지 못했나? 지역 소멸의 위기감 속에서 청년은 지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인구이자 노동력으로 다뤄져 왔다. 정책의 출발점도 자연스럽게 “청년을 어떻게 남게 할 것인가”가 됐다.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주거비를 보조하는 사업은 청년이 당장 겪는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이 청년의 행복보다 인구 감소를 막는 데 놓이는 순간 방향은 달라진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청년에게 정착과 귀향, 지역에 대한 기여를 요구하는 ‘지역을 위한 청년’ 정책으로 뒤집히기 때문이다. 지원 사업과 예산이 늘어난다고 청년의 결정권까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와 행정, 기업과 대학이 정책의 목표와 내용을 정하고 청년은 이미 만들어진 사업에 신청하는 데 그친다면, 청년은 정책의 공동 결정자가 아니라 수혜자로 남는다. 의견을 듣는 절차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나누는 일도 다르다. 어떤 산업을 키울지, 대학을 어떻게 바꿀지, 지역의 자원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지원 항목만 늘리는 정책은 기존 질서를 되풀이하기 쉽다. 청년에게 기존 지역에 적응하라고 요구할 뿐, 지역 자체를 바꿀 기회는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비판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저자 김유현이 정책 바깥에서 결과만 평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경상남도 출연 정책 연구 기관인 경남연구원에서 산업과 경제, 인구와 청년, 일자리와 노동 시장 문제를 직접 연구했다. 그 역시 처음에는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할 정책을 찾았다. 그러나 청년 유출이 정책 과제로 정의되고 사업과 예산으로 바뀌는 과정을 들여다볼수록 자신이 출발점으로 삼았던 질문부터 다시 검토해야 했다. 문제는 지원 사업의 부족이 아니라 청년을 지역에 남겨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정책의 전제에 있었다. 이 책은 정책 안에서 익숙한 해법의 한계를 마주한 연구자가 자신의 질문과 해법을 다시 세운 기록이다. 청년에게 ‘남을 책임’이 아니라 ‘지역을 바꿀 권한’을 저자가 내놓는 해법은 새로운 청년 지원 사업이 아니라 자원과 결정 권한이 배분되는 구조를 바꾸는 ‘두 가지 재분배’다. 첫 번째는 중앙 정부에 집중된 산업과 대학, 재정 관련 자원과 권한을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중앙이 정한 사업을 집행하는 데 그치면 지역이 산업을 전환하고 대학과 일자리를 연결하며 청년의 삶에 맞는 정책을 설계하기 어렵다.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정하려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원과 결정권부터 가져야 한다. 하지만 중앙의 권한을 지역으로 넘기는 것만으로는 청년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지역의 의사결정 구조가 그대로라면 새로 확보한 자원도 기존 산업과 조직, 관행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지역이 확보한 자원과 결정 권한을 청년과 나누는 두 번째 재분배를 제안한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목소리가 실제 결정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중앙에서 지역으로의 재분배가 ‘변화의 조건’을 만든다면, 지역에서 청년으로의 재분배는 그 ‘변화의 방향’을 결정한다. 『경남 청년 엑소더스』가 요구하는 것은 청년정책 몇 가지를 더 보태는 일이 아니다. 산업과 고용의 회복이 청년의 미래로 이어지도록 지역의 정치와 행정, 기업과 대학, 사회 문화가 함께 달라지는 일이다. 이는 경남만의 과제도 아니다.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청년정책이 완성된다고 믿는 모든 지역이 함께 돌아봐야 할 문제다. 청년의 귀환은 지역 변화의 출발점이 아니라, 지역이 먼저 자원과 권한을 바꾸고 나눈 뒤에 따라오는 결과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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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떠나지 않게 하는 정책이 무엇일까?”가 아니라 “청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이 가슴에 와 닿았다. 청년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이곳 경남도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이 되게 할 수 있을까? 우리의 고민에 좋은 나침반이 되어 줄 책이다. -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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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경남 탈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조금씩 늙어 가는 도시 풍경만큼 숫자가 증명하는 현실 또한 암울하다. 이미 경남은 낡아서 소멸할 운명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속단할 수 없는 이유는, 지역을 바꾸려 분투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떠나는 청년의 뒷모습만큼 그 발아래 있던 지역에 주목한다. 변화무쌍한 청년과 변하지 않는 경남. 둘 사이를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을까? 『경남 청년 엑소더스』는 해답을 쫓아 온 연구자의 냉정한 제언이자 뜨거운 분투기다. - 천현우 (《쇳밥일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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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역 청년 유출에 대해 잘못 짚어 왔다는 통렬한 자기 반성에서 시작한다. 지역(경남)의 오래된 ‘중공업 부활’이라는 낡은 공식이 왜 더 이상 청년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는지 명쾌하게 밝힌다. 나아가 청년이 주체되는 공간과 권한의 재분배가 중요하다는 깊이와 고민이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중앙의 반복되는 낡은 해법에 답답해 하는 모든 지역 혁신가들에게 적잖은 고민거리를 줄 것이라 믿는다. - 홍재우 (인제대학교 교수, 전 경남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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