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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이와 처음 만났을 때 그 애의 이마에다 내 머리를 비비는 것이 나에게는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기린한테는 그런 행동이, 기린의 표준으로 볼 때는 추한 아이를 내가 예쁘다고 하는 뜻이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기린의 표준으로 보면 그것은 거짓말이었어.
다른 기린이 보람이를 보고 어떻게 얘기할지를 나는 금방 상상해 볼 수가 있지. "저애는 목이 어째 저렇게 조그맣고 짤막한데다 못생겼어! 뒷발로 서서 앞발을 걸치고 있는 모습 좀 봐." "표정도 끔찍하지!" 나는 이런 표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했어. 그 때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표준이라고는 바로 그 표준밖에 없었던 거야. 그런데 그것은 기린 세계만의 전형적인 표준이었어. 그래서 나는 인간의 세계에서 통하는 표준을 배워야 했어. 보람이가 아름답게 보인 순간이 나한테는 계시의 순간이었던 거야. 마음속의 장막이 싸악 걷혀진 것 같았고 다른 기린 모두가 보지 못한 것을 나는 처음으로 볼 수 있었지. --- p.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