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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0분의 1초로 담아낸 개들의 몸 터는 순간
웃을 일 많지 않은 우리에게 선물 같은 사진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사진 한 장으로 충분히 유쾌해질 수 있다. 물 묻은 몸을 털어내는 ‘견공’들의 사진을 순간포착한 책 《힘차게 흔들어!SHAKE》를 통해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몇 마디 말보다 강한 사진으로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SNS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 사진들은,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3,000분의 1초라는 경이로운 셔터속도로 담아낸 털북숭이 동물들의 괴이쩍은 몸놀림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스러운 감정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개들이 몸을 터는 순간, 털이 사방으로 날리고, 턱살은 젤리처럼 늘어진다. 눈알은 뛰어나올 듯하다. 이 사진이 SNS에 올라왔을 때 저자 칼리 데이비슨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좋지 않은 소식들로 가득한 요즘 이 사진들이 자신에게 웃음을 주었다는 감사의 메시지였다. 뉴욕타임스는 “첫 장을 넘기는 순간 꼼짝없이 붙잡혀 끝까지 넘겨보게 되는 마력을 지닌 책”이라고 극찬했다. 인간의 ‘베프’ 강아지들의 털이 곤두서고, 귀와 늘어진 턱살의 잔물결을 보고 미소 짓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저자 칼리 데이비슨은 이 사진들로 《포토 디스트릭트 뉴스》의 2011 주목할 만한 얼굴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보편성을 지니면서도 독창적인 시각으로 피사체를 바라봄으로써, 상업성과 예술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애완동물이 처한 상황,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그녀는 이러한 사진 작업을 통해 장애를 입은 반려견이나 유기견의 상처까지도 치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책에 모델로 나선 동물의 70%는 유기견이며, 앞다리가 없거나 동물 전용 휠체어를 타고 몸을 흔드는 강아지도 등장한다. 우리나라 역시 한 해 동안 버려지는 개가 15만 마리에 육박해, 유기견 문제가 심각하다. 저자 역시 책 말미에 유기견을 적극적으로 입양하고, 중성화 수술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 웃을 일 많지 않은 각박한 오늘, 《힘차게 흔들어!》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의 격렬한 몸놀림을 통해 많은 이들이 웃음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음악 같은, 강아지들의 결정적 순간 페이지 한 장 한 장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진이 없다. 레게 머리를 흔들기도 하고, 혓바닥을 샐쭉 내밀기도 한다. 때로는 괴기스럽기까지 하고, 피식피식 웃음을 멈출 수 없다. 그야말로 개들의 ‘굴욕사진’이다. 칼리 데이비슨의 카메라에 포착된 그들에게 잘생기고, 예쁘고, 멋진 개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사진을 본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은 이 사진들의 주인공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웃게 된다. 이 웃음은 또 누군가에게 전파된다. 그렇게 이 사진들은 SNS를 타고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주었다. 이러한 순간포착을 하기 위해서는 동물과의 교류가 필수다. 물론 1초당 10장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의 기술적 도움을 받기도 했다. 동물보호운동가이자 사진작가인 저자 칼리 데이비슨은 사진을 촬영하기에 앞서 낯설어하는 동물과 소통을 하며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집은 한 동물의 동작을 두 페이지로 분할 배치했다. 데칼코마니 같은 두 장의 사진으로 동물의 움직임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재치 있는 편집이다. 저자는 우리가 보는 사람의 외모나 인상은 그 대상의 다양한 모습을 평균치로 기억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 역시 우리가 기억하는 인상은 귀여운 털북숭이지만, 극도로 짧은 셔터스피드로 그들의 익숙한 표정들을 솎아냈다. 하지만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모습,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의 접근이 신선했고, 이러한 순간포착이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다. 《힘차게 흔들어!》는 “수시로 들여다보며 웃음 짓게 하는 마력이 있다”는 《더 타임스》의 평처럼 일상의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