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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국과 민족에 충성을 다하지 않겠습니다
전쟁과 징병에 대해×국가가 말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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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 7

제1장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이란 무엇인가? - 전쟁, 살인이 의무가 되는 순간 _ 40
전쟁과 조국 수호라는 말 뒤에 가려진 것 _ 54
국가와 자본주의, 그리고 전쟁 _ 63
폭력으로 태어나 폭력을 낳는 국가 _ 73
국가가 갈라놓은 사람들 - 반드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_ 83
국가 권력 앞에 사라지는 개인의 자유 _ 91

제2장 전쟁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고향을 사랑하면 조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 _ 98
‘이웃이 쳐들어온다면’이라는 비유의 함정 _ 107
히틀러가 다시 나타난다면?! _ 116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전쟁? _ 126
국제법을 위반한 국가는 응징해야 한다! _ 132

제3장 나는 왜 조국을 위해 싸우지 않으려 하는가
자유는 목숨까지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_ 150
국민은 정말 나라의 주인인가? _ 157
국경을 넘어서는 공동체를 위하여 _ 163
나는 무엇을 위해 싸우려 하는가 _ 169

주 · 175
감사의 말 · 182

저자 소개 2

올레 니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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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 Nymoen

작가, 프리랜서 기자, 팟캐스트 진행자. 2019년부터 볼프강 M. 슈미트와 함께 돈, 경제 사상사, 정치 경제학을 주제로 〈모두를 위한 안녕Wohlstand fu Alle〉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 슈미트와 함께 《인플루언서 ― 디지털 시대의 인간 광고판》을 펴내 언론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인플루언서》와 함께 이 책 《나는 조국과 민족에 충성을 다하지 않겠습니다Warum ich niemals fu mein Land kampfen wurde》 역시 연이어 《슈피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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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떤 말을 할까』『처음부터』『파란 문 뒤의 야콥』『헤르만』『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벌거벗은 원숭이에서 슈퍼맨으로』『유럽 문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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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28*188*20mm
ISBN13
9788920056796

책 속으로

전쟁터에서 싸우는 군인들은 결코 서로 개인적인 적대 관계 속에 서 있지 않다. 그것이 바로 전쟁과 사적인 폭력 싸움의 차이다. 개인적인 적대감이나 탐욕이나 질투 같은 동기는 전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십중팔구 우리의 군인들은 전장에서 마주치기 전까지는 서로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을 것이며, 평화로운 시기에는 서로 폭력을 쓰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서로 상대방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 p.48

전쟁으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는 승전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반론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을 돌아보면 이 역시 매우 의심스럽다. 제1차 세계 대전은 참전국 대부분에게 손해 보는 장사였다. 민간 기업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전쟁으로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무역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승전국이든 패전국이든 다르지 않았다.
--- p.69

국가는 국민에게 유용한 봉사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국민이 국가와 국가의 목표에 따라 끌려다니는 처지다. 대개 긍정의 의미로 인용되는 존 F. 케네디의 말 그대로다.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십시오.”
--- p.82

집권자들은 국민이 이런 사실을 모두 잊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들은 국민이 자신을 공동의 가치와 ‘지배 문화’를 바탕으로 결속된 하나의 거대한 이해 공동체의 일부로 생각하기 바란다. 이러한 기만이 성공해야만 국가는 국민이 (정치적 고향으로서) 국가를 수호하리라고 확신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고향, 국가, 국민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삼위일체로 융합되어야 한다.
---- p.101

국가 지도자들과 선전가들이 끊임없이 히틀러 프레임을 끌어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대가 오로지 절멸 의도만을 지니고 있어 협상으로 상대할 만한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몰아가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외교나 협상이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고, 따라서 선제 공격까지 포함해 모든 형태의 군사적 저항이 정당하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한다.
--- p.120

국제법은 영향력 있는 국가가 적대국을 비난할 때 끌어다 쓰는 도덕적 명분으로서 쓸모가 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동맹국이 국제법을 위반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적대국이 국제법을 위반할 때는 목청 높여 도덕을 내세우며 국제법을 들먹인다. 이러한 위선은 수많은 이중잣대를 낳고, 정치인과 언론은 이를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 p.141

본질적으로 나와 다를 바가 전혀 없고, 우리를 적으로 만들려는 권력자만 없다면 아마도 함께 즐겁고 편안하게 서로 협력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사람에게 총을 쏘고 싶지 않다. 나는 참호 속에 처박혀 폭탄이나 수류탄에 몸이 갈기갈기 찢겨 날아갈지 모른다는 공포에 계속 떨면서 상대가 나를 죽이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죽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싶지 않다. 나는 내 목숨과, 지울 수도 떨쳐 낼 수도 없는 살인의 죄책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당하고 싶지 않다.
--- pp.147-148

국가라는 이름의 집합체가 “인간적인 우리”를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라고 믿지 않는다. 사실은 각자도생하며 경제 활동을 해 나가는 수백만 명의 시민이 모여 있을 뿐이다. 이들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며, 이들을 가장 단결시키는 일이라고 해 봐야 2년에 한 번 응원 구역에 모여 독일 국기를 흔들어 대면서 “스페인 팀”이 “매수된 심판” 덕분에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열을 낼 때뿐이다.
--- p.168

사람들이 자신을 일차적으로 한 국가나 민족의 구성원으로 보고 그 때문에 나머지 세계와 갈라져 있다고 믿는 한 언제나 참호 속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셈이며, 곧 타인의 목적을 실현해 줄 도구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살아갈 이유는 너무나 많고, 죽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 p.174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에 불과하다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에 불과하다’는 이 말은 이 책에도 여러 차례 인용된 독일 소설가 레마르크가 한 말이다. 여전히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을 역사로만 배운다. 전쟁의 결과 영토가 바뀌고, 수십만에서 수천만의 생사가 뒤바뀐다. 어느 개인에게 이는 엄청난 비극이지만,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전해지는 기록에서 이것은 그저 한낱 통계에 머문다. 오늘날에도 지구상 어딘가에서는 교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전쟁과 살상을 영상과 문서로만 접하고, 우리 삶과는 동떨어진 저 멀리 어딘가에서 생겨나는 일로 여긴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거 아세요? 전쟁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역사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권리가 신장하고 주권이 분산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전쟁을 일으키는 지도자의 고뇌가 아니라,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간 한 사람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세계 대전,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을 다룬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우리는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삶과 사연을 듣는다. 한때는 휴전선 너머에는 뿔 달린 도깨비가 사는 줄 알았지만, 이제 우리는 사실 그들 모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애환을 가진 사람임을 안다. 참혹한 전쟁은 너와 나를 나누어 서로 죽고 죽이게끔 만들지만, 실상 휴전선 너머에 총을 들고 경계 근무를 저 사람과 나 사이에는 그 어떤 원한도 없다. 평화의 시대에 방영된 〈공동경비구역 JSA〉나 〈고지전〉은 물론이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까지 모두 우리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 뿐임을 일깨워준다.

어느 독일 청년의 전쟁과 징병에 반대한다는 발칙한 선언문

『나는 조국과 민족에 충성을 다하지 않겠습니다』는 유럽 사회의 징병제 재실시 논의와 맞물려 출간과 함께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소개도 되지 않았는데, 독일 원서의 출간만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출간 당시 상당한 이슈를 불러왔다. 진보 지식인으로 보이는 지은이, 올레 니모엔은 다소 과격하다고 느껴지지만 결국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의 삶과 일상에 주목하면서 전쟁과 징병에 제도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반대한다고 선언한다. 국가는 자신들이 필요로 할 때는 국민을 찾지만, 실제로 국민의 삶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며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3장), 전쟁으로 정부가 바뀌는 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불이익이 있느냐는 과감한 주장까지 일삼는다.

니모엔은 전쟁이란 주권자 개개인의 의사가 합치하여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지도자 자신의 영달과 욕심에 의해 생겨나는 일로, 여기에 국민 개인이 총알받이로 끌려갈 이유는 결코 없다는 뜻에서, 자신은 전쟁과 징병에 반대한다고 외친다. EU라는 이름 아래, 유로화를 함께 사용하며, 개인주의가 발달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문화가 한국과는 크게 다른 유럽임에도 니모엔의 이 같은 주장은 대륙 전체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지은이의 다소간의 논리적 비약도 포함되어 있지만, 2장과 3장에 걸쳐 니모엔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비판을 열심히 반박한다. 그리고 니모엔의 주장 중심에는, 결국 국가나 집단이 아닌 개인의 삶에 대한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 동양과 서양, 우리와 그들은 이토록 다르지만…

독일이 재통일된지 벌써 36년이나 지났지만 한때 우리나라는 독일과 유사성을 찾기 바빴다. 두 나라 모두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강제로 분단된 나라였던 까닭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적 경험과 지리적 차이는 물론이고, 현존하는 위협마저 다른 데서 오는 차이가 눈에 들어와 우리로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일이 적지 않다.

한국은 근대화가 늦었다는 이유로 불과 한 세기 전에 일제 강점을 겪었다. 지은이의 생각과는 달리, 이것은 한국과 일본이 한 나라로 통일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는 식민지로서 일본의 지배 아래 놓여야 했다. 우리 국민들에게 의무는 주어졌을지언정 주권은 없었고, 한국인은 일본인과 다른 2등 신민으로서의 삶을 강제받았다. 징병, 징용, 위안부 등의 문제를 떠올려 보자. 물론 니모엔의 주장처럼 우리나라가 독립 국가로 존재했더라도 아무 모순도 없는 나라였을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처참한 경험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강제 병합의 과정에서 우리는 전쟁과 전투는 피했지만, 다른 나라에 복속됨으로 인해 한국인 개인의 인권과 존엄은 더욱 처참히 짓밟혔다.

하물며 우리는 휴전선 너머로 적대하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오늘날의 자유와 번영,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수백만 사상자를 내어 가며 싸웠다. 지은이처럼 그 어떤 가치도 생명만큼 소중하지는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독일이 아닌 한국에 사는 우리는 생각해 보게 된다. 단 한 사람의 자유만 허락되는 북한에 예속되는 삶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비록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동양에서 발현되진 않았지만,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그것을 피로써 지켜낸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식의날개에서 이 책을 여러분께 소개하는 까닭은

니모엔이 책에서 소개한 자신을 향한 비판에도 등장하듯 지은이가 이런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건 우리에게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날개에서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전쟁과 징병에 반대한다는 이런 책을 마음 놓고 출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편 지은이의 주장에 귀 기울일 부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휴전선 너머의 북한 정권은 한 개인에 의해 전쟁 개시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정말 그 지배 아래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그것을 원할까.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또 이 책을 펼치면 제일 앞에 바로 지난 2007년까지 쓰였던 〈국기에 대한 맹세〉가 눈에 들어온다.(책의 제일 뒤쪽에는 2007년 이후로 사용되고 있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실려 있다.) 한국어판에 실린 우리나라의 〈국기에 대한 맹세〉는,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에게 국가와 주권은 물론 소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우리가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까지 해야 할 일인지 고민해 보게끔 한다. 이제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이라는 말로 대체되었고, 몸과 마음은 바치지 않아도 되지만, 과연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까지 바쳐야 할 대상이 되는지도 한 번 숙고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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