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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어머니의 기도 1. 이 산하에 사는 젊은이로서 2. 평범한 삶과 역사적인 삶 3. 1심에 대한 반성 4. 재판 준비 5. 최후 진술을 마치고 6. 사발면 화분 7. 어머니의 기도 8. 어머니 詩(꿈 외 5수) 2부 김민석의 지도 1. 다시 한 평의 서생이 되어 2. 요셉의 꿈 3. 선한 사마리아인 4. 엉터리 아빠 5. 법의 착각 6. 정치인의 의리 7. 감사합니다 8. 최고의 선물 3부 나의 양(羊) 아(我) * 청년들과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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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40대, 50대 때의 글과 말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그 사이에 쓴 다른 책들을 사이에 넣고 보니 저라는 사람의 윤곽이 보이는 듯합니다. 갇혀 있을 때 쓴 편지, 정치적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는 저의 종교적 경험 등을 드러냈습니다. 인간 김민석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깊게 자리한 부분들에 대한 윤곽이리라 생각합니다
--- p.6 오히려 학생이자 젊은이로서 당연히 학원 내적 문제와 사회 전반의 문제 해결이 동시에 과제로 다가왔다는 것, 특히 후자의 해결이 보다 근본적임을 깨달았다는 것, 아마도 이것이 저의 동료들 대부분의 의식의 기저일 테고, 저 역시 그러합니다. 저는 스스로를 매우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평범한 한 대학생이 겪은 경험은 한국 현대사의 적나라한 노출 과정인 유신의 70년대와 80년대였고, 이러한 거대한 역사적 경험은 이 땅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좌우하고 있는 것입니다 --- p.16 우리 아이들은 이 시대의 역사의 산증인이며 발바닥 인생의 귀한 삶을 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 역사의 아픔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이 아이들의 마음을 왜곡되게 하지 마소서. 이 아이들의 피맺힌 한과 서러움과 숭고한 뜻과 사랑을 헛되이 하지 말아 주소서. 우리 민족의 한 맺힌 역사의 장을 얼룩지게 하지 마소서. 우리 아들딸들의 그 진실된 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셔서 그칠 줄 모르는 힘과 용기를 그들에게 주옵소서. 그리하여 주님이시여, 이 나라 앞날의 영광을 모두 주님 앞에 돌릴 수 있게 주관하시고 보살펴 주시옵소서. --- p.34 담 높다 높다 말만 듣던 현저동의 높은 담 이 담은 무슨 담 죄인 가두는 높은 담 그런데 민석아 너는 죄도 없는데 이 엄마 뿌리치고 너는 왜 거기 있니 푸른 옷과 오랏줄로 누가 너를 가두었지 높다 높다 높은 담 현저동 1번지 너무 높아 이 엄마는 뛰어넘을 수 없네 창살 너머 보는 너는 왜 그리 수척했니 너 가진 십자가를 엄마도 같이 지자 네가 입은 푸른 옷 엄마도 같이 입자 네가 묶인 오랏줄 이 엄마가 풀어줄게 차디찬 손목 수갑 찬 손목 보면 분노만 치솟는다 높다 높다 높은 담 현저동 1번지. --- p.39 20여 년 전 그때처럼, 다시 저는 1.02평의 독방에 앉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다시 온전히 제 자신과 만나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그때처럼 벽에 세계 지도와 한국 지도를 붙여놓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도 가질 것입니다. 이 한 평의 공간은 유죄와 무죄의 심판을 다투며 준비하는 공간이지만 제게는 기도원이고, 암자이고, 기숙사이자, 고시원이기도 할 것입니다. 지난 시기 퇴수일기를 쓰던 저는 한 평의 공간에서 수도하는 일평서생이 되어 저와 세상을 향한 ‘일평서신’을 다시시작하고자 합니다. 퇴수일기 시절, 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과 방황의 터널 속에서도 쉬지 않고 나라와 세계의 장래를 생각하고 예측하는 데 전념했습니다. 그것이 그 시절 저를 지켜 준 힘이기도 합니다. --- pp.49-50 대표적으로 고이고 썩고 무감각해지는 것이 어쩌면 우리 주위 일상 속의 귀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아닐까 합니다. 갑자기 갇히게 되면서 구속이 익숙해지기도 하고, 이별이 죽음의 예행연습 같다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만, 저만 해도 이번 경험이 아니면 가장 일상적으로 공짜로 즐기던 것들의 소중함을 이처럼 절절히 깨달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농담처럼 “있을 때 잘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항상 가까이 있는 일상의 생활과 주변의 사람들이야말로, 막상 없을 때 가장 간절히 원하게 되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 선물을 귀하게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어제오늘, 이 먼 곳으로 저를 찾아준 이들, 마음을 담아 보내온 편지, 마치 곁에 있는 것 같은 그리움으로 바라보게 되는 벽에 붙여 놓은 사진들이 지금 제겐 최고의 선물입니다. 늦었지만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pp.78-79 하나님이 두렵고 하나님이 감사하고 국민이 두렵고 국민이 감사하고. 내 모든 어려움이 하나님과 국민에게 제가 잘못한 데서 생긴 것이고, 그래도 하나님하고 국민이 봐줘서 다시 이렇게 기회가 있을 수 있었구나! 그런 깨달음에 이 한 문장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시간 동안 정치인으로도 바닥, 경제적으로도 바닥, 가정으로도 바닥, 인간적으로도 바닥, 그런 시간을 거쳤습니다. --- p.84 저는 다시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의 가치를 세웠습니다. 제 방에 써놓은 글입니다. 딱 한 글자로 제가 지향하는 정치의 가치를 뭐로 할까 생각하다 나온 것인데, 그래서 제가 ‘의(義)’ 자를 썼어요. 제 방에 한번 초대할게요. 오시면 ‘옳을 의’ 자가 쓰여 있습니다. 한자 찾아보세요. 위에는 양, 셰퍼드 할 때 sheep 양(羊), 밑에는 나, me 할 때 아(我). 양 아래 나, 즉 예수님과 나. 수천 년 전에 지어졌던 의(義)라는 글씨에 의가 무엇인가? 라는 본질적 의미가 담겨 있는 놀라운 비밀이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 p.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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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문제의식, 40대의 성찰, 50대의 새출발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건너온 어머니의 기도 사람의 생각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선택과 판단 뒤에는 그가 살아온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품었던 질문들이 있다. 『어머니의 기도, 김민석의 지도』는 현재의 김민석을 그의 과거 기록을 통해 들여다보는 책이다. 20대의 김민석은 민주화운동으로 수감되어 있었다. 그러나 옥중서신에는 투쟁의 언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운동에 신중함과 폭넓은 공부가 부족하다고 돌아보고, 비판을 넘어 현실을 조사하고 대안을 제시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썼다. 역사와 세계를 공부하며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찾으려 했던 젊은 시절의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40대에 그는 다시 감옥에 갇힌다. 이번에는 젊은 학생이 아니라 정치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고 가족을 가진 중년이었다. 정치와 법을 생각하는 글 사이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 신앙과 인간관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성찰이 스며든다. 그리고 50대. 긴 정치적 공백을 지나 다시 세상으로 향하던 그는 청년들 앞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20대에 품었던 질문 가운데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남았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시간이다. 실제로 그는 20대부터 이어진 자신의 화두로 시대, 역사, 역지사지, 실사구시, 대안, 그리고 ‘크게 보고 준비하는 것’을 꼽는다. 이 세 번의 시간 곁에는 어머니 김춘옥 여사의 기도가 있다. 어머니는 아들 한 사람의 안위만을 기도하지 않았다. 구속된 젊은이들의 신념이 꺾이지 않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위정자들이 낮은 곳의 아픔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아들의 편지와 어머니의 기도. 수십 년을 사이에 둔 기록들을 함께 읽다 보면 한 정치인의 이력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삶의 지도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그 지도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어디를 향할 것이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