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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책을 펴내며 | 여성의 마음, 가장 치열한 전쟁터
1. 개념녀가 되길 포기하다 각자내기를 하면 평등해질까? ‘개념녀’ ‘이퀄리즘’은 어떻게 신자유주의에 부역하는가? 갑옷과 코르셋의 서로 다른 기능 왜 하필 ‘김치녀’일까? 사랑받지 못하는 남성들 법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억압’을 느끼는 남성들 전업주부를 질투하는 남성들 여성의 연약함은 무기가 된 적이 없다 나는 남성들을 더욱 몰아붙일 것이다 2. 피해자다움은 없다 혜화역 시위가 메갈리아 영향권에 있다고? 미투 운동 그 이후의 한국 사회 이기적인 여성이 사회를 진보시킨다 ‘미러링’은 여자들을 변화시켰다 공적 제도를 불신하는 여성들 피해자다움은 없다 누구나 그렇게,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한계 3. 가부장제 사회에 비비탄을 쏘아 올리다 로맨스와 범죄 사이를 넘나드는 위험한 드라마들 미쓰백, 여성들의 새로운 공동체 문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통해 보는 가부장제와 사교육 《82년생 김지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우리가 남이가? 네, 우리는 남입니다 비비탄의 성공을 위하여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와 연공서열제 여성후보 뽑기 운동만으로 될까?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이 없는 것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4. 새로운 지구를 위한 상상력 ‘홍대 몰카’ 피고인 안모 씨의 어머니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내적 탈코, 이제는 생존 전략이다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세대 나라가 망할 땐 ‘암탉’이 먼저 운다? 군대는 여성 착취 위에 존재한다 진보 남성은 왜 여성을 혐오하는가? 여자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는 남자들 탈코르셋 운동과 제3세계 젠더와 성별, 그리고 제3세계 _참고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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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이후의 페미니즘
2018년 한 해 동안 《82년생 김지영》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았다.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이슈가 되었고, 그 후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국내에서만도 100만 부가 넘게 팔리고,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어 나갔다. 그러자 ‘82kg 김지영’이니, ‘90년생 김지훈’이니 하면서 한국 남성들의 조롱도 이어졌다. 젊은 남성들은 ‘저런 차별은 82년생들이나 겪은 거지, 더 어린 여성들은 경험한 바가 없다, 이미 성차별은 사라졌다.’라고 주장하지만 웬걸, 오히려 더 어린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조차 너무 온건하다고 주장한다.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진 《82년생 김지영》이 한국 사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바로, 페미니즘을 소수 엘리트 여성의 것에서 다수의 평범한 여성들의 것으로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조남주 작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한국에서 페미니스트 작가로 가장 유명한 이는 공지영 작가였다. 이 두 페미니즘 작가 사이에는 커다란 시간차가 있었으며, 그사이 한국 사회는 참 많이 변했다. 그 변화의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페미니즘의 필요성이 엘리트 여성에게서 다수의 평범한 여성에게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고, 조남주 작가는 시의적절하게도 이 점을 잘 포착해냈다. 공지영 시대의 페미니스트만 보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난 고학력 엘리트 여성들이었다. 그걸 보면서 평범한 여성들은 ‘나 같은 사람이 페미니즘을 외쳐도 될까?’ 하고 주저하기도 했고, 거꾸로 엘리트 여성이라면 응당 페미니스트여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82년생 김지영》의 등장으로 이러한 분위기는 많이 완화되었다. 어쩌면 이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를 페미니즘에 대한 평범한 여성들의 갈증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차별’이라는 것이 뭔가 대단한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두고서만 제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 속 작은 불편함에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이 소설이 말해준 것이다. 거기서 많은 여성은 자신들이 느끼던 막연한 고통을 설명할 언어를 찾을 수 있었다.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은 지극히 평범하다. 이 사회를 바꾸리라는, 혹은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 올라서겠다는 야망을 가진 엘리트 여성도 아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일 뿐이다. 선거권이 일시에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부자 남성, 그다음에는 평민 남성, 그다음에는 흑인 남성, 그다음에 여성에게 주어졌듯이, 페미니즘 역시 처음에는 엘리트 여성에게만 주어졌다가 서서히 평범한 여성들에게로 확장되는 경로를 밟아나가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은 말해주었다. 여자라고 더 잘할 필요 없다고, 그리고 성평등을 주장하기 위해서 굳이 뛰어난 성취를 거둬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바로 이 메시지에 여성들은 열광했다. 이제 평범한 여성 대중을 위한 페미니즘이 이전의 것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더 많이 논의해야 할 때이다. 《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평범한 페미니스트의 관점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꿰뚫는다. 왜 평범한 여성들이 ‘개념녀’가 되길 포기하고 ‘이퀄리즘’(성별 불평등을 스스로의 주체적인 선택의 결과로 여기도록 만들기 위해 고안된 용어)을 비판하는지, 왜 페미니스트가 ‘탈코르셋’을 주장하며 ‘미러링’이란 방법을 동원하는지, 왜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 사회’를 거부하며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와 ‘연공서열제’를 비판하는지, 그리고 여성들이 진정한 자유를 위해 ‘여성 혐오’와 ‘여성 착취’에 왜 연대하여 맞서야 하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