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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5
01「한 시간에 그림 하나」를 시작하기까지 9 02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21 03첫 번째 실험 37 04침묵 45 05고요히 있기 57 06똑바로 앉기 65 07호흡의 역할 71 08눈을 감고 숨쉬기 79 09눈을 뜨고 천천히 보기 85 10그림 고르기 99 11첫 번째 「한 시간에 그림 하나」 107 12걸으며 감상하기: 「한 시간에 조각 하나」 115 13예술가의 방식 123 14「한 시간에 그림 하나」를 넘어서 129 해제: 속도를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141 |
Peter Cloth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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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지와 추측 또는 망상이라는 뿌연 유리를 통해 세상을 봅니다. 그리고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에 속아 넘어갑니다. 제가 「한 시간에 그림 하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요청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저 속도를 늦추고 앉아서 바로 자기 눈앞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 p.12 곳곳에 산만함이 넘쳐납니다. 요즘 식당을 둘러보면 식당에 있는 사람들의 절반 정도는 맞은편에 친구가 앉아 있든 말든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반대편의 친구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컴퓨터로 인해 이런 산만함이 수천 배 늘었습니다. 저는 매일 50통 이상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대부분은 클릭만 하고 잊어버려야 하는 쓰레기들입니다. 이메일만 그런 게 아닙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성가시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 p.26 시간을 들여 모든 스트레스와 긴장을 내보내고 몸을 이완하고 호흡 에너지가 다시 활력을 불어넣도록 했습니다. 눈을 뜨고 눈앞에 있는 것을 바라보기까지 5분, 어쩌면 10분이 걸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그림을 본 순수한 계시의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마치 거대한 흰 벽처럼 보이는 무언가에 둘러싸여 도드라진 예술 작품 하나가 내면의 어둠과 명상의 고요함으로 전이되는 순간에 숨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 p.41 때로는 침묵의 대화가 더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말이나 생각의 간섭을 받지 않고, 특히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그저 주의 깊게 마음을 열고 작가의 작품에 몰입하는 것만으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식으로 그림에 마음을 열고 조용히 그림과 함께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 p.48 이제 감상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사실 그림 표면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든 상관없지만 가장자리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곳에서부터 전체적인 감상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날까요? 저는 모서리 중 어느 한 곳을 시작점으로 정해 보라고 권합니다. ---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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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초, 우리가 그림 앞에 머무는 시간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프로젝트 제로의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이 미술관에서 한 점의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27.2초, 중앙값은 17초에 불과하다. 작가가 수개월, 수년을 들여 완성한 작품이 관객 앞에서 단 17초 만에 소비되는 셈이다. 효율과 속도의 논리가 예술 감상의 영역까지 파고든 결과다. 『슬로 루킹』은 이 ‘17초의 감상’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가르치지 않고, 설명하지 않고, 그저 함께 머무르는 법 저자는 미술사적 지식이나 분석적 언어를 완전히 내려놓고 대상을 분석하려는 시도조차 멈춘 채 현재에 온전히 머무르는 ‘관조’와 ‘존재’의 상태를 지향한다. 불교 철학과 마음챙김 명상에 깊이 뿌리를 둔 그의 방법은 ‘텅 빈 마음’으로 작품 앞에 고요히 머무를 것을 제안하며,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려온 도슨트와 에듀케이터들에게 실용적인 돌파구를 제시한다. 미술관에서 시작해 삶 전체로 번지는 감상법 「한 시간에 그림 하나」는 그림뿐 아니라 걷기 명상과 결합한 「한 시간에 조각 하나」로, 나아가 산책과 육아, 반복되는 일상의 순간으로까지 확장된다. 판단을 유보하고 인내심 있게 머무는 경험은 미술관 문을 나선 이후에도 삶의 모든 순간을 더 깊이 인식하게 하는 내면의 근력이 된다. 한국의 미술관에서도 이미 증명된 방법 해제를 쓴 한주연(미술관교육연구회 회장)은 리움미술관의 대화형 감상 프로그램 「다르게 보기」, 성북동 최순우 옛집의 「느림/누림」, 대전 이응노미술관의 「한 시간에 그림 하나」 등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세 차례의 현장 실험을 통해, 피터 클로디어의 접근법이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생생한 기록이 해제 「속도를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