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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고흐의 인간적 얼굴
프랑수아 베르나르 미셀 저 / 김남주 역
이끌리오 20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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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아를의 발작
난 아직 제정신이다
나는 미치광이라는 직업을 꿋꿋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문제는, 내가 미치지 않았었는지… 아니면 지금도 미쳐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누군가 고흐의 인간적인 얼굴을 볼 줄 알았다면

2. 정신병자라는 이름
진짜 삶은 다른 것에 있으리라
정신병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광기에 대한 내 두려움은 가라앉았다

3. 악마의 병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뭘 원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노란색이라는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있었다

4. 검은 태양
우울이 종종 막강한 힘으로 나를 장악한다
우리를 형제처럼 연결시켜주는 그 무엇
러시아 작가 이야기
…내 일, 그 속에서 내 삶은 위태로워지고 내 이성은 반쯤 몽롱해진다
닥터 가셰에게 의지할 필요가 전혀 없다

5. 한심한 의사들
나는 의사가 되지 않은 것을 언제나 후회하리라
창을 타고 앉은 남자의 초상
선글라스를 낀 왜소한 통풍 환자
의사는 나와 나만큼이나 병적이고 멍청하고… 예민하고 괴상한 존재들이다
그림보다 화가를 사랑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

6. 우리가 붓으로 말하는 것
누군가 살짝 미쳐 있다면 그것은 광기의 불안정성에 맞설 만한 예술가라는 뜻이 아닐까?
사회로 인한 자살

부록 - 우울에 관한 닥터 가셰의 논문

저자 소개

역자 : 김남주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대 불문과를 졸업했고, 주로 프랑스 현대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설『반박』아멜리 노통의 『사랑의 파괴』아민 말루프의 『동쪽의 계단』얀 크펠렉의 밤의 『실종』쥘 베른의 『20세기 파리』파트릭 베송의 『처녀들의 저녁식사』안느 그로스피롱의 『이제 사랑할 시간만 남았다』에드워드 페르의 시사 에세이 『미국 미국 미국』 등이 있다.
저자 : 프랑수아 베르나르 미셸
프랑스 학술원 회원으로 에세이, 소설, 시 등 장르를 넘나드는 많은 글을 썼다. 중요 작품으로 『숨끊기 - 숨쉬기와 글쓰기』(학술원상, 엘르지 독자상 수상)『신의 육체』『프루스트와 죽음 앞의 작가들』『쥐디트』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45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295595

책 속으로

빈센트는 광기를 두려워했다. 테오로부터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을 받았을 때 그는 제왕 시리즈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리어왕]에 이르러서는 여러 차례 독서를 중단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작중인물들이 진실성을 지니고 있노라고 누이에게 크게 칭찬하긴 했지만 그 희곡을 읽지는 말라고 말한다. 이 책을 집어들 때마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하릴 없이... 풀잎이나 소나무 가지나 밀 이삭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가라 앉혀야 했다.'

그가 리어왕의 광기에 대한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겠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 내가 미치지 않았기를, 않았기를, 않았기를... 나는 미치고 싶지 않아!' 라고 외쳐대는 리어왕의 고뇌에 광기에 대한 자신의 고통을 투사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후에 미셸 푸코는 이렇게 진단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광기는 '대책없는 극단이다. 그것은 결코 이성이나 현실로 돌아가지 않고, 오직 결렬과 죽음으로 통한다.'

--- p.48

놀랍게도 빈센트 반 고흐가 "미쳤다는 사실"은 부당하게 덮어 씌워진 것이고 그의 우울증 역시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 광기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알리바이로써 사람을 내치는 것이, 우울증으로 인한 그의 고통을 귀담아 듣고 그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일보다 분명 쉬웠으리라. 빈센트에게 간질병이 있었고 압생트를 지나치게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우울증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빈센트 자신이 자기의 우울증에 대해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고 정신의학 논문에서처럼 그 증상들을 묘사했다. 그는, 미치광이도 저주받은 자도 아니고 다만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뿐이다.

우울증이란 마음의 상태나 심리적인 성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심한 우울증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는 심각한 질병으로, 빈센트가 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우울증의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은 삶에 대한 혐오로까지 이어지는 견딜 수 없고 달랠 길 없는 서글픔이었다. "그 타격이 얼마나 컸던지 나는 손 하나 까딱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깨어나지 않고만 싶었다. 하지만 이제 삶에 대한 그러한 공포는 한결 덜해졌고 우울은 누그러졌다"고 그는 언젠가 발작 후에 쓴다.

우울은 그의 마음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 너머에는 죽음에의 충동이 버티고 있었다. "내 건강은 아주 좋아지고 있다. 다만 종종 너무나도 우울할 뿐이다." 그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한다. "그렇지만 우울이 종종 막강한 힘으로 나를 제압한다." 아울러 "삶을 다시 시작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왜냐하면 내게는 여전히 절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권총으로 치면 대구경으로." 생명의 에너지를 잃게 되자 의지가 없어졌다. 최소한의 노력조차 그에게는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삶에 대한 혐오"는 약해졌지만 "의지"는 여전히 찾을 수 없었고 욕망도 "거의 생기지 않거나 전혀 없었으며"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거의 없었으며 의지로부터 "행동에 이르는 길도 여전히 아득했다."

---pp.115~116

출판사 리뷰

19세기 아를에서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비극은, 이 사건의 주인공들이 미술사의 주역으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진상이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기묘한 비극이다.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증언들과 확인되지 않은 일화들이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냄으로써, 야사가 정사를 대신하였고 이 비극은 멜로드라마가 되었다. 이 책은 고흐가 귀를 자른 그날 저녁과 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추적하며, 고흐가 왜 자살에까지 이르렀는가를 말한다.

또한 이 책은 고흐에 관해 씌어진 다른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배제되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고흐 자신도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였던 '나는 왜 미쳤는가'와 그가 미친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까지의 일들이 소설처럼 또 때로는 심리적인 분석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고흐가 미쳤다는 세상의 판결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고흐는 다만 '감수성이 예민한 인간'이었고, 그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치열한 예술가였으며 고흐의 '정신적 손상'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허약함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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