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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_ 4
심사평 _ 15 공청회 인사말 _ 27 시민공모 원고 요약 _ 29 제1부 수상작 대상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의 윈윈 전략 · 45 최우수상 지방 의료의 해법은 수가 아니라 정책이다 · 65 우수상 정신건강의학과 이용자가 느낀 의료서비스 · 75 우수상 내가 꿈꾸는 대한민국 의료 · 83 가작 1차, 2차, 3차 병원의 역할을 구분해야 · 95 가작 의료 공백을 마주한 어느 환자의 생각 · 103 가작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복지 지원체계 마련 · 114 가작 주치의 지정의 장단점 · 120 제2부 응모작 기존 정원의 65% 확대, 과연 가능한가 · 129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대한민국의 의료를 알고 있는가 · 135 집에서 평화롭게 노년을 보낼 수 있었으면 · 141 제도를 개악하는 것은 쉽지만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 · 148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를 키우며 · 153 대한민국에서 대학병원이 가지는 위상 · 161 접근성이 뛰어나고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는 의료서비스 · 166 1차 진료를 전담하는 병의원 제도를 확충하자 · 171 지금까지의 17년과 앞으로의 17년 · 175 내가 바라는 주 의료기관의 모습 · 180 공평의 기적이 일어나는 병원을 꿈꾸다 · 189 동네에서 진찰받고 싶은 소박한 바람 · 193 의료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다 · 198 환자가 의사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 201 당연한 차이를 공평함으로 · 205 지금 의사들이 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 · 210 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제안 · 217 국민적 합의로 의료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 220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은 의료서비스를 꿈꾸며 · 223 중증진료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 229 2012년 가을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 233 아프지 않아도 내 나이 되면 다가오는 일들, 의료서비스 · 239 동네 의원과 종합병원의 개선할 점 · 243 유방암 환자가 경험한 의료서비스 문제 · 247 의료서비스는 이익보다 환자의 치료를 우선시해야 · 251 의료서비스 상향평준화로 동일한 의료서비스 제공 · 262 의료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꿈으로써 혁신하라 · 266 건강하던 친구를 떠나보내며 · 271 어느 병원 어느 과로 가야 되나요· 반복되는 물음표 · 274 미움 받는 의료진이 사랑받는 의료진이 되기 위하여 · 279 의료수가를 높여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면 · 283 지방에서 희귀난치성 질환 아이를 키운다는 것 · 291 비대면 의료서비스 개선 방안 · 299 의료진과 정부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때 · 310 한국 의사들에 대한 생각 · 321 의료개혁 방향과 소비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 · 336 내가 꿈꾸는 병원 · 340 K-메디컬의 발전 방향 · 345 공공보건, 1차 의료, 필수의료의 성장을 바라다 · 352 건강보험공단 진료비 지급의 최적 기준 · 356 일상으로의 회복 · 361 나를 잘 아는 의사가 한 명쯤은 있으면 좋겠다 · 366 에필로그 _ 3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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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학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교육과 의료 현장을 떠난 지 이제 석 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 빈자리를 마주한 우리는 그간 외면해 왔던 우리나라 의료의 민낯을 보았습니다. 미래의료의 주역인 전공의들의 젊음과 열정에 기대어 그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당연히 여겨온 상급 종합병원, 감당할 수 없는 법적 소송 부담과 미흡한 비용 보상으로 무너져버린 필수의료, 커져만 가는 수도권과 지역 의료 사이의 불균형, OECD 평균의 세 배에 이르는 과도한 의료 이용. 지금도 대한민국의 보건의료비는 국방비의 세 배가 넘어 OECD 평균을 이미 넘었고, 이런 의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국민과 환자 모두가 원하는 의료체계의 모습일까요? 10년, 15년 후를 위한 의대 정원 증원이 이미 우리 앞에 닥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의대 정원 증원과 교육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2024년 4월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모습 시민 공모’에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들을 읽으며 저희는 다시 한번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동안의 과도한 의료 이용은 의료진이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으며, 환자분들이 가짜뉴스에 현혹되고 인터넷 카페에 의존하는 것은 진료실에서 의사의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손보험과 맞물려 의료비용이 폭증하는 것을 보면서도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질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만 급급해 정작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한 교육과 질병 예방에는 소홀했습니다. 눈앞의 환자가 좋아지면 행복해하고 나빠지면 내가 뭘 놓쳤나 괴로워하며 고민하는 동안, 동료 선후배들과 의학 발전을 논하는 동안, 우리의 의료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나 자신, 그리고 내 가족과 이웃에게 가장 바람직한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단행본으로 출판해 많은 분들과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제부터 저희는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우리가 원하는 의료, 의료 소비자와 의료진 모두가 바라는 의료체계’를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가려 합니다. 저희가 잘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많은 질책과 응원을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 --- 「프롤로그」 중에서 2024년 2월 말에 시작된 지금의 의료대란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6월 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전공의가 빠져나간 2월 말쯤만 하더라도 2020년 의료파업 때처럼 ‘언젠가는 전공의들이 복귀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이 사태를 지켜보던 많은 환자와 국민들은 4개월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이제는 소위 멘붕이 온 듯합니다. 의사들 중에서도 처음 한두 달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의료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의사들, 특히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이번 사태가 이전 두 번의 의료파업(2000, 2020년)과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며 대한민국의 의료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서울대의대 비대위)에서는 제대로 된 ‘객관적인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실시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모적인 의사 수 논쟁을 종식하고 한국 의료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해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이뤄나가는 초석을 다지고자 합니다. 객관적인 의사 수 추계 연구에서는 무엇보다도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이상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했을 때 요구되는 의사 수를 객관적으로 추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 첫 단추로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공모한 뒤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을 구상하려 했습니다. 이에 “시민 공모글 공모”를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9편의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5월 14일 국회 공청회에서는 9편의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총 58편의 공모글 중 출판 동의를 거친 총 50편의 공모글을 책으로 출판해 국민들에게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직접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심사위원이 쓰신 심사평에도 나와 있듯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의 공통점과 합리성에 저 또한 매우 놀랐습니다. 향후 서울대의대 비대위에서는 원래 계획했던 객관적인 의사 수 추계 연구를 국민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 구축이라는 목표하에 엄정히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 책이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에 참여할 많은 연구자에게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의 모습을 안내해 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이 책이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에 참여할 연구자들의 필독서가 되길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 연구를 통해 이번과 같은 비극적인 의료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방재승 전 비상대책위원장 --- 「시민 공모글 공모와 공청회를 진행한 과정과 의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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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나 자신, 그리고 내 가족과 이웃에게 가장 바람직한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단행본으로 출판해 많은 분들과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제부터 저희는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우리가 원하는 의료, 의료 소비자와 의료진 모두가 바라는 의료체계’를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가려 합니다. 저희가 잘 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많은 질책과 응원을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머리말」 중에서 주치의 제도는 대중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하는 데서 중요한 제도이다. 먼저 어떤 병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가이드하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이는 먼저 병원 쇼핑이나 약물 남용 등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분별하게 대학병원을 찾아가는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동안 실현되지 못했던 이유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선입견을 갖거나 거부하기보다는 일단 도입하여 운영하면서 잘못된 사례(진료 의뢰, 환장 상태 악화 등)를 토대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교정시켜 나가는 쪽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 「대상 수상글」 중에서 이번 의료개혁 사태를 단순히 현상적으로 들여다보면 의문시되는 점들이 있다. 전공의들은 그렇다 치지만 함께 일할 의사가 많을 수록 좋은 의대 교수님들은 왜 찬성하지 않는가? 대학병원에서는 매회 비슷한 수의 레지던트를 양성하는데 산부인과가 폐업하고 소아과가 사라지는 것은 정말 의사가 부족해서인가? 그리고 쏟아지는 소송 사례는 문제가 없는가? --- 「최우수상 수상글」 중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강희경 비상대책위원장 심사평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024년 4월 24일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 추계 연구를 제안했으며 그 첫 단계로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공모했습니다.열흘 남짓의 짧은 공모기간 동안 60편이 응모되었습니다. 공모작 한 편 한 편이 모두 정말 소중한 이야기였고 따끔한 가르침이었고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아, 맞아, 그렇지’라고 깨달았고 제가 지금까지 느꼈던 점들의 이면에는 의사들의 부족함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고 실감하지 못했던 것들, 내가 왜 이걸 못했을까, 몰랐을까, 우리는 뭘 하고 있었을까 하는 것을 이번 공모작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런 것들이 부디 모두 반영되어서 다 같이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의 모습이기를 바랍니다. 공모해 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리며, 채점위원으로 고생해 주신 교수님들, 국회의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의료서비스의 소비자와 공급자,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정부가 함께 우리가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알아내고 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방재승 전 비상대책위원장 심사평 저는 이번 공모작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불과 3개월 전까지 저는 진료와 수술만 했던, 머릿속의 90%는 뇌혈관으로만 차 있던 그런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모작 60편을 읽고 심사하면서 한국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수준이 이렇게 높은가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60편의 공모작에서 진짜 알게 된 사실은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시스템에 공통적인 내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병원 정도의 규모에서 주치의를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경증 환자는 상급 종합병원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구축해서 상급 종합병원에 명의를 예약했을 때 현재와 같이 1년을 기다려서 3분 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중증 환자는 진료를 빨리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러한 의료 시스템은 의사 입장에서도 원하는 것입니다. 의사가 본인이 맡은 직역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가 의료 시스템에 대해 구상하면서 국민이 원하는 그리고 의사도 자긍심을 갖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서울대 비대위는 계속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심사평 심사를 하면서 놀랐습니다. 심사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글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고, 이렇게 깊이 고민하고 깊이 아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공모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가 아니신데도 의료 시스템 또는 건강보험의 수가 문제에 대해 전문가 수준에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시스템은 모르지만 환자로서의 또는 가족으로서의 경험담을 쓰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의사 출신이다 보니까 그러한 경험은 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일반 환자분들이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의사가 증원되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접하신 상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몇 시간 기다렸는데 실제 진료 시간은 3분에 지나지 않았고, 질문을 할 시간도 없었고, 불친절하고 설명도 부족했고, 입원했을 때 의료진을 밤새도록 불러도 오지 않아서 고통을 받았던 이야기들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의사들 수가 더 많아지면 이런 일들이 없어지지 않겠냐는 말씀이었습니다. 충분히 이해되고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의사들 입장에서는 의료수가 때문에 할 수 없이 3분에 한 명씩 진료를 봐야 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의료 시스템을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불만은 계속 많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심사한 글에서는 의사과학자에 대해 쓴 분이 아무도 안 계셨지만, 저는 심장을 연구했던 의사과학자 출신입니다. 병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임상 의사 분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시지만, 의사과학자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 의과대학에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이유가 바로 부족한 의사과학자를 많이 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다른 학부를 나온 사람들조차도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의사과학자 쪽으로 가지 않고 임상을 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결국은 다시 의과대학으로 돌아간 이유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의사과학자를 기르는 코스나 또는 대학을 만들고, 졸업해서 의사고시에 합격하면 의사 면허를 가질 수 있지만, 다른 일반 의대에서 추가로 인턴을 1년이나 2년 해야 진료 면허를 취득하게 한다면 의사과학자를 더 많이 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우리의 의료 시스템에는 풀어야 될 오래된 숙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수가를 현실화하고 법적인 것을 고치고 지방 공공의료에 많은 투자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읽었던 환자분들의 여러 가지 불만사항은 해결하기 힘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료의 시스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환자분들이 실제로 병원에서 겪는 여러 가지 괴로움, 고통, 이런 부분을 풀려면 의료인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심사평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발전적인 논의에 참여할 수 있어 참으로 의미 있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세대 의료를 위한 진심과 정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투고자 분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아 이제 익숙해져서 어쩌면 빛이 바랐을지도 모를 사명감이 되살아나기도 했습니다. 투고자 분들과 심사자 분들, 그리고 이 모든 자리를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의 의료에 대한 애정에 경의를 보내며, 짧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로, 저는 의사 출신의 국회의원으로서 의료계에 묻고 싶습니다. 저 또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진료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우리 의료계가 과연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제도적으로나 혹은 질병 하나하나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왔는가 하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도의 불통이 지속되어 왔다면 그것은 한쪽만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제도에 대해 얼마나 홍보해 왔고 지금의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에게 얼마나 알려왔는가, 그리고 진료실에서 과연 나 스스로가 환자였어도 만족할 만큼 설명이 잘되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점에서 저는 의료계가 스스로 반성하고 앞으로 개선할 방향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환자 여러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내용 중에는 주치의 제도에 대한 아쉬움과 제안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일했을 때 아이들의 보호자 분들께 항상 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단골 병원을 만드세요. 한번 진료를 본 뒤 하루 만에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다음 날 바로 다른 병원, 다른 약을 찾지 마시고 적어도 한 명의 의사에게 서너 번 이상 아이를 보여주세요. 처음에 만났을 때는 불충분해 보이는 진료였어도 그 의사가 내 아이를 여러 번 보고 내 아이를 잘 알게 될수록 110점, 120점의 진료가 될 것이다, 믿고 한 의사에게 여러 번 가보세요.” 즉, 단골 의사의 개념입니다. 사실 지금도 주치의 제도는 환자가 마음을 먹는다면 근처에 있는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통해 스스로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나의 단골 의사를 얼마나 신뢰하며 나의 몸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그에게 제공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국민 개개인이 한번 시도해 보시고 어떤 방향이 더 발전적일지 함께 고민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를 실제로 해내기 위해서는 ‘유인’이 필요합니다. 의료계는 지금의 수가 체계상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고 가급적 많은 검사를 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도나 질병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수록 의사 개인에게도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방향의 유인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여러 형태의 수가 정상화로 설정될 수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국민들이 보내주시는 신뢰, 즉 무형의 유인이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환자 입장에서도 단골 병원을 지정해서 다닐 때 일정 부분 금전적인 혹은 본인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피드백이 있다면 그 또한 유형·무형의 유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앞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도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는 공공의료라는 말은 많이 했지만 과연 공공의료 확립, 재정 투입, 그리고 공공의료를 누리게 될 대상자 규정에 있어 그 방향과 계획이 얼마나 분명했는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공공의료체계를 확립하고 의료의 공공성을 진정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어느 선까지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도 선명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의정 갈등은 어쩌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장 치명적이고 중요한 것은 환자-의사의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임상에 있었기 때문에 환자-의사의 관계 변화가 의료의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 관계가 높을 때는 결과도 반드시 좋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반목할 때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 결과가 좋기는 어렵습니다. 환자와 의사는 언제나 원팀입니다. 의료계도, 환자도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심사평 바쁜 일정으로 심사를 나누어 진행하기로 했으나 한 편 두 편 보다가 좋은 글이 많아서 대부분의 공모작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활동이 지금 이번 사태로 깨지고 있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첫 번째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모작 중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 많아서인지 정말 가슴 아픈 사연도 많았고,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 주신 글도 많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 공모의 주체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것을 응모하시는 분들이 좀 의식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료제도의 개선 방안을 제안한 공모작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환자의 편의성 측면에서 우리가 아주 크게 바꾸지 않아도 바로바로 환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제안해 주셨다는 점입니다. 제도는 있는데 시행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읽은 글 중에 굉장히 마음이 아팠던 사례는 부산에서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다니는 부모님 얘기였어요. 신생아 때부터 신장에 문제가 있어서 서울로, 서울대병원까지 와서 진단받고 계속 처치를 받는데 중환을 갖고 있으니까 커가면서 크고 작은 사건이 많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열이 나거나 눈병이 나거나 성장하면서 뭔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부산에 있는 종합병원을 가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등록된 환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처치를 안 하고 그냥 빨리 예약해서 가보시라는 얘기밖에 못 듣는다, 서울로 한번 가려면 아이뿐 아니라 장거리 이동을 위한 유모차에, 기저귀, 옷가지며, 짐 꾸러미 몇 개를 들고 왔다 갔다 했던 힘들고 서러운 경험을 쓰셨습니다. 수상작에서는 3차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나서 다니던 동네 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1년에 한 번씩 그동안의 경과를 보러 검사만 하러 간다는 사례가 있었는데, 사소한 문제에도 서울까지 가야 되는 고통을 굉장히 절절히 쓰셨더라고요. 지역의 병원과 중앙의 상급병원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들어서 앞으로는 환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도 그동안 소비자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들었지만 역시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국민들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서 의료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대표 심사평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의료 시스템 국민 참여 공모를 공동주최하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 60편의 공모작 중에서 9편의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그중에 세 분이 나와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 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움직였던 이유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기 때문이고, 당사자가 본인이 느꼈던 문제를 누구에게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 문제를 느꼈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것이다’라고 의견을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의정갈등이나 의료개혁도 처음부터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시작되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의정 간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소비자가 중심인 의료개혁으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서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환자와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정부, 의료계, 의료 소비자가 함께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전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포기하도록 주장하는 태도는 갈등을 더 증폭시킵니다. 이제는 확인된 입장과 주장을 토대로 쟁점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심에 놓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짧은 기간 내에 응모된 의견과 함께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의료 소비자를 위하는 내용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소비자는 의료 소비자의 권리만 주장하지 않고 의료 소비자가 감당해야 될 몫을 감당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의료 소비자를 양성하고 역량을 강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빠져 있습니다. 지역 의료 활성화, 일차의료 강화 등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의료 소비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의료 소비자를 위한, 의료 소비자와 함께하는 올바른 의료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의료개혁에서 이 내용이 빠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소비자와 함께 가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의료 소비자의 역량을 높이고 올바른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료개혁의 시작이고 의료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의료개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드리고 싶습니다. 방재승 전 위원장님께서는 한 인터뷰에서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의료 소비자를 우선시하고 환자를 우선시하고 국민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공감했습니다. 급할수록 차분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급할수록 차분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의료개혁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백년대계이지 않습니까? 백년지대계를 설계해야 하는 지금, 올해 입시요강을 급하게 추진하는 정부의 모습도 안타깝습니다. 우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중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사회적으로 부각된 이슈와 쟁점을 구분하고, 의사 증원은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의료 소비자의 불편과 관련된 의료개혁 과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 주셨지만 신뢰를 깨는 일,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호 신뢰와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의사 증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의료 소비자와 함께하기로 서울의대 비대위에서 첫 발을 내딛으셨으니 오늘 이 시간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의 큰 갈등이 좁혀지길 바랍니다. 우선 해결해야 될 문제와 같이 의대 증원 문제도 의제가 되길 바랍니다. 이런 과정이 우리사회를 회복시키는 의료개혁의 길이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 심사평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개선된 의료서비스의 모습’ 공모전 심사에 참여해 줄 것을 제안받고 저는 잠시 망설였었습니다.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서비스 개혁과 관련된 사안이 가진 무게에 비해 사회학자인 저의 지식은 너무 가볍기 때문에 맡은 바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할당된 원고 중 첫 번째 글을 읽은 바로 직후 저의 염려가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단지 같은 국민과 환자의 입장에서 수긍할 수 있는 글들에 공감하고, 응모자들이 생활세계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준 글 가운데 표현이 매끄러운 글 몇 편을 선택하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제가 심사한 글들 한 편 한 편이 감동적이지 않은 글이 없었습니다. 글을 읽을수록 이 작업은 더 이상 심사라기보다는 현장의 상황이 어떠하며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학습과 깨달음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의사와 관료, 그리고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 대해 충분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이 제안하는 지방 의료 인프라, 환자의 병원 및 의사 선택, 의료 산업의 미래 등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현재의 이 소란을 정리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심사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평창군 보건의료원 박건희 원장 심사평 보덴하이머와 신스키(Bodenheimer and Sinsky)는 보건의료 체계의 목표를 네 가지로 구분하여 제안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구집단의 건강 향상,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경험 향상, 보건의료 공급자의 일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보건의료 비용의 절감입니다. 2024년 상반기에 우리 사회는 보건의료 개혁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절박한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진행할 때, 우리는 개혁의 방향을 보건의료 체계가 지닌 한두 가지 측면(예를 들면, 비용 절감의 측면만 본다든지, 공급자의 직무 환경 측면만 본다든지, 환자의 편의 증진 측면만 본다든지 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목표를 두루 달성하는지와 관련해서 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국민과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진행한 공모전이 앞으로 의료개혁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잘 몰랐던 마음들, 공감이 가는 가슴 아픈 상황, 특히 이렇게 바뀌면 정말 좋겠다고 기대하는 제안이 모든 글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심사평을 읽고 계시는 독자 분들도 꼭 이 책에 실린 글을 모두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인구 고령화, 경제 저성장, 과학기술 발전 등 변화된 상황에 적합한 보건의료 체계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국민과 의료계, 정부, 그리고 다양한 당사자 사이의 협력적인 의사소통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보다 경청하는 것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의료 공급자들은 국민과 환자들의 마음과 목소리를 듣는 한 발자국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이 발자국이 국민-의료계-정부 간에 서로 경청하고 소통하는 긴 여정의 좋은 시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시민공청회 패널 좌장 홍윤철 교수 심사평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접수된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에 대한 시민 공모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글들을 통해 나의 생각이 정리되었다기보다는 국민과 환자의 눈에 비친 의사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면서 갇혀진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세례를 받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민과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나 역시 의사의 입장 또는 전문가의 시선이라는 미명에 갇혀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오늘날 의료 문제를 논의하는 데에는 보다 나은 대한민국의 의료서비스 체계를 만들려는 의도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불거진 다양한 의견과 이해의 충돌이 지금의 의료대란을 만들었다고도 생각합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듯이 정부와 의료계의 의견 차이가 주된 이유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라와 달라고 하고 의료계는 전문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서로 주장하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민 공모글을 읽으면서 의료계와 정부는 그동안 국민과 환자를 소외시키면서 또 의견도 제대로 묻지 않으면서 국민과 환자를 위하는 의료제도를 만들겠다고 싸우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들은 너무나 솔직하고 아프게 정곡을 찌르는 것 같았습니다. 글의 문체와 포장이 다소 서투른 부분도 있지만 그 진실한 메시지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는 글쓰기 수준도 대부분 아주 훌륭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표현력과 이해력이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시민 공모글을 보고 또 심사하면서 먼저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되도록 내버려두었나?” 혹은 “국민과 환자를 위한다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혹시 내가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지 않았나?”라고요. 그리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입장을 달리하는 의료계의 여러 직역과 정부가 한자리에 앉아서 우리나라 의료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진정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당신이 틀렸으니 당신이 고쳐야 돼”라는 것은 말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기준이 아니라 국민과 환자가 기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민 공모글을 통해 국민의 바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우리들, 그리고 국민의 복리를 위해 봉사한다는 정부는 이제 국민의 진정한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서둘러 만나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