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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소매치기범을 체포한 강현석 형사는 범인으로부터 훔친 지갑을 받아낸다. 그런데 경찰서로 찾아온 지갑의 주인이라는 사나이가 지갑을 빼앗기 위해 동료 신 형사를 공격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채 달아난다.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떨어뜨리고 간 지갑에서 발견된 고문서 한 장과 메모지. 거기에 적힌 주인공인 연세대의 서민영 교수를 찾아간 강 형사는 고문서의 정체를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인사동의 전각 전문가인 구 노인에게서 두 사람은 뜻밖에도 그 고문서가 세종대왕이 친필 문건이며 서민영 교수의 아버지인 서석중 교수가 평생 찾아헤맸던 <훈민정음> 원류본의 마지막 페이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 일에 커다란 음모가 얽혀 있다는 생각을 한 강 형사는 서 교수와 함께 일본으로 조사를 떠나고 고문서를 조사하던 구 노인은 암살자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다. 구 노인이 죽어가기 전 남겨 놓은 표시를 보고 <훈민정음> 원류본을 찾아냈던 서석중 교수의 마지막 유언장을 발견한다. 하지만 한글 창제의 비밀을 간직한 원류본의 행방을 밝혀줄 유언장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조합으로 이뤄진 암호문이었다. 한편 강 형사와 서 교수의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느낀 일본 우익의 수장 야마다는 강 형사를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덫을 준비하고, 우여곡절 끝에 암호문을 해석해낸 두 사람은 원류본의 존재를 밝혀내기 위해 문화재와 사적지들을 하나씩 조사하기 시작한다. 과연 원류본은 진짜 존재하는 것이며 그 안에는 한글의 비밀을 밝혀줄 단서가 들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일본의 우익은 왜 한글을 노리는 것일까? 4,000년 넘게 가려져 있던 역사의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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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과연 세종대왕이 만든 문자일까?
『훈민정음 암살사건』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소재는 ‘한글의 기원’과 관련된 것이다. 일부 음모론자들의 주장으로 알려진 고조선의 가림토문자 전승론(고조선 시대부터 존재한 가림토문자를 세종대왕이 정립시켜 한글로 완성했다는 주장)과 일본 우익에서 주장하고 있는 신대문자 도용론(한글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지닌 일본의 고대문자가 훈민정음 창제보다 앞선 시기에 존재했던 만큼 한글이 일본의 신대문자를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 너무도 흡사한 세 문자 사이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작가는 소설 속에서 가림토문자 전승론을 도입하여 한글은 4,000년이 넘는 유구한 문자이며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이 존재한다는 강변하고 있다. 세종대왕에 대한 폄하가 아니라 우리 문자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사실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과감히 시도된 이번 주제는 학계와 독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현지와 국내 유적지를 수없이 오가며 진행한 취재와 집필 김재희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동경, 오사카 등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청계천, 경복궁, 창덕궁, 신륵사, 세종대왕릉 등 수많은 장소를 직접 답사하고 여러 역사학자와의 인터뷰, 다양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 한 장소, 한 사건이 단순한 배경 장소나 소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이번 작품의 장점이라 하겠다. 작가는 벌써부터 두 번째 역사 미스터리에 도전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와 취재를 시작하였으며 한글 못지않은 민족의 위대함을 밝혀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훈민정음 원류본>의 위치를 암시하는 유언장 속 암호문. 기존의 암호문들이 숫자와 기호 위주로 시도되었던 것과 달리 『훈민정음 암살사건』에서는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암호를 선보이고 있다. 읽어내려가기도 힘들고, 도무지 무슨 뜻인지 추측하기도 힘든 네 줄의 문장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독자들과의 지적 대결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