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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평행선 / 12
창원 국민 학교 / 13
국민 체조 / 15
국민 교육 헌장 / 18
2학년 4반 겨울 풍경화 / 19
감밤밤대추감밤 / 20
고무줄 놀이 / 22
급식빵 / 24
불주사 / 25
수학여행 / 26
운동회 / 27
채변봉투 / 28
조폭 영화가 좋은 이유 / 29
엠보씽 / 31

2부

삼주 헹님 / 34
김동호 / 36
품일 장군 / 38
김정일 / 40
천기누설 / 42
북면 길 / 44
華嚴가는 똥구루마 / 46
설 / 48
김밥 / 50
달고나 / 52
오뎅 / 54
종말론 / 55
통도사 / 57
꽃잎 / 58

3부

창원 생각 / 60
그 / 61
오빠 생각 / 62
혈구지도 / 6월야억사제 / 65
버릇 / 66
세월 / 68
유추 / 69
엄나무 / 71
宗婦歌 / 73
전입신고 / 74
달항아리 / 75
이무열 / 76
아홉수 / 77

4부

思慕曲 / 80
먼지 / 81
누이의 봉창으로 흐르는 / 83
황산벌에 뜨는 별 / 85
오늘은 언제나 말세 / 87
膿者天下之大本 / 89
아리랑 別曲 / 91
새야새야 / 93
갑돌이와 갑순이 / 95
보리밭 / 97
시냇물 / 99
山臺놀이 / 100
오하온 / 102
허영자 / 103

■내 고향 창원

저자 소개 1

경남 창원 출생 ≪현대시≫(1991) 등단 시집 : 『창세기부터』, 『착각』 연구서 : 『체질시학』, 『체질과 욕망』, 『체질과 언어』 외 김동명 학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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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30쪽 | 123*190*20mm
ISBN13
9791124052310

책 속으로

평행선

촌시럽구로 국민 학교가 머꼬!
그런나?
하모, 우리는 54회 창원 초등 아이가!
나는 초등 학교 안 다녔는데?
아, 이 사람아 세월 따라 가야지!


창원 국민 학교

그렇게 지구가 도는 까닭

십리 산길 용강놈들
대를 잇는 심호흡에 해 뜨고
칙칙한 기차소리 역전 발통들
폭폭한 숨결에 해 졌느니
책 대신 흙 가방 도곗놈들
보릿물 화폭 보자기 소답놈들
딛고, 꺾은 풋내로 봄은 가고
갓 모르는 까꼴
동상동하 서상서하 중동북동 장돌뱅이들
삼삼오오 모여
잘라내다 실패한 달고나 바늘끝 너머로
가을 그리 영글었느니
천주산은 심
지구는 팽이
우리는 뱅뱅뱅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지금도 지구가 돌아가는 이유


삼주 헹님

정월 대보름 달이 하늘 한복판에 딱 오르모
우리는 우우 늑대로 변했삣다 아이가
달 꾸실러 묵는다꼬 불놀이하다가
지불놀이 깡통 씩씩 돌리다가
어느 순간부턴지는 잘 모르지만
한두 놈씩 여기저기 모이서 우루루
절로 우리는
황산대첩을 준비하고 있었는기라
짚단에 불 부쳐 횃불 만들고
참나무 몽딩이, 긴 창 짧은 칼 휘두르고
불화살까지 날리며
나당 연합군같은 북동 동상 동하 서상 시키들
막아내던 황산벌 용사였던 기라

안 죽는 줄 알기에 용감했지
천하 무적 삼주 헹님이 있어 더 그랬지
눈 부리부리, 흉터 얼굴
보기만 해도 나자빠지는데
용감하고 악착같고 싸움 욕 잘 하기는
아무도 따를 놈이 없어
평소에는 아무도 아는 체 안 하던 우리지만
그날만은, 헹님은 첨부터 광개토대왕이었지
그의 뒤를 따라 다니면 신바람이 났지
다친 아이 하나 없이 늘 그렇게 전쟁은 끝났지
다음날
몇 놈이 등굣길목에 떠억하니 서서
하나씩 불러다가 떡을 먹였지
몇 대 먹으면 일 년이 무사했어
그런데 삼주 행님은 한 번도 보이지 않았어
날렵해서 그 틈을 빠져 나갔거나
이 동네 아이들이 무서워서 숨은 기 아이라
다른 아~들 학교 가는 그 시간
나무 하로
산으로 갔기 때문인기라


달고나

오래비 잘못 만난 우리 혜경이
달고나 하다 들켜 벌을 선다
오데서!
이런 기나 해 묵고!
오래비 큰소리
하느님 말씀, 두팔 번쩍든다

경사진 교문길 내려오면
신작로까지 이어진 가게나
왼쪽 중동시장길 즐비한 노점상 앞
줄줄이 둘러 앉은 어린 조각가들
설탕 녹여 소다 섞어 몇 번 휘저은
그 길이 세상임을 모르고 익힌 사전학습

남들 앞에선 내숭떨다가
아무도 없다고 부랴부랴 서두르다
시커멓게 국자 태워 내버리고선
다른 사람들 다 해도
우리 식구들은 그라모 안덴다꼬
애꿎은 혜경이만 다그쳤던 그 오래비


창원 생각

지금 창원은
신창원이다
쫄티 패션 하나로
세상을 주름 잡은
그이처럼
이따금씩
폭력은 평화다
반만년 질서를
불도저 하나로 밀어버린
창창한 저 들판
창원은
신창원이다


그

그 막걸리 생각나 막걸리를 마신다
그 김치 생각나 한 입 덥석 넣는다
그 모습 생각나 게트림을 했다
그 풍경 생각나 먼 하늘을 바라본다
그 용지미 논둑에 함께 살던
그 여치며 메뚜기며 거머리며 물뱀까지
그 애반터 골짝을 같이 머물던
그 수박이며 참외며 오이들까지
그 논밭을 오가던 소와 염소똥까지
그 풍경이 생각나 먼 하늘을 본다
그 모습이 생각나 게트림한다
그 김치가 생각나 한 입에 넣는다
그 막걸리 생각나 고시레를 한다


황산벌에 뜨는 별

눈 감으면
폐부 깊숙한 곳에서
벼 베는 소리 들린다
싸각
싸각
밑둥지 잘린 우리 사랑이
그 추웠던 황산벌 바람 속에서
감지 못할 눈 허옇게 뜨고 간 하늘 바라
모로 눕는 소리가 들린다
꿀수록
자꾸만 깊어지는 꿈길 따라
그대 찾아 나서면
항상 간이역으로 지나쳤던 그대 찾아 나서면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 걸음뿐인 발자욱에서
피어 나는 어둠
그 어둠으로 용서해야 할 별빛에 취해
짜박
짜박
귀가하는 누이의
그림자


시인의 말
이 땅 어디든 비슷했던
그 시절
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시집을
병상에 누워 계신
어머니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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