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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오만
언제나 옳다는 권력에 대하여
이재호
리북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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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오만

우리는 어떻게 오만해지는가

오만에 대한 분노는 정당한가

누가 더 오만해지는가

오만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자신의 오만은 왜 보이지 않는가



2부 정치적 오만

정치는 어떻게 오만이 되는가

정치적 오만의 구조

닫힌 믿음의 함정

권력이 키우는 오만

‘우리’라는 오만



오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사명의 과잉

뻔뻔함

무모함

후견의 정치

내로남불

적대화



3부 맞서기

오만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역행의 힘

세 개의 균열

감시 민주주의



어떻게 맞설 것인가

세 개의 전장

시민의 준칙

우리의 힘



저자 소개 1

정치는 공동체의 진일보를 이끄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믿음으로 철학과 가치를 담은 정치, 기획과 대안이 있는 정치를 꿈꾸는 낙관적 현실주의자다. 현실의 조건을 직시하되, 그 너머를 향한 정치의 가능성을 사유하며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드는 노력에 참여해 왔다.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메시지 전략과 토론 기획을 맡아 일했으며, 정당의 정책실과 대표 비서실에서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했다. 현재는 인문사회과학 분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병식 평전》(풀빛, 2023), 옮긴 책으로는 《신앙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리북, 2016)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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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28*188*20mm
ISBN13
9788997496822

책 속으로

오만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것이 자라는 조건은 같지 않다. 사람도 환경을 선택하고 바꾸지만 환경도 사람을 바꾼다. 오만은 사람 안에서만 자라지 않는다. 누가 오만한가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그 사람을 더 오만하게 만드는가 이다.
--- p.35

정치 과정 전반에 스며든 오만은 개인의 태도를 넘어 하나의 통치 방식이 된다.
--- p.51

정치적 오만을 권력자에게서만 찾는 것은 절반의 진단이다. 그 사람의 확신을 정당화했던 ‘우리’를 보아야 한다. 집단의 오만은 ‘우리는 틀릴 수 없다’는 믿음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이 복수형의 무오류성이다
--- p.82

시민 역시 이 서사에 깊이 빠져들수록 자신의 자기통치 권리를 지도자의 사명에 맡길 위험이 커진다. 역사의 편에 선다는 확신, 위대한 과업을 함께 수행한다는 감각으로 기꺼이 권리를 포기한다. 정치적 지지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는 가끔 이 권리 포기를 정치적 승리로 여기기도 한다.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헌납된다.
--- p.94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너무 통속적이어서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개념으로 쓰기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념의 가치는 이름의 출처보다 무엇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에 달려 있다. 내로남불의 힘은 오히려 그 대중성에 있다. 복잡한 정치 현상을 네 글자로 압축하면서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할 기준이 내 편과 상대편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을 직관적으로 포착한다.
--- p.135

정치에서 오만을 읽어 내는 일은 권력자의 인격을 심판하거나 숨은 의도를 추적하는 일이 아니다. 그가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를 가리는 일도 아니다. 그의 확신이 권력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확신이 민주주의의 규범과 제도를 어떻게 뒤틀고 있는지를 보는 일이다. 정치적 오만은 선의의 가면을 쓸 수 있고, 민주주의의 언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법과 절차를 통하여 자신을 정당화할 수도 있으며, 법과 절차를 통해 관철될 수도 있다.
--- p.149

오만은 멀리 있는 권력자의 병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있는 가능성이고, 권력은 그것을 키우는 가장 비옥한 환경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권력을 감시하는 제도인 동시에 우리 자신의 오만을 경계하는 태도여야 한다.
--- p.202

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오만한 권력에 분노하는가
언제나 옳다는 권력은 왜 위험한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으로 오만을 보다


우리는 정치인에게 자주 ‘오만하다’고 말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비판에 귀를 닫고 자기 생각만 밀어붙일 때다. 때로는 표정과 말투에서도 오만을 읽는다. 그러나 오만은 지나친 자신감이나 겸손하지 않은 태도, 타인을 무시하는 성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정치적 오만》은 오만을 정치인의 성격이 아니라 권력의 행태이자 통치 방식으로 바라본다. 권력은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는가. 다른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자신의 결정도 검증받는가. 실패를 인정하고 수정하는가. 자신에게도 상대와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가. 이 질문들을 따라가면 오만은 막연한 인상을 넘어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읽는 기준이 된다.

권력은 어떻게 오만해지는가

정치적 오만은 거만한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판단과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그 판단을 검증과 수정에서 제외한 채 권력으로 관철하는 데서 시작된다.

문제는 권력이 오만을 키우기 쉬운 환경이라는 데 있다. 권력자 주변에는 동의가 늘고 반대가 줄어들기 쉽다. 자신의 결정이 반복해서 현실이 되는 경험은 판단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고, 비판과 반론뿐만 아니라 스스로 수정할 기회마저 줄인다. 오만한 사람이 권력을 잡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권력 자체가 사람을 오만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이 정치적 오만을 읽는 중요한 기준으로 ‘수정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유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사실과 비판 앞에서 판단을 고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확신하는가가 아니라 그 믿음을 수정할 수 있는가이다.

사명, 결단, 정의의 이름으로 찾아오는 오만

정치적 오만은 언제나 거만한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을 때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 시민을 위한 개혁, 역사적 소명에 대한 확신이 권력의 자기검증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정치적 오만》은 이를 사명의 과잉, 뻔뻔함, 무모함, 후견의 정치, 내로남불, 적대화라는 여섯 얼굴로 살펴본다. 자신의 역할에 특별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잘못이 드러나도 책임을 피한다. 경계를 넘는 일을 결단으로 여기고, 시민을 동등한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 가르치고 선도할 대상으로 본다. 자신에게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마침내 정치적 경쟁자의 정당성까지 부정한다.

이 행태들의 핵심은 하나다. 자신의 판단을 검증과 수정에서 제외하고 권력으로 관철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내면보다 권력의 행동이다. 반대와 비판을 어떻게 대하고, 자신의 결정도 검증하며,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는지를 보아야 한다.

선의도 오만을 막아 주지 않는다. 자신이 정의를 실현하고 시민을 위한다고 믿는 권력도 오만해질 수 있다. 확신이 강할수록 검증과 반론, 견제와 수정의 통로는 더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쇠퇴가 언제나 극적인 모습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선거도 계속되고 헌법도 그대로이며, 국회와 법원, 언론도 존재할 수 있다. 단지 제도가 존재한다고 해서 언제나 제대로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오만》은 민주주의에 생기는 세 개의 균열을 짚는다. 민주주의의 전제가 허물어지고, 제도가 포획되거나 무력화되며, 공론장이 위축된다. 이 균열들은 민주주의가 자신의 잘못을 발견하고 고치는 ‘자기교정 능력’을 약화시킨다.

선거와 정치적 경쟁, 권력분립과 사법심사, 언론과 공론장, 시민사회의 감시와 저항은 모두 자기교정의 장치다. 그 바탕에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누구도 언제나 옳지 않으며, 어떤 권력도 자신의 옳음을 스스로 확정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권력의 잘못을 발견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말한다. “오만의 반대말은 겸손함이라기보다 ‘고칠 수 있음’이다.”

왜 ‘우리’의 오만에는 관대한가

여기서 시선은 권력자에게서 우리 자신으로 돌아온다. 상대의 오만에는 민감하면서도 우리 편의 오만에는 관대해지기 쉽다. 상대의 잘못은 집단의 본질로, 우리 편의 잘못은 예외적인 실수로 받아들인다. 집단 속에서는 서로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서로의 확신을 보증한다. 책의 표현대로 “집단은 오류를 나누어 줄이는 대신 확신을 곱하여 키우기도 한다.”

오만을 권력자에게서만 찾는 것은 절반의 진단이다. 오만한 권력을 만드는 것은 오만한 권력자만이 아니다. ‘우리만 옳다’고 믿는 집단도 그 권력을 만든다. 그래서 상대의 오만을 비판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오만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확하게 묻는 시민’에게서 시작된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영웅적 행동보다 일상의 능력에 주목한다. 비판적 사고, 메타인지, 정치 디톡스, 연민, 절제, 지적 겸손이다.

비판적 사고는 근거를 묻고 다른 설명의 가능성을 살피는 능력이다. 메타인지는 그 질문을 자신에게 돌려 자신의 확신과 판단을 점검하는 힘이다. 《정치적 오만》은 이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오만한 권력이 가장 불편해하는 시민은 분노하는 시민이 아니라 정확하게 묻는 시민이다.”

정치적 오만에 맞서는 일은 권력자에게 겸손을 요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잘못을 발견하고 수정할 제도와 다른 목소리가 말할 공론장을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오만을 의심하는 일이다.

오만은 권력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가능성이며, 권력은 그것을 키우는 비옥한 환경이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감시하는 제도인 동시에 우리 자신의 오만을 경계하는 태도다. 권력의 오만을 바로잡는 민주주의는 자신의 판단을 고칠 수 있는 시민에게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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