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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땅과 바다
Ⅱ. 역사와 제국 Ⅲ. 사회와 제도 Ⅳ. 사람과 기억 Ⅴ. 맛과 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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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리아나제도는 14개의 섬으로 길게 늘어선 군도다. 외부 세상과는 사이판의 공항으로 묶여 있지만, 다른 섬으로 이동하려면 다시 경비행기나 보트를 타야 한다. 물 위에 점처럼 떠 있는 섬들 사이를 건너면 비로소 ‘군도’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이판은 흔히 괌과 함께 언급되지만, 괌은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하지 않는다. 로타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별도의 미국 영토다. 정치적 경계는 이렇게 명확하지만, 지질학적 경계는 전혀 다르다. 이 섬들은 사실 해저산맥의 꼭대기다.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는 해수면 아래 약 10,984m인데 사이판 최고점인 타포차우산이 473m 남짓임을 생각하면, 북마리아나제도는 바다 위의 섬이 아니라, 심해 위에 얹힌 얇은 지각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곳은 종종 “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이라 불린다. 서울에서 약 3,100km, 도쿄에서 약 2,300km. 반면 로스앤젤레스까지는 9,000km가 넘는다. 지리적으로는 아시아권에 가깝지만, 정치적으로는 분명 미국이다. 1521년 3월 6일, 마젤란 함대가 이 군도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을 “라드로네스 제도”, 즉 ‘도둑의 섬’이라 불렀다. 이 명명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다. 세계관의 충돌이었다. 차모로 사회는 공동체적 분배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항해용 소형 선박이나 도구는 공유 자산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유 재산을 절대시하던 유럽인의 눈에는 그것이 약탈로 보였다. 마젤란은 분노했고, 공격했고, 이름을 남겼다. 발견은 “내가 보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 선언은 종종 총포와 함께 도착한다. 마젤란은 이 땅을 ‘발견’했지만, 이 땅의 사람들은 이미 수천 년 동안 별을 읽으며 항해해 왔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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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리아나제도 100가지 진실: 천국 옆 원자폭탄》은 우리가 휴양지로만 알고 있던 북마리아나제도의 익숙한 표면을 걷어내고, 그 아래 축적된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사이판의 바다와 티니안의 들판, 로타의 바람을 따라 차모로와 카롤리니안의 삶, 스페인·독일·일본·미국으로 이어진 통치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과 원자폭탄,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흔적을 살펴본다. 작은 섬들이 세계사의 중요한 교차점이었음을 보여주며, 오늘날 다시 국제질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태평양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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