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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어양추
해제_갈립방, "운어양추" 운어양추 서문 운어양추 서문 운어양추 자서 운어양추 권1 운어양추 권2 운어양추 권3 운어양추 권4 운어양추 권5 운어양추 권6 운어양추 권7 운어양추 권8 운어양추 권9 운어양추 권10 운어양추 권11 운어양추 권12 운어양추 권13 운어양추 권14 운어양추 권15 운어양추 권16 운어양추 권17 운어양추 권18 운어양추 권19 운어양추 권20 인명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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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시화 총서
시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시대의 사람들이 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고, 아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진사시 급제자에게 언제나 문희연(과거 급제자가 베푸는 자축연)과 함께 시를 지어 하사했다는 송나라 태종의 이야기, 좋은 시구 하나 때문에 삼촌에게 압살당한 유희이의 이야기, 글자 하나를 두고도 여러 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시인들의 이야기 등 시 때문에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구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얻어 원래 시인의 손에서 탄생될 때보다 더 큰 의미와 세계를 갖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가 황금기를 누릴 때는 시에 대한 이야기도 덩달아 풍성해지는데, 고대 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하나의 갈래를 이루기까지 했다. 이 ‘시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현대에는 다소 낯설어진 ‘시화(詩話)’이다. ‘시화’는 말하자면 ‘시 비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현재 흔히 접하는 비평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비평이 진지하고 학술적인 성격을 띠는 데 비해 시화는 자유로운 수필체로 시인과 시의 창작에 관한 자잘하고 숨겨진 일화들을 써내려간다. 어떨 때는 과일이나 생선 같은 지방 특산물의 맛과 이름을 논할 때도 있고, 허무맹랑한 귀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우스갯소리 같기만 한 이야기도 가끔 눈에 띈다. 시화의 개별적 작품으로는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로"나 이규보의 "백운소설" 등이 있다. 이는 당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넓은 의미의 시화는 그 기원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있어왔지만 본격적 시작은 구양수의 "육일시화"이다. "육일시화"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시화를 써냈는데, 이 시화들 중 중국의 대표적인 시화들을 모아놓은 총서가 바로 "역대시화"(소명출판, 2013)이다. 가장 믿을 만한 시화의 집대성 "역대시화"는 양나라의 "시품"에서부터 명나라의 "이백재시화"까지 중국의 시화 27종을 모아놓은 총서이다. 그러나 이 책의 시화들은 단순히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편자인 하문환이 철저하고 엄정한 기준을 가지고 선별한 것이다. 시화를 선별한 기준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선현의 시화 중에서도 논의가 정확하고 문장이 스스로 이룩한 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단순히 옛사람들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뜻을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하문환은 각 시화의 수많은 판본들을 일일이 고증하여 가장 믿을 만한 것을 선정하였고, 다른 대부분의 책들이 원작을 축약해 실었던 것과 달리 최대한 원작을 그대로 실었다. 때문에 "역대시화"는 아직까지도 수록된 개별 시화들의 가장 믿을 만한 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역대시화"는 시화의 다채로운 면모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화의 특징은 표현 방식이 자유롭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구양수는 "육일시화"에서 처음으로 ‘시화’라는 이름을 썼을 뿐더러 이 책의 자서(自序)에서 “내가 여음에 있을 때 한담의 자료로 모았다”고 하여 시화의 수필적 성격까지 규정하였다. 구양수가 "육일시화"에서 보여준 수필체의 표현 방식은 그 이후로 쭉 이어져 시화의 특징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수필체가 시화 표현 방식의 전부는 아니다. 중국 문예사 최초의 시 비평 저작으로 역대 시인 120여 명을 상, 중, 하 3품으로 나누어 평론한 양나라 종영의 "시품", 다양한 중국시의 풍격과 분위기를 체계적으로 분류?설명한 당나라 교연의 "시식"과 사공도의 "이십사시품"은 전문 시론집이면서 시화의 원류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시화 자체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시 창작, 시 평론 담론이 한층 첨예해져, 시 쓰기를 참선에 비유한 남송 엄우의 "창랑시화"처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이론을 전개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시화의 비체계적이고 비전문적인 형식은 지금의 시 비평과는 또 다른 의미와 기능이 있다. 시인과 시, 나아가 문단에 얽힌 일화의 기록은 각 시대의 시 창작을 낳은 사회문화적 풍토를 알게 해주고 방언, 화초, 경물, 서화, 골동품 등에 관한 서술도 일종의 풍속학적 의미를 갖는다. 물론 시화 본연의 내용인 시 비평의 존재와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북송 강기의 "백석도인시설"은 “일가(一家)의 말에는 저절로 일가의 풍미가 있다”고 하여 시인의 독창성과 개성을 강조하고 인습과 모방을 반대했으며, 남송 갈립방의 "운어양추"는 시적 표현이 사물의 단순한 묘사에서 벗어나 상상, 과장을 허용함으로써 ‘형사(形似)’보다는 ‘신사(神似)’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명나라 서정경의 "담예록"은 “내용을 통해 형식을 여는 것”이 좋은 시라고 하여 기교 위주의 시풍을 경계하였다. 역대시화는 이러한 시화들은 물론이고 이 외에도 "전당시화", "이로당시화", "육일시화" 등 각양각색의 시화들을 모아놓아 그 다기(多岐)함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시화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시를 읽는 새로운 방법 "역대시화"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제대로 번역이 되어 있지 않았다. 생략이 많고 상징성과 함축성이 강한 ‘시화’의 문장들을 이해하고 번역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대시화"의 시화들은 주해서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역자는 이 "역대시화"를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홀로 번역하였다. 원서가 워낙 번역하기 난해한 책인데다, 분량마저 방대하여 단독으로 번역하기는 힘든 책이지만 그럼에도 역자가 이 책을 혼자서 번역한 것은 책의 완성도를 위해서이다. 삽입된 시들이 많은 "역대시화" 같은 문학 관련 고전은 한 사람이 번역하는 것이 문체의 통일 등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자는 힘든 번역 작업에 이어 각 시화마다 꼼꼼한 해제를 덧붙여 시화의 저자와 시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새로운 고전의 번역이 때때로 그 한 권의 번역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학문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완역된 "역대시화"는 한국의 학자들에게 학문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화를 통해 이야기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시를 느껴보는 것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그냥 시만을 읽을 때는 알 수 없었던 시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