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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귀향
2부 파헤침 3부 놓아줌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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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진 찍자. 사진관 가가. 셋이서.”
“갑자기 먼 사진.” “남기야지.” 지우는 젖은 머리 사이로 웃었다. “여름은 가잖아.” --- p.54 물이 빠지는 중이었다. 방파제 아래로 젖은 갯바위가 검게 드러났고,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물 빠지는 소리가 났다. 쏴아, 갔다가, 사이를 두고, 다시 쏴아. 나는 걷다가 그 사이 쪽으로 자꾸 귀가 쏠렸다. 소리 말고 소리 사이의 빈 데. 어디서 아주 오래 들어 본 것 같은 빈 데였다. --- p.13 “손이구나, 우리는.” 머리는 서로 의심하고, 손은 서로 알고. --- p.136 어떤 것들은 그렇게 간다. 이유를 두고 가지 않는다. 두고 가지 않는 것이 야박해서가 아니라, 두고 갈 이유라는 것이 애초에 그런 모양이 아니어서. --- p.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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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은 머리보다 몸에 오래 남는다. 물이 빠진 자리에서 갯바위가 드러나듯, 잊었다고 믿었던 여름도 어느 날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은 가잖아》는 스무 해 전 사라진 친구와 그날의 기억을 잃은 채 살아온 서연이 고향으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고향에 돌아온 뒤 서연의 기억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물때 냄새, 파도 사이의 정적, 오래된 사진과 멈춘 일기.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씩 나란히 놓으며 서연은 오래 잠겨 있던 여름밤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소설이 바라보는 것은 사라진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이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지 못한 사람, 같은 마을에 남아 기다린 사람, 매일 방파제에 나가 바다를 바라본 사람. 한 사람의 부재는 끝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서린은 슬픔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낡은 사진, 몽돌 세 개, 고무줄을 감은 김치통, 조석표 같은 사물과 생활 속에 마음을 남긴다. 그리고 그 곁에는 김치를 건네고, 처마를 고치고, 말없이 기다리는 조용한 사랑이 있다. 어떤 질문은 끝내 답을 얻지 못하고, 어떤 슬픔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은 다시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누군가의 곁에 앉으며 살아간다. 여름은 간다. 그리고 다음 여름은 다시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