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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여름 햇빛, 그리고 소나기 下
장마 후, 날빛 새어 드는 숲 가을비, 그리고 황금빛 결실 나뭇잎이 물드는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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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릴의 에메랄드빛 눈동자에 푸릇한 기운이 감돌았다. 머뭇거리던 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들고, 아스릴이 막 숲의 언어를 읊조려 윰을 행사하려던 그때,
검은 섬광이 눈앞을 갈랐다. 검은 빛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으니, 실제로는 암흑처럼 새카만 실선이 공중에 그어진 것이다. 시야가 핏빛으로 붉게 번지며 뜨끈한 액체가 사방으로 튀었다. 불쾌한 피비린내가 훅 끼쳐 온다. 아스릴은 정신이 멍해졌다. “제가 늦었습니다.” 나직하게 울리는 그 익숙한 음성. 펄럭이는 검은 망토, 눈에 익은 뒷모습. 가슴에, 심장에, 아니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그의 등장에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전신이 반응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세차게 뛰는 고동이 온몸을 뜨겁게 만들었다. 피가 빠르게 돌아 머리가 찌릿했다. 단 일 검에 적들을 도륙 낸 그는 안심시키듯 느릿한 동작으로 아스릴을 향해 돌아섰다. 아무리 봐도 정의의 기사라기보단, 잔혹 무도한 사신 같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