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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Prelude 맑은 하늘에 부는 새바람 에메랄드빛 봄 무도회 비바람이 지나고 나면 반짝이는 여름 햇빛, 그리고 소나기 上 2권 반짝이는 여름 햇빛, 그리고 소나기 下 장마 후, 날빛 새어 드는 숲 가을비, 그리고 황금빛 결실 나뭇잎이 물드는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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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우린…… 친구잖아요.” 그 자신의 말이 그처럼 자신 없고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분명, 그렇게 되고 싶어 했었는데 그것을 원했다는 사실조차도 희미하게 느껴졌다. 내가 진정으로 그와 친구가 되길 원했나? 실은 내가 원한 건…… 전율과 같은 깨달음이 스쳤다. 그와 동시에 로슈아에게서 대답이 떨어졌다. “저는 레이디 아스릴을 단 한 순간도 친구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가 그토록 확고하고 냉정하게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당신께서 꺼리신 그 오해가, 제게는 상관없습니다.” 로슈아는 그 말을 끝으로 마차에 올라탔다. 따각따각 울리는 규칙적인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아스릴은 마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열이 오른 머리는 몽롱했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거세게 박동하고 있었다. 뜀박질하는 심장 소리에 고막이 울렸다. 마치 아스릴을 거부하는 것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아스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것은 환희였다. 아스릴은, 숨길 수 없이 기뻤다. 서운했던 마음이 날아가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리나가 차갑고 엄숙한 얼굴로 아스릴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2권 아스릴의 에메랄드빛 눈동자에 푸릇한 기운이 감돌았다. 머뭇거리던 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들고, 아스릴이 막 숲의 언어를 읊조려 윰을 행사하려던 그때, 검은 섬광이 눈앞을 갈랐다. 검은 빛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으니, 실제로는 암흑처럼 새카만 실선이 공중에 그어진 것이다. 시야가 핏빛으로 붉게 번지며 뜨끈한 액체가 사방으로 튀었다. 불쾌한 피비린내가 훅 끼쳐 온다. 아스릴은 정신이 멍해졌다. “제가 늦었습니다.” 나직하게 울리는 그 익숙한 음성. 펄럭이는 검은 망토, 눈에 익은 뒷모습. 가슴에, 심장에, 아니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그의 등장에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전신이 반응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세차게 뛰는 고동이 온몸을 뜨겁게 만들었다. 피가 빠르게 돌아 머리가 찌릿했다. 단 일 검에 적들을 도륙 낸 그는 안심시키듯 느릿한 동작으로 아스릴을 향해 돌아섰다. 아무리 봐도 정의의 기사라기보단, 잔혹 무도한 사신 같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