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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긴이의 말 | 슬픔은 나를 정화시키고 나를 떨쳐 일어나게 한다
1 평범한 가정의 아이 2 할아버지가 큰 화를 불러오다 3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다 4 난징에서 공부하다 5 홍문학원에서 6 의학도의 꿈 7 <신생> 8 신해혁명을 즈음하여 9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10 쇠로 된 집을 부수어라 11 아Q 12 창을 쥐고 외로이 방황하다 13 학생운동과 사랑 14 가장 어두컴컴한 하루 15 2년 계획 16 피! 17 봉건의 찌꺼기 18 타락한 문인 19 나는 지금 좌익작가연맹의 한 사람이외다 20 다섯 차례의 베이징 연설 21 살면서 자신을 알아주는 벗 하나를 얻는다면 더 무엇을 바라리오 22 또다시 인민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나이 23 가로 서기 24 민족혼 | 작가의 말 | 사진으로 보는 루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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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자료로 보는 루쉰의 생애
동양권에서 세계문단의 명성을 얻고 명작의 대열에 낀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게 『아Q정전阿Q正傳』으로 유명한 루쉰은 그 많지 않은 작가 중의 한 명으로 뛰어난 문학가이자, 위대한 사상가, 교육자로서도 명성이 높다. 루쉰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엽의 격동기를 온 몸으로 살다간 고뇌의 중국인 지성을 대표한다. 구질서가 붕괴하고 새로운 문화가 뿌리를 내리는 역사적인 과도기에 그는 문학혁명을 주도하며 조국의 근대화에 앞장섰던 시대의 선각자였다. 루쉰은 중국의 문학가이자 혁명가로, 중국과 중국인을 계몽하기 위해 문학을 택하였다. 1918년 중국 최초의 신소설 『광인일기狂人日記』를 루쉰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여 문학혁명을 더욱 촉진시켰던 그는 1921년에는 중국민의 근성을 파헤친 『아Q정전』을 발표, 중국의 걸작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루쉰(魯迅, 1881~1936)은 몰락해가는 봉건 사대부 가문의 맏아들로 태어나 의사의 길을 가고자 일본 유학을 떠났으나,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침탈받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과감히 의사의 길을 포기하였다. 이후 그는 문학으로 중국의 정신을 계몽하고자 했다. 민족적 자존심과 중국 현실에 대한 타협 없는 비판정신, 이것이 곧 루쉰의 문학정신이었다. 루쉰은 소설과 병행하여 평론성 짧은 수필을 계속 집필했다. 그 중에는 날카로운 풍자와 격렬한 공격을 통해 전근대적인 병든 사회의 여러 가지 측면을 파헤친 것이 많았다. 그는 새로운 길을 찾아 현실의 보수적 습속을 통렬하게 비판·공격한 것이다. 이러한 수필을 그는 ‘비수’ 혹은 ‘투창’에 비유하였다. 그리하여 마오쩌둥은 “그는 중국 문화혁명의 주장主將으로 위대한 문학가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 혁명가이기도 했다.”라고 칭송했고, 그가 죽은 후 그의 관에는 항일 7군자의 한 사람인 선쥔루沈釘割가 단청한 필체로 ‘민족혼’이라 쓴 명정鎔句이 덮였다. 이 책은 그런 루쉰의 삶을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사진과 수많은 자료를 근거로 매우 객관적이며 사실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루쉰은 혁명가이기 이전에 기울어가는 조국의 운명에 안타까워하는 한 사람이었고 작가는 그런 루쉰의 삶의 흔적을 차분하게 되짚어보고 있다. 무엇보다 180여 컷의 풍부한 사진 자료는 당시의 시대상과 루쉰의 행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지 위대한 혁명가, 위대한 문학가로서가 아니라 고뇌하고 갈등하는 한 인간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갔던 그의 모습이 켜켜이 묻어나는 이 책에서 어쩌면 ‘아Q’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고전문학비평을 전공하는 내게 3천 년 동안의 중국문학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빼어난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누구를 꼽아야 마땅한가. 3천 년 중국문학사에는 인류 정신문명의 진보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가들은 빼곡하다. 나는 이들 가운데에서 루쉰을 으뜸으로 쳐야 한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버금으로 놓기엔 무척이나 아쉬운 작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3천 년 중국문학사에서 루쉰이 나오기 이전에 스스로의 내면세계를 이토록 심각하게 다룬 작가는 일찍이 없었다. 그의 대표작은 당연히 『아Q정전』이다. 아Q는 루쉰이 발견해낸 근대 중국인의 모습이다. 루쉰은 아Q의 모습에서 중국인 전체의 자아를 찾으려고 했다. 아Q는 더럽고 비열하고 치사하다. 따라서 그가 찾아낸 중국인의 자아는 뒤틀리고 기형적이다. 그러나 아Q의 모습이 단지 중국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아Q는 바로 한국인의 모습이기도 하고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더럽고 비열하고 치사한 아Q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의 온 몸에는 전율이 흐른다. 그러기에 로맹 롤랑은 “이 이야기의 현실주의는 언뜻 보면 너무 담담하여 이상할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당신은 곧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안에 아주 날카로운 유머가 담겨 있다는 점을. 다 읽고 난 뒤에, 당신은 이 불쌍하고도 우스꽝스런 녀석이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뱅글뱅글 맴돌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이 이미 그에게 빠져 그와 헤어지기 아쉬워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놀랄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어리석은 아Q의 비극적 종말 앞에서 우리는 가슴이 저미도록 슬프다. 이러한 슬픔은 나를 정화시키고 나를 떨쳐 일어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아Q정전』이 갖는 힘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루쉰의 위대함이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