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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횟수만큼 5
닫는 글 217 |
빈종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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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언젠가부터 세상은 조용해졌다.
사회의 공기가 이처럼 무겁게 가라앉은 것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RDS-33이 세상을 휩쓸고 지나간 뒤부터였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심박수의 총량이 정해져 있으며,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할수록 남은 삶도 줄어든다는 말을 믿기 시작했다. 정확히 얼마나 남았는지는 누구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의심보다 더 큰 공포를 만들어 냈다. --- p.7~8 “음, 사랑은 운명이라기보다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두 분이 찰나의 만남을 지나치지 않고 서로를 선택하신 것처럼요.” “사랑이라는 걸 유지하려면 결국 선택하고 계속 책임을 지는 것밖에 안 남는다고 봐요. 둘 중 누구 하나라도 선택에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사랑의 유효 기간이 끝나는 셈이겠죠.” --- p.35 “내 후배라 역시 달라. 채은아, 잘 들었지? 난 널 끝까지 책임질 거야. 걱정하지 마. 네가 변하지 않는다면 나도 변하지 않아.” “응, 알았어! 좋아, 좋아!” 네가 변하지 않는다면. 네가 변하지 않는다면…. 지훈은 현수가 말한 그 짧은 조건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 p.36 채은은 문득 현수의 무심함이 못내 거슬렸다. 그때, 현수의 스마트워치가 진동했다. 채은은 현수의 팔에 감긴 스마트워치에 시선이 갔다. 연동된 자신의 심박수 그래프가 110 bpm과 120 bpm 사이를 불규칙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채은은 자신의 심박수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해야 할 말을 담아 두지는 못했다. --- p.105 채은은 현수가 사랑하는 방식을 의심했을 뿐, 그 마음 자체가 거짓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 p.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