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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오타쿠 겸 7년 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소얼 저
세나북스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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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_말할 수는 없지만 / 4

Part 1 성인물만 번역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오늘도 성인물을 번역 중입니다 / 14
덕질도 가끔은 도움이 된다 / 20
전 번역가지 야한 책 마니아가 아니에요 / 24

Part 2 번역가는 번역가인데

새로운 장르가 온다 / 32
그런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나요? / 35
멀쩡한 이름을 대지 못하고 / 39
대체 제목이 왜 이렇죠? - 제목 번역 에피소드 / 42
작가님? 작가님! - 일본 작가님과의 에피소드 / 46
번역한 게 어디 갔지? - 수위 조절과 심의 / 53

Part 3 우리 번역 이야기를 해볼까요?

번역가로 살고 싶어요 / 60
산업 번역가를 병행한다는 것 / 65
심심할 때 나는 구인 공고를 봐 / 73
현업 번역가가 알려드립니다 / 77

Part 4 성인물 번역가의 일상

혹시 제가 지옥에 와 있나요? / 92
저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 96
당신, 거기 있었군요 / 98
작가 일을 해보라고요? / 103
거절할 수 있을까요? / 107
나에게는 소중한 일이에요 / 110

Part 5 독자 질문 코너 - 성인물 번역, 그것이 알고 싶다 / 116

에필로그_번역하고 있어요 / 129

부록_성인물 번역 시 자주 쓰는 단어와 표현 / 132

저자 소개 1

저소얼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최애 게임을 하려고 일본어를 죽어라 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일본어 번역가가 되어 있었던 장르물을 좋아하는 오타쿠 겸 번역가. 책이 좋아서, 글쓰기가 좋아서, 이야기가 좋아서 번역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나는 남들보다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일 뿐이라고 자부하는 인생을 살았을 뿐인데, 어느 날 보니 위험한 19금 도서들과 동거 중이었다. 소얼이라는 필명으로 성인물을 번역하고 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soall416 이메일 soall125@naver.com 트위터 @soAll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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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86g | 128*188*20mm
ISBN13
9791198252302

책 속으로

‘너의 재능을 따라가면 성공은 뒤따라올 것이다’
성인물 번역에 재능이란 게 있을까? 모르겠다. 내가 성공한 번역가일까? 그것 역시 모르겠다. 다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오늘도 부지런히 핑크빛 길로 척척 나아가고 있다. 뒤에 성공이 조심스레 따라오고 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 p.6

사실 성인물을 번역하면서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7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도저히 수위를 감당할 수 없는 작품을 맡아본 적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뭘 번역하는지 말할 수 없어서 애써 둘러댔던 적도 여러 번이다. 참고로 그 경험이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 p.17

원래 장르문학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오타쿠이던 나는 좋아하는 캐릭터의 말을 알아들을 정도로 일본어 실력이 늘어 그때 이미 JLPT 1급을 가진 상태였다. 하지만 일본어 전공자가 아닌 데다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 번역가란 직업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정말 동경하던 직업인 번역가를 좋아하는 TL 소설과 함께할 수 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참 고민했지만 합격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무작정 지원부터 했고 세 곳 중 두 곳에 합격했다.
--- p.21

만화 번역은 TL 만화나 BL 만화를 많이 작업하고 일반 소년만화나 순정 만화 같은 것도 작업한다. 매달 10권은 넘게 작업 중인데 아쉽게도 거래처가 전자책만 전문으로 출판하는 곳이 꽤 많다. 왜 아쉽냐면 전자책만 출판하는 곳은 번역가의 이름을 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에는 꾸준히 내가 이런 작품을 번역했다고 올리고 있지만 그냥 봐서는 내가 번역했다는 티가 잘 나지 않는다.
--- p.36

작가님들께 트위터를 통해 종종 생일 축하를 드리거나 번역가임을 알리지 않고 감상을 보내는 정도인데 그때마다 반갑게 받아주시면 괜히 기쁘다. 비록 사는 나라는 다르지만 한 하늘 아래 언어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번역가 이전에 독자로서도 기쁘다.
--- p.51

2017년에 일본 워킹홀리데이가 끝난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일본에서 하던 번역 일에 매진했다. 번역 경력이 3년 차에 접어들던 당시 나와 계약한 출판사는 두 곳이었다. 그러나 TL 소설 붐이 끝나고 출판사가 더는 TL 소설을 발간하지 않으면서 한 곳과는 인연이 끝났다. 거래처가 두 곳일 때와 한 곳일 때의 생활은 너무나도 달랐다. 급하게 이곳저곳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돌렸다. 밥을 먹으면서도 자기 전에도 이동 중에도 각종 구인 구직 플랫폼을 보면서 번역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 p.60

7년 차인 지금은 그때의 약 5배를 벌고 있다. 원체 그때 적게 벌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해가 없도록 다시 언급하면 번역가를 처음 시작할 때 거의 최저 비용을 받고 일했지만 그렇게라도 기회를 얻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지금도 그런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다고 생각한다.
--- p.64

출판 번역과 산업 번역은 같은 번역이라도 이처럼 작업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늘 당황스럽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파스타집의 메뉴를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을 때는 혼자 배시시 웃었다. 앞으로 한국어 메뉴판을 보면 내가 번역한 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행복했다. 출판 번역과 달리 산업 번역은 역자의 이름을 올릴 수 없지만, 산업 번역 역시 소소한 재미가 있는 매력적인 일이다.
--- p.72

산업 번역은 가장 깐깐하게 원칙을 따지는 분야다. 출판 번역에서 이름이 ‘치노’라면 나는 그냥 치노로 번역한다. 하지만 산업 번역에서는 이름을 ‘지노’라고 번역해야 한다. ‘츠츠이’일 경우는 ‘쓰쓰이’, ‘모짜렐라’가 아니고 ‘모차렐라’라고 번역해야 한다. 외래어 표기를 딱 맞게 지켜야 해서 깐깐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또 소설과 만화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특정 전문 분야를 전공했거나 전문적으로 공부한 이력이 있다면 유리하다.
--- p.86

다른 번역가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작품 리뷰를 꽤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리뷰를 보면 번역에서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시리즈물을 중간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번역했는데, 독자분들이 호칭이 잘못되었다고 리뷰에 적어 주셔서 그다음 권부터는 수정했었다. 나는 원문대로 한 거였고 기존 역자분이 원문과 다르게 한 데다 자주 나오지 않는 등장인물이라 그런 실수가 생긴 거였다. 아마 리뷰를 보지 않았더라면 평생 몰랐을 거다.
--- p.98

가끔은 번역가의 노고를 알아주시고, 가끔은 번역가의 실수를 꼬집어 주시고, 가끔은 작품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기뻐해 주시는 독자님들. 번역작의 어떤 부분을 재미있게 봤다고 하시면 나도 ‘맞아요! 그 부분이 정말 재미있죠!’ 하면서 공감한다. 나는 그런 공감과 감사를 원동력으로 삼아 계속 일하고 있다. 오랜만에 TL 소설을 번역하면서 거절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1초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위에 언급한 저런 독자님이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지금도 내가 번역했기에 믿고 보신다는,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 힘내고 싶다.
--- p.102

누군가는 하기 싫다고 거부할지 모르지만, 햇병아리 번역가일 때부터 이 일을 해왔고 이제는 오랜 동지 같은 사이다. 내 인생에서 성인물 번역을 빼면 상당히 휑해질 거 같다. 나는 이 일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TL 소설 번역 경력으로 다른 성인물 번역을 맡게 되었고, 또 트위터 등에서 같은 BL을 좋아하는 동지분들과 친해지기도 했다.
--- p.111

저는 성인물로 번역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TL 소설(성애 묘사가 들어간 로맨스 라이트노벨)로 작업을 시작했고, 또 블로그에 남아 있는 흔적을 보시면 아시듯, TL 소설 오타쿠였습니다. 그래서 캐릭터 특성, 스토리성, 야한 정도를 비교한 리뷰를 아주 상세하게 매달 올렸었습니다. TL 소설을 내 손으로 번역할 수 있단 사실이 너무너무 기뻤고 영광이었습니다. 남들에게 밝히긴 힘들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제 번역가 생활을 스타트한 게 기뻤기에 이번에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 p.117

나는 성인물 번역의 길을 가지 않은 나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햇수로는 7년,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벌써 그에 근접해 있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이렇게 오래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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