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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역사적 개요 1 훌륭한 디자인 2 리듬과 비례 3 하모니와 대위법 4 구조적 형태와 시각적 장치 5 비알파벳 기호 6 활자의 선택과 조합 7 간략한 타이포그래피의 역사 8 페이지 형태짜기 9 최신 기술 10 폰트 다듬기 11 견본집 살펴보기 부록 A: 알파벳 세트 부록 B: 문자 용어 해설 부록 C: 타이포그래피 용어 해설 부록 D: 타입 디자이너 부록 E: 활자주조소 및 디지털 폰트제작사 4판에 남기는 말 참고도판 옮긴이 후기 참고자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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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제대로 읽히기 위해서는 타이포그래피가 지나치게 주목받아서는 안 된다. 타이포그래피는 기품 있는 메시지의 투명성을 지향한다.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기능과 더불어 오랫동안 타이포그래피의 목적으로 꼽혀온 것은 지속성이다. 지속성이란 변화에 둔감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유행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최상의 타이포그래피는 시대를 넘어서며 동시에 그 시대를 반영하는 언어의 시각적 형태가 된다. 타이포그래피가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원칙 중 하나는 판독성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책의 각 페이지에 생생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흥미로움이다. 흥미로움은 평온함, 생동감, 재미, 우아함, 기쁨과 같은 여러 형태의 감정을 통해 전개된다. ---「훌륭한 디자인」중에서
타이포그래피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그 의미를 효과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단락이 한 페이지의 마지막 글줄에서 시작하면서 만들어지는 글줄은 부모가 없는 고아라고 한다. 고아는 과거는 없지만 미래가 있으므로 타이포그래퍼들을 곤란하게 하지 않는다. 단락이 새 페이지의 첫 번째 글줄에서 끝나면서 남게 되는 동강난 글줄은 과부라고 한다. 과부는 과거는 있지만 미래가 없으며 그 모양새는 애처롭고 쓸쓸해 보인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 남은 글줄에는 다른 글줄 하나를 붙여주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타이포그래피 관행이다. ---「리듬과 비례」중에서 주석이 부수적인 세부사항을 기술하는 것이라면 본문보다 작은 크기로 설정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주석을 페이지의 하단이나 책의 뒤로 밀어내는 학술계의 관행은 마치 부엌은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하인들은 따로 아래층에 거주해야 한다는 빅토리아 시대 가정 관습을 보는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의 책처럼 주석이 책의 가장자리 어느 곳에서든 위치할 수 있다면 필요한 곳에 바로 관련된 주석이 제시될 수 있고 더욱 생동감 있는 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조적 형태와 시각적 장치」중에서 윌리엄 포크너는 당대 미국의 소설가들이 그러하였듯 최종 원고는 타이핑하였다. 포크너 소설의 새로운 판을 준비하던 포크너 연구의 권위자 노엘 폴크는 포크너가 대체적으로 말줄임표 대신 네다섯 개의 점을 타이핑하고 롱 대시 대신 하이픈 3개를 이어 타이핑하고 있지만, 이따금 키를 맹렬히 눌러 하이픈이나 점을 12개 이상 연달아 타이핑했음을 발견하였다. 폴크는 포크너가 키를 두드린 것과 정확히 똑같은 형태를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특징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하이픈 2~4개를 엠 대시로 바꾸고 하이픈 5개 이상을 2엠 대시로 바꾸는 규칙을 정하였다. 또한 6개 이하의 점들은 일반적인 말줄임표로 대체하고 7개 이상의 점을 타이핑한 부분에는 7개의 점을 넣었다. ---「비알파벳 기호」중에서 사실 활자인쇄술은 유럽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1459년에 독일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고 실제로는 1040년대 중국에서 발명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텐베르크에 앞서 필승이라는 이름의 인물에게 활자인쇄술 발명이라는 공이 돌아가야 마땅하다. 현존하는 활자인쇄본은 13세기의 것으로 보이지만, 11세기 심괄의 글에서 필승의 활자인쇄술 발명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있다. ---「간략한 타이포그래피의 역사」중에서 타이포그래피에서 여백은 다음 세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첫째, 여백은 요소들 간의 비례를 통해 텍스트영역을 페이지에 적절하게 맞추고 마주보는 페이지들을 서로 고정시켜야 한다. 둘째, 디자인에 적합하도록 텍스트영역의 프레임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읽는 사람들이 보기 쉽고 다루기 용이하도록 텍스트영역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독자들이 책을 넘길 때 이용하는 엄지손가락 정도의 여백을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중 세 번째는 쉽고 두 번째도 그리 어렵지 않다. 첫 번째는 마치 활자를 고를 때처럼 여러 가지 타이포그래피적인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기술을 검증해볼 수 있는 테스트가 되기도 한다. 인쇄된 페이지가 갖는 특성과 완성도의 50퍼센트 정도는 글자꼴에 의해 좌우된다 할 수 있다. 나머지 50퍼센트는 상당 부분 이 여백과 연관된다. ---「페이지 형태짜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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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글을 쓰면서 살아간다. 학교에 다닐 때는 교수님에게 과제물을 제출하고, 취업을 할 때는 인사 담당자에게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제출하며, 회사를 다닐 때는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정확한 문장으로 옮겨서 소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문서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하는 것이다. 글꼴은 무엇을 선택할 것이며, 여백과 글자 포인트, 그리고 글줄 간격은 어떻게 지정할 것인가? 제목과 본문의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 것이며, 특수 기호는 어떤 것을 사용해야 좋을 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언뜻 사소한 듯 보이지만, 글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타이포그래퍼이자 캐나다의 대표 시인 로버트 브링허스트의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는 이러한 실용적이고 다급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뿐만 아니라, 글과 글자가 구성되는 원리를 상세하면서도 폭넓게 고찰한다. 이 책은 일단 그 누구보다도 글과 글자를 다루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지만, 그뿐 아니라 단순히 글과 글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글과 글자’라는 문제를 심층적이면서도 폭넓게 이해하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