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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
하드 셀과 소프트 셀은 어떻게 세상을 중독시켰는가
김동규 저
푸른역사 202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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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감사의 말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1부 현대 이전의 광고

1장 고대와 중세
1. 파피루스 문서와 로마의 벽간판
2. 시퀴스와 상표의 시작
2장 근대 광고의 출발과 하드 셀 태동
1. 최초의 인쇄 광고물을 만든 윌리엄 캑스턴
2. 말을 살 때는 구매자 스스로 조심하라
3. 초창기 인쇄 광고의 전개
3장 하드 셀 광고의 발전
1. 미국 광고의 선구자, 벤자민 프랭클린
2. 노예 광고 이야기
3. 괴혈병까지 치료한다고? 초기 커피 광고의 역사
4. 19세기 초반의 하드 셀
4장 소프트 셀의 등장
1. 잃어버린 보석 장신구를 찾습니다
2. 일러스트레이션과 유머의 만남
3. 서부 개척시대의 권총 광고
4. 광고와 예술의 만남, 피어스 비누 광고

2부 산업화와 광고

5장 현대 광고의 탄생
1. 산업자본주의의 핵심 무기, 광고
2. 미국 광고의 전환점, 서부 개척과 도시화
3. 볼니 팔머가 최초의 광고대행사를 설립하다
4. 남북전쟁 전후의 하드셀
5. 로웰과 아이어의 대활약
6장 19세기 중후반의 광고
1. ‘철도 광풍’이 불다
2. 광고가 없는 병도 만들어내다
3. 도금시대와 제품의 브랜드화
4. 떠오르는 프로페셔널 크리에이터들
5. 크리에이티브 발전과 슬로건의 유행
7장 소프트 셀이 꽃피기 시작하다
1. 어네스트 엘모 컬킨스의 등장
2. 당대의 소프트 셀 광고들

3부 20세기, 광고 전성시대

8장 현대 광고의 새 바람이 불다
1. ‘아름다운 시대’와 사회개혁의 태동
2.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분노가 커지다
3. 광고의 과학화와 JWT
9장 하드 셀 리즌 와이의 거장들
1. 천상천하 유아독존, 알버트 라스커
2. 기마경찰 출신의 카피라이터, 존 E. 케네디
3. 냉혹한 저격수, 클로드 홉킨스
10장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신세계
1. 미국 광고의 새로운 트렌드 3가지
2. 신기술과 하드 셀 광고들
3. 수준을 높여가는 소프트 셀

4부 소프트 셀의 1차 황금기

11장 세계대전과 프로파간다의 탄생
1. 19세기적 문명의 종말
2. 프로파간다가 모습을 드러내다
3. 제1차 세계대전 시기의 프로파간다
12장 광고가 세상을 바꾸기 시작하다
1. 광란의 시대와 ‘위대한 개츠비’
2. 광고시장의 성장 및 신매체 라디오 등장
3. 사회적 제도로서의 광고
4. “이미지로 말하라,” 소프트 셀의 전성기 개막
13장 황금시대를 빛낸 거장들
1. 인상주의 광고의 개척자, 시어도어 맥마누스
2. 역사상 최강의 광고 커플, 레조 부부
3. 또 한 명의 거인, 제임스 웹 영
4. 톱스타 브루스 바튼
5. 광고계의 스승, 레이먼드 루비컴
1_불세출의 크리에이터이자 탁월한 경영자
2_수많은 걸작을 낳은 천재 3_루비컴의 창조철학

5부 광고 암흑기, 대공황시대

14장 거대한 폭풍이 광고계를 덮치다
1. 자유 방임 자본주의의 몰락과 뉴딜 전개
2. 광고산업의 궤멸
3. 허위과장 광고의 부활
4. 라디오가 시대의 총아로 부상하다
5. 허머트 부부와 소프 오페라의 융성
6. 광고사진의 본격화와 스털링 게첼
7. 광고에 대한 비판과 규제가 강화되다
15장 하드 셀 광고의 압도적 전개
1. 가격 소구와 비교 광고가 흘러 넘치다
2. 소프트 셀 크리에이티브의 분투

6부 전쟁과 광고

16장 전 세계가 참극에 휘말리다
1. 제2차 세계대전과 국제 정치경제의 지각변동
2. 전시의 별종 콘텐츠, 브랜드 프로파간다
3. 히틀러의 아가리에 폭탄을 먹여라
1_전쟁 승리를 독려하는 프로파간다
2_마케팅 목표를 숨긴 브랜드 프로파간다
17장 여성 산업전사 이미지의 탄생
1. 전쟁이 촉발한 여성들의 노동 현장 참여
2. 가정을 벗어나 공장으로 향하는 여성들
3. 근육질 ‘리벳공 로지’의 탄생
4. ‘산업전사’ 이미지를 창조하다
5. 교묘한 부추김, “가정으로 돌아가라”

7부 대량 소비시대의 개막

18장 종전과 서구 경제의 회복
1. 소비 욕구의 분출
2. 베이비붐과 광고산업 성장
3. TV 광고의 위력과 대행사 조직의 변화
4. 하드 셀의 문이 활짝 열리다
5. 광고계의 독불장군, 로서 리브스
1_개인사와 광고 철학
2_ 대표작들
6. 광고의 구도자, 존 케이플즈
1_해군사관학교를 나온 초일류 카피라이터
2_사실에 근거한 크리에이티브 철학
19장 1950년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1. 크리에이티브 수준 하락과 내구 소비재 광고의 성행
2. 리서치와 광고의 결합
3. 엘리엇 스프링스의 섹스 어필 광고
4. 해방 직후와 1950년대의 한국 광고들

8부 크리에이티브 혁명

20장 제2의 황금기가 시작되다
1. 진보의 시대와 소프트 셀 만개
2. 사회개혁, 반전과 민권운동 그리고 반체제문화
3. 정치 광고의 본격화
21장 세상을 뒤흔든 3명의 광고 천재
1. 불꽃 같은 열정의 광고인, 레오 버넷
1_버넷의 생애
2_버넷의 창조철학 3_수많은 대표작들
2. 광고의 피카소, 윌리엄 번벅
1_번벅의 생애
2_번벅의 창조철학 3_대표 작품들
3. 크리에이티브의 왕, 데이비드 오길비
1_오길비의 생애
2_오길비의 창조철학 3_오길비의 대표작
22장 1960년대를 대표하는그 밖의 크리에이터들
1. 댄디 보이, 줄리안 케이닉
2. 파격의 크리에이터, 조지 로이스
3. 비교 광고의 강타자, 칼 알리
4. “I ♥ NY”을 낳은 메리 웰스 로렌스

9부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쟁

23장 다시 하드 셀의 시대가 돌아오다
1. 오일쇼크와 광고환경의 변화
2. 포지셔닝 이론의 등장
1_새로운 하드 셀 전략이 태어나다
2_포지셔닝이란 무엇인가
3_에이비스 ‘넘버 투’
24장 대표적인 포지셔닝 캠페인들
1. 코크와 펩시의 전쟁
2. 콜라가 아니에요!
3.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의 결투
4. 오비맥주, 하이트맥주에 무릎을 꿇다
5. 크리에이티브의 외연이 넓어지다
1_페미니즘 광고의 본격화
2_광고 규제의 강화

10부 소프트 셀의 부활

25장 신자유주의 대두와 광고환경의 변화
1. 대처와 레이건의 등장
2. 자본 권력의 복위와 글로벌 광고시장 개막
3. 미디어 환경 변화와 IMC의 태동
4. 개인용 컴퓨터 보급과 소비자 취향의 변화
5. 스포츠마케팅의 본격화와 다국적 기업의 출현

11부 패러다임 시프트가 시작되다

26장 1980년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1. 소프트 셀의 복귀
2. 광고가 환상을 창조하다
3. 영국이 세계 광고를 선도하다
1_광고 르네상스의 새로운 출범지
2_광고인 출신의 초일류 영화감독들
3_혜성처럼 등장한 사치 형제
4_나만의 길을 간다, 존 헤가티
4.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거장들
1_프랑스 광고의 전설, 자크 세겔라
2_이탈리아 광고의 자존심, 아르만도 테스타
5. 1980년대의 대표적 소트프 셀 캠페인들
27장 인터넷과 글로벌 광고의 등장
1. 미국 일극 체제와 ‘제3의 물결’ 태동
2. IMC 와 관계 마케팅의 진화
3. 글로벌 광고의 본격화와 거대 광고그룹 탄생
4. 온라인 광고가 모습을 드러내다
5. 소비중독 사회의 본격화
6. 광고가 대중문화를 뒤흔들다
28장 1990년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1. 쇼크 광고의 명수,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2.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 워싱턴 올리베토
3. 1990년대의 크리에이티브 코드, 3C
4. ‘쇼크 광고’의 확산
5. 노골적 성적 소구의 본격화
6. 포스트모더니즘과 유머 광고

12부 21세기의 광고는 어디로 가는가?

29장 미디어 생태계의 대변혁
1. 지구촌이 격동하다
2. 스마트미디어 혁명과 하드 셀 쇠퇴
3. 프로슈머와 소셜타이징의 등장
4.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이 세상을 바꾸다
30장 혁명적 광고 플랫폼들
1. 검색 광고
2. 모바일 광고
3. 소셜미디어 광고
1_페이스북 광고
2_유튜브 광고
4. 디지털 사이니지
5. 앰비언트 광고
6. 애드버게임과 인터랙티브 광고
7. 그 밖의 유형들
31장 2000년대 이후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1. 닷컴 광고의 급성장과 몰락
2. 극단적 엽기를 향해 진군하라
3. 더욱 힘이 세진 유머 광고들
4. 마틴 소렐과 21세기 광고의 세 가지 화두
5. 크리에이티브의 융합과 확장
6. 비주얼이 말하게 하라!
7. 휴머니티와 환경보호

맺는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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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저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한양대학교에서 광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홍기획, LG애드, FCB코리아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The New York Festivals, 한국광고대상, 서울광고대상 등 여러 광고상을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이사, 한국광고홍보학회 이사, 부산국제광고제BIAF 조직위원회 운영위원을 지냈다. 『카피 라이팅론』, 『여성 이야기 주머니』(공저), 『10명의 천재 카피라이터』, 『미디어 사회』(공저), 『광고 카피의 턴생: 카피 라이터와 그들의 무기』, 『계획행동 이론, 미디어와 수용자의 이해』(공저), 산문집 『사람이 온다』 등을 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872쪽 | 1234g | 152*224*43mm
ISBN13
9791156122890

책 속으로

15세기 말엽이 되면 시퀴스si quis…원래 성당이나 수도원에서 신부나 수도사를 찾기 위해, 필요한 지원 자격을 기록한 벽보를 붙인 것에서 비롯되었다. 반대로 가톨릭 교직에 응모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자격을 상세히 적은 벽보를 붙였다. 이 두 가지 방식이 오늘날 구인·구직 광고의 효시로서 하드 셀의 기원을 이루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 p.49

이때(1534년) 개인 간의 말馬 거래와 관련된‘ 피츠허버트 법Fitzherbert law ’이 발효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구매자 스스로 조심하라”는 법조문을 통해,…속아서 물건을 사더라도 판매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것이 판매제품의 사실적 특성을 부풀리는 과장 광고 하드 셀이 허용된 최초의 법적 근거…
--- p.56

프랭클린이 직접 작성하여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에 게재한 벽난로 신문 광고 카피는 난방 성능의 강조를 넘어 질병 예방효과까지 부풀리고 있다. 천하의 프랭클린도 판매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제품 속성을 객관적 수준 이상으로 부풀려서 유혹하는 명백한 과장 광고에 해당되니 말이다.
--- p.75

원본 그림 상단에 ‘피어스 비누’라는 제품명을 넣고, 아이의 왼쪽 발아래에 검은색 피어스 비누 실물을 살짝 놓았을 뿐이다.…토마스 배럿은 당시 기준으로 천문학적 광고비를 동원하여 영국의 모든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게재한다. 순수예술과 상업 광고가 결합된 첫 케이스로 평가되는 이 광고는 집행되자마자…피어스 비누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 한다.
--- p.102

조지 로웰은…1865년 600달러의 자본금으로 자기 광고대행사를 설립한다. 그는 이때 업계 최초로 정기간행물 목록과 해당 요금기준표를 만들어 광고주들에게 제공했다. 나아가 당대 최고 인기 잡지사들의 지면을 일괄 구입한 다음 지면 1인치당 100달러에 광고주에게 재판매하는 특별계약 시스템을 개시한다.…로웰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광고 전문 잡지 《프린터즈 잉크》를 창간함으로써 광고계의 거물로 자리 잡는다.
--- p.122

캐나다 출신의 서커스 흥행사 바넘은…오늘날도 자주 활용되는 유명인 보증 광고, 거창한 약속을 내세우는 과장 표현의 창시자가 이 사람이다. 그는 서커스를 사업화, 대형화시킴으로써 당대의 광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지상 최대의 쇼’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면서…기발한 광고와 언론 홍보, 필요한 경우 속임수까지 써가며 서커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p.134

컬킨스가 만든 R&G 코르셋 광고는 1898년 10월 《레이디스 홈 저널》 뒤표지에 실렸는데,…눈에 띄는 것은 레이아웃 대부분을 차지한 사진이다.…주목 효과의 대부분은 코르셋 입은 여인의 비주얼에서 나오고 있다.…눈길을 살포시 내리깐 수줍은 표정의 모델 포즈는 당대 여성들의 사회적 수동성을 상징한다. 광고에서 단연 강조되는 것은 잘록한 허리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사회적·관계적 욕구 충족을 암시한 것이다.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이 코르셋을 입으라는 이야기다.
--- p.159

제임스 월터 톰슨은…1878년…JWT의 문을 연다. 설립 직후부터 카피라이터와 아티스트들을 직접 고용해서 제작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나아가 광고 역사상 최초로 광고주 서비스와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전문직종인 AE 부서를 창설한다.…1899년에는 런던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로써 다른 나라에 지사를 세운 첫 번째 미국 광고대행사가 된다.
--- p.183

라스커에게 훌륭한 광고는 담백한 카피를 무기로 고객이 제품을 구입해야 할 이성적 이유를 강력하게 각인시키는 하드 셀 리즌 와이 그 자체였다.…라스커는 경영진으로 승진한 첫해에 카피라이터 존 E. 케네디를 고용한 후 회사 안에 ‘카피라이팅 스쿨’을 만든다.…이 사내 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다른 광고대행사에 속속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광고산업 내에 라스커 군단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 p.188

미국이 참전을 결정한 1917년에 만들어진 모병 포스터는 눈을 부릅뜬 흰 수염의 신사가 포스터를 보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외치고 있다. “나는 당신이 미군에 입대하기를 원한다!”…모델로 등장한 ‘엉클 샘’이 미국의 공격적 대외정책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힘찬 헤드라인과 강력한 일러스트레이션이 결합되어 전쟁에 대한 회의를 가진 청년일지라도 한 번쯤은 마음이 움찔할 만큼 임팩트를 발휘한다.
--- p.234

1922년 8월 28일 뉴욕의 WEAF 방송국이 10분에 걸쳐 최초의 라디오 CM을 내보냈다. 이 광고는 주택 분양을 위해 부동산회사에서 집행한 것이었는데, 광고 방송 즉시 구매계약이 이뤄져 새로운 매체의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한다. 이후 다른 상업방송에서도 속속 라디오 CM을 집행했다. 초창기 라디오 광고주는 치약 등의 생활용품, 백화점, 보험회사가 주력이었다.
--- p.246

루비컴은 19세기형 노동 착취 현장에 가까웠던 암스트롱사에서 겪었던 3년간의 카피라이터 생활을 이렇게 묘사한다. “건전한 대행사를 만드는 간단한 원리는 ‘암스트롱이 한 것과 반대로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심을 후일 자신이 설립한 회사 경영을 통해 현실로 펼치게 된다. 영 앤 루비컴이 업계에서 ‘광고인의 천국’으로 불리며 선망의 대상이 된 데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 p.293

193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의 최강자는 소프 오페라라고 불린 연속극이었다. 드라마 사이사이에 스폰서 광고주의 제품 설명을 끼워 넣는 일종의 간접 광고 방식이었다.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은 프로그램의 메인 스폰서가 주로 세제나 비누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소프 오페라는 1932년 프랭크 허머트(1884~1966)에 의해 처음 창안되었다.
--- p.323

대공황기의 광고들은 극단적 가격 소구를 취한 것들이 많다.…리스테린 치약은 1930년대 초부터 노골적으로 가격을 내세우는 하드 셀 캠페인을 펼친다. 1933년 집행된 이 광고의 목표 고객은 가정용품 소비에 결정권을 쥔 주부. 그들을 향해 신제품 대용량 치약 팩을 구입하면 1년에 3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당시 화폐가치로 만만한 금액이 아닌, 이 정도 돈이면 몸매를 날씬하게 만들어주는 새것들을 공짜로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여성 노동력의 급속한 유입이 기존의 여성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리벳공 로지’다. 1942년 전시생산협력위원회의 요청으로 광고대행사 JWT가 제작한 프로파간다 포스터는 그리 크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워드 밀러가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의 주인공은 머리에 붉은색 물방울무늬 스카프를 두르고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성이다.…남자 못지않은 이두박근을 불끈 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포스터의 의미는 분명했다. 여성은 강하다는 거다. 그러니 남자들이 하는 중노동도 충분히 감당해낸다는 메시지였다.
--- p.378

1945년 크라이슬러 자동차 광고의 메인 비주얼은 자동차 제조용 강판 위에 두 명의 남성 노동자가 서 있고 아래쪽에서 두 명의 ‘로지’가 허리를 굽힌 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남성들을 우러러 보도록 설정되어 있다.…이 작품이 던지는 기호학적 암시는…남성 중심 경제관으로 해석된다. 종전 후 남성 노동자와의 생업투쟁 과정에서, ‘리벳공 로지’로 대표되던 여성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관계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p.395

케이플즈가 맡은 첫 일은 자습교육 코스 우편 주문 광고 제작이었다.…“그들은 내가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웃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연주를 시작하자마자……”라는 호기심 유발형 헤드라인의 스토리텔링 카피를 쓴 것이다. 초짜 카피라이터가 메일 오더 광고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작품을 만든 것이다.…이때부터 ‘직접반응식 광고의 황태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 p.425

엘리엇 화이트 스프링스는 1948년 새롭게 섹스 어필 광고를 시작한다. 남성 파트너와 춤을 추다가 턴을 하는 금발 미녀. 그녀의 스커트가 위쪽으로 한껏 솟구쳤다. 팬티를 입은 하체가 훤히 드러나 보인다. 수준급 일러스트레이션과 레이아웃이 노골성을 완화해주기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자극적인 비주얼이다.…많은 신문과 잡지에서 스프링스의 작품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하거나 광고 거래 자체를 아예 거절했다.…이듬해 잡지 《리버티 앤드 룩》에 두 번째 광고를 게재했을 때 강력한 반응이 일어난다. 광고 복사본을 발송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잡지는 판매 부수가 18만 부로 급상승한다.
--- p.445

가장 유명한 정치 광고는 12년 뒤에 나왔다. 1964년 선거에서 린든 B. 존슨…캠프에서 만든 ‘데이지 걸’ TV 광고…는 9월 7일 NBC 방송에서 딱 한 번 방영되었다.…광고가 나간 다음 날 저녁, 3대 방송사(ABC, CBS, NBC) 모두가 메인 뉴스에서 해당 광고를 편집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보여주었다.…이 광고 한 방으로 골드워터는 회복 불가의 치명상을 입었다.
--- p.461

번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다.…한 남자가 아내가 그려져 있는 커다란 마분지를 오려서 옆구리에 끼고 가는 장면이다. 헤드라인은 “자유로운 보상판매.” 그리고 아내의 머리 아래쪽에 배치한 서브헤드는 “당신의 아내를 가져오세요. 싼 가격에 새로운 여자를 드리겠습니다.” 오박에 오기만 하면 주부들의 모습과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주겠다는 약속이다. 카피와 비주얼의 통합이라는 DDB의 장기가 유감없이 구현되고 있다.…하이패션 제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오박의 차별적 장점을 부각시킨 이 광고는 곧바로 초인기 작품으로 떠오른다.
--- p.492

당시까지만 해도 경쟁사의 이름을 광고에서 직접 거명하지 않는 것이 광고계의 불문율이었다. 알리도 이런 관행을 정면으로 위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절묘하고 더욱 강력한 비교 광고를 성공시켰다. 그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부감 샷으로 찍은 한 TV 광고에서 차 지붕에 ‘볼보’라는 이름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그 차가…다섯 가지 경쟁 차종을 훨씬 앞질러 달리는 장면을 보여줬다.
--- p.530

1970년대에는 경쟁 상대에 대한 재포지셔닝도 크게 유행했다. 선두 브랜드가 이미 소비자 마음속에 빈틈없이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 우리 제품이 아니라 상대를 새롭게 (부정적으로) 포지셔닝해 버리는 방법이다.…광고학자들은 1975년 시작된 타이레놀의 “아스피린에 대한 재포지셔닝”을 가장 유명한 사례로 든다. 캠페인 첫 탄의 헤드라인은“ 아스피린을 복용해서는 안 되는 수백만 명을 위해서……”이다.…상대방을 때린 후 그제야 타이레놀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행스럽게도 타이레놀이 여기 있습니다.”
--- p.565

TV 광고 카피가 곧바로 유행어가 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따봉”이다. 대중문화적 차원에서 유행어는 생명주기가 짧다.…그러나 1989년 말과 1990년대 초반 ‘델몬트 오렌지 주스’ TV 광고에 등장한 이 유행어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의 일상언어 속까지 깊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따봉’이란 단어의 국어사전 등재 여부를 두고 학자들끼리 논쟁이 벌어졌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였다.
--- p.672

토스카니가 만든 최초의 베네통 광고는…아동복 광고인데도 아이 모델을 쓰지 않았다. 대신에 테디 베어 인형을 등장시켜 소비자 주목과 흥미를 이끌어냈다.…무엇보다 카피를 줄이고 비주얼 중심의 파격적 표현을 고집한 것이 특징이다. 십몇 년 동안 베네통 캠페인에 등장한 언어적 요소는 “United Colors of Benetton”이란 슬로건 딱 하나뿐이었다. 인종과 종교 갈등, 차별과 폭력 같은 반목을 이겨내고 인류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오직 비주얼을 통해 풀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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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버 게임이란 광고주가 자기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직접 게임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제품의 특성을 알게 되고 호감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이 기법은 1995년 처음 세상에 나타났다. 코카콜라에서 플로피 디스크로 만든 게임을 고객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곧이어 리복이 자기 회사 신발이 나오는 게임을 신발 상자 안의 CD롬에 담아 무료로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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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재 마틴 소렐이 세운 WPP는 전 세계 100여 개국 이상에서 11만 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광고 그룹이다.…그는 이렇게 큰 광고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 광고를 한 번도 직접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비판에 대하여 “인생 자체가 크리에이티브”라면서 반박한다.…그의 주장에 따르면 21세기 광고의 화두는 데이터, 테크, 디지털 콘텐츠 세 가지다. 이 요소들이 새로운 광고 패러다임 아래 결합하여 ‘성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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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을 담다

여러 광고상을 받은 현장 출신의 대학교수가 쓴 이 책은 한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본격적 세계광고사다. 단순히 광고의 기법, 트렌드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미덕. 소비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망치(하드 셀)’와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솜사탕(소프트 셀)’을 축으로 시대적 변화?세계사적 흐름을 짚어낸다. 이를테면 2차 대전 당시 근육질의 여성 노동자 ‘리벳공 로지’류의 광고가 득세했다가 종전 무렵 여성 노동자의 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들이 어째서 대공황 시대엔 가격과 품질 등으로 소구하는 하드 셀 광고가 봇물 터지듯 나왔는지 그 배경을 짚는 대목이 그렇다. 순수예술과 상품 광고의 첫 만남으로 기록된 ‘피어스 비누 광고’, 196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극우파 골드워터 후보를 일패도지시킨 린든 B. 존슨 후보의 ‘데이지 걸’ TV 광고 사례 등을 보면 광고가 ‘세상의 거울’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시장을 넘어 문화를 만든 기념비적 광고들

책은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광고만 다루지 않는다. 광고가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을 넘어 문화를 이끄는 첨병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풍성하게 등장한다. 세계 최장의 광고로 마초적인 남성상을 전 세계인의 뇌리에 심은 말보로 담배의 ‘말보로맨’ 광고를 많이들 기억한다. 그러나 2001년 암환자원조협회의 의뢰로, 오길비 앤 매더 사가 전설의 헤비 스모커 말보로맨을 비틀어 만든 광고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황량한 벌판에 쓰러진 말을 난감하게 바라보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광고의 카피는 “간접흡연이 죽입니다”였다. 이는 이후 호소력이 뛰어난 금연 캠페인의 상징이 되었다. ‘따봉’은 어떤가. 1989년 말 한 오렌지 주스의 TV에 등장한 이 포르투갈 단어는 국어사전에 등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정도로 일상언어에 스며들었다. 광고 이상의 광고에 얽힌 일화들이다.

소설보다 흥미로운 거장 광고인들의 맨얼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광고계의 전설로 기억되는 거장들이 마치 《사기 열전》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는 것. ‘천상천하 유아독존 알버트 라스커’, ‘냉혹한 저격수 클로드 홉킨스’, ‘광고의 피카소 윌리엄 번벅’, ‘크리에이티브의 왕 데이비드 오길비’ 등 목차만 봐도 놓치기 아까운 인물들이다. 1990년대 ‘신부와 수녀의 키스’ 등 발표할 때마다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베네통의 ‘쇼크 광고’를 제작한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그가 그토록 파격을 추구한 데는 전 세계적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베네통의 자금이 넉넉지 않았던 데다가 의류는 비교우위적 하드셀 소구가 어려운 상품이란 사정이 작용했단다. 세계적 불매운동이 일면서 베네통을 떠났다가 복귀하는 등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다.

‘변방’을 훑고 ‘내일’을 짚는 폭넓은 시야

이 책은 주로 미국의 광고 광고인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 광고가 산업혁명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발전했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영국 · 프랑스 · 이탈리아 등 유럽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 세계 광고계 흐름을 주도한 영국의 사치 형제, 프랑스 광고의 전설 자크 세겔라, 이탈리아 광고의 자존심 아르만도 테스타를 다룬 대목이 그렇다. 또한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 워싱턴 엘리베토를 소개하는가 하면 한국과 일본의 광고에도 관심을 보인다. 여기에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의 등장, 애드버 게임, 인터랙티브 광고 등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까지 살피고 있어 광고인이나 광고학도들에게도 유용한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광고산업의 메커니즘과 시대 변화를 고찰한 해설서이다. 하지만 세계 광고사의 숨겨진 면모를 캐낸 덕에 소설 이상의 재미, 역사책 이상의 통찰력을 담고 있다. 그런 만큼 800여 페이지를 훌쩍 넘긴 ‘벽돌책’이어도, 소비중독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술술 읽어낼 수 있는 미덕을 갖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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