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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004
제1부 바이오 의약품 1장 단백질 의약품 014 2장 바이오시밀러 050 제2부 면역 치료 3장 면역세포치료제 072 4장 면역관문억제제 102 5장 종양 미세환경과 항암 바이러스 120 제3부 유전자 치료 6장 DNA, RNA 기반 치료제 142 7장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카스9 160 특집 줄기세포치료제 176 제4부 진단 8장 조기진단 188 9장 동반진단 202 10장 맞춤 정밀의학 220 제5부 뇌질환 11장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졸중 240 맺음말 263 부록 | 한국의 신약개발 바이오테크 일람 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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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바이오(Bio) 의약품이다. 케미컬 의약품이 화학 물질들의 합성을 통해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라면, 바이오 의약품은 살아 있는 생명체의 유전자나 단백질, 세포를 원료로 치료제를 만든다. 바이오 의약품의 탄생 배경은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이다. 분자생물학의 목표는 유전자 정보인 DNA 분석, 단백질 및 세포 사이의 역학 관계 해명 등이다.
케미컬 의약품은 사람의 몸 바깥에서 만들어진 화학 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기대한다. 그런데 바이오 의약품은 기본적으로 살아 있는 생물체 안에서 약을 만든다. 우리 몸은 병에 걸렸을 때 스스로 치료하는 기능이 있다. DNA, RNA, 단백질, 세포 사이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면 질병의 원인과 발생 메커니즘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한다. 특정 단백질, 예를 들어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같은 것이 결핍되었을 때, 이를 재조합해서 만든 단백질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하겠다는 컨셉이다. 물론 유전자나 세포 치료도 포함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케미컬 의약품보다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다. 특히 케미컬 의약품이 다루기 힘들었던 암이나 난치병, 희귀질환과 만성질환 등에서 높은 효과를 보인다. _본문 16~17쪽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바이오 의약품은 희망이자 절망이다. 미국을 기준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바이오 의약품 치료를 받으려면 1년 평균 2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바이오 의약품이 암 치료에 등장하면 비용은 십만 달러 단위로 올라간다. 치료제가 있고, 효과를 알지만 사용할 수 없다. 공공의료보험 제도가 있다면 정책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같은 저개발국가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데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70~80%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 기초적인 임상시험 비용 등, 대규모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등의 비용 상승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극복할 수 있는 과제들이고, 좀더 저렴한 가격의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다. _본문 66~67쪽 위험천만한 알레르기성 질환과 자가면역질환에서 과학자들은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면역의 ‘강력한 힘’이다. 면역 팀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들은 치명적이다.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사망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온 몸 구석구석 관절이라는 관절에 모두 반응한다. 이것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면역이 정확하게 집중해서 일하기만 하면, 매우 강력하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면역은 감기를 낫게 하고, 작은 상처를 치료하는 보약 정도의 힘을 가진 약한 팀이 아니었다. 고도의 집중력과 파괴력을 가지고 작동하는 강력한 팀이다. 게다가 면역은 원래 암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만약 면역 팀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 가운데, 암을 담당하는 부서의 인원을 보강하거나, 더 많은 훈련을 시키거나, 정확하게 암세포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 면역 팀이 가진 엄청난 힘을 발휘해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면역세포치료제의 비전이다. _본문 75~76쪽 그런데 암세포가 면역관문단백질이 하는 일에서 자신의 생존 아이디어를 얻는다. 면역 팀은 오늘도 온 몸을 돌면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러 다니다가 암세포 쪽으로 온다. 암세포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정상임!’이라며 면역 팀을 속인다. 면역 팀은 암세포가 건네준 페이크 신호를 정상 신호라고 받아들이고는 다음 세포를 확인하러 넘어간다. 아무리 건강한 면역 기능을 가지고 있어도, 암세포에게 속으면 속수무책이다. 이러는 사이 환자의 암세포는 무럭무럭 자란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런 암세포의 지능적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다. 암세포가 흘리는 거짓 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면, 환자 자신의 면역 기능만으로도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면역관문억제제는 독한 약이 아니다. 거짓 신호를 막는 일이니 독한 항암 치료 과정에 수반되는 환자의 건강 악화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치료제가 아니다. 어떤 암이든 면역 팀에 보내는 신호를 활성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암에 적용시켜 치료가 가능하다. 면역관문억제제의 비전이다. _본문 104쪽 특정 부분의 유전자를 잘라내는 것만으로도 실제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이하 에이즈) 치료다. 에이즈는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병한다. HIV는 CCR5라는 수용체를 통해 사람의 세포로 침투한다. 이 때 크리스퍼 카스9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CCR5 유전자의 일부를 잘라내면 HIV가 CCR5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한다. 그러면 에이즈 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막히고, 에이즈가 치료되는 것이다. 실제 2007년 티모시 레이 브라운이라는 에이즈 환자에게 이와 같은 치료를 실시했는데 완치되었다고 보고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잘라낸 곳에 원하는 유전자를 넣을 수도 있으며, 유전자 서열을 뒤집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일부 혈우병을 치료할 수 있다. 혈우병은 피가 응고되지 않는 대표적인 유전질환이다. 약간의 외상이나 내상만으로도 과다출혈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위험한 병이지만, 유전질환이었기에 마땅한 치료제는 없었다. 혈우병을 야기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팩터8(Factor VIII)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있다. 팩터8 유전자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런데 원래 제자리에 있어야 할 팩터8 유전자가 거꾸로 뒤집혀서 분포하는 경우 혈우병이 발병하는 것이다. 크리스퍼 카스9 기술을 이용해 뒤집힌 팩터8 유전자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방법을 통해 혈우병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시도는 미국의 바이오테크 상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가 대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상가모에서는 혈우병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라고 한다. _본문 165~167쪽 2017년 초 미국의 바이오테크 그레일(Grail)은 혈액으로 암을 조기진단하는 기술 개발에 대한 펀딩을 받았다. 그레일의 ‘액체 생검(Liquid Biopsy)’ 기술 개발에는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유수의 기업들이 투자했다. 투자액은 9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원에 이른다. 그레일의 구상은 이렇다. cfNA(Cell Free Nucleid Acid)는 사람의 혈액에 포함되어 있는 핵산 물질이다. 그런데 암 환자의 혈액 안에는 cfNA가 증가한다. 이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대식세포가 암세포의 찌꺼기를 먹은 다음에 cfNA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면 혈액 안에 cfNA가 많이 있을 것이고, 이것을 검출해서 데이터화를 할 수 있다면 혈액검사로 암을 진단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한계는 뚜렷하다. 핵산 물질은 암세포에서 나오는 것 이외에도, 모든 정상 세포나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세포에서도 배출된다. 또한 암세포는 균일하지 않고 복잡하다. 한 암세포 안에서도 다양성이 확인된다. 오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레일은 2022년까지 3,000명의 일반인과 7,000명의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모아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데이터가 쌓이면 결국 암을 조기에 진단해낼 수 있다는 비전에, 무려 1조 원의 자금이 몰렸다. 암을 조기진단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함께 높아지고 있다. _본문 191~192쪽 직계 가족들의 뚜렷한 가족력, 유전체 검사 결과 나온 명확한 돌연변이, 그리고 해당 유전체 돌연변이 기능 이상이 유발하는 암질환의 종류와 암에 걸릴 확률을 놓고 안젤리나 졸리는 판단을 내렸다. 반드시 암에 걸릴 것이니 사전에 예방을 하자는 판단이었다. 2년 후 안젤리나 졸리는 나팔관과 난소를 잘라내는 수술까지 결심했다. 세계적인 셀럽의 자기 주도적인 결정에 환영을 보내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보자. 유전체 지도에서 브라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보인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유방과 난소를 잘라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0과 1로 완벽하게 나누어지는 분석은 없다. 유전체 분석도 마찬가지다. 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사람의 80%는 암에 걸린다고 나왔다. 문제는 20%다. 20%의 사람은 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지만 암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어쨌건 유전체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 정밀의학이 되려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잘라낼 것인지 잘라내지 않을 것인지. 브라카 유전자는 매우 특수한 사례다. 인간의 유전체 지도를 그리는 비용이 줄어들었지만, 현재로써는 거기까지다. 전체 유전체 가운데 어떤 부분이 어떤 작용을 하고, 질병과 관계된 것은 또 어느 부분인지 아직은 정확하게 모른다. 더구나 도출되는 데이터의 값은 언제나 확률이다. 0%면 암에 걸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할 것이고 100%면 암에 걸릴 것이니 예방이든 치료든 들어가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51%나 나올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포에 의존한 과잉 진료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환자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상승할 여지도 무시하지 못한다. _본문 228~229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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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암과 불치병, 난치병을 치료하는가?
첨단 바이오 의약품이 병을 고치는 과학적 원리는? 높은 효능만큼 천문학적 가격의 바이오 의약품이 지닌 문제와 한국의 바이오 신약개발 현황은? 우리의 죽고 사는 문제를 풀고 있는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이해! 100세 노인의 말기암을 치료하다 2015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이 흑색종에 걸렸고, 이미 뇌까지 전이되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은 미국에서 발병률 6위의 대중적인 암으로, 한국에서도 발병이 늘어나고 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등의 책을 출간한 신영복 교수도 2016년에 흑색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미 카터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암 발병 사실을 밝히면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봉사하며 남은 생애를 마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지미 카터는 2017년 현재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할 당시 4기 암환자였던 그는 3년 넘게 생존했으며 심지어 사회생활까지 하고 있다. 지미 카터는 ‘키트루다(Keytruda)’ 치료를 받았는데, 완치되었다는 판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암세포가 사라졌다. 키트루다는 미국의 제약기업 MSD(Merck Sharp & Dohme Corp)가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다. 사람의 면역 기능은 그 자체로 강력해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데, 암세포는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서 거짓 신호를 면역 시스템에 보낸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의 페이크(fake) 신호를 막는다. 암세포에게 속지 않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정상 작동해 암세포를 제거하고 암을 치료한다. 4기 암에 걸린 1924년생 노인 지미 카터의 암은 그렇게 치료되었다.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한국의 신약개발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는 키트루다와 같은 첨단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의 이야기다. 1970년대부터 구체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바이오 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분야 가운데 하나다. 최근 빌 게이츠는 트위터에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과학(biosciences)을 공부하겠다’라고 적었다. 빌 게이츠가 언급한 생명과학이 바이오 의약품의 토대가 되는 학문이다. 지금까지의 의료 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병, 만성질환, 유전질환, 희귀병은 물론 암 치료의 새로운 기회를 바이오사이언스가 바탕이 된 바이오 의약품이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개발도 전 세계적인 흐름에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연구 개발은, 현재 연구자와 개발자가 중심이 된 300여 개의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 매출 수백 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제약기업들과 한국의 바이오테크는 어떻게 경쟁하고 협업하고 있는지, 한국의 바이오테크들은 어떤 과학기술을 이용해 난치병과 암을 잡으려 하는지 책은 하나씩 살펴본다. 한국의 신약개발 기술 랩스커버리 기술은 한국이 개발해 외국 대형 제약기업에 수출한 바이오 의약품 기술이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총 9건, 액수로는 1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의 기술 수출이었다. 이후 몇 건의 기술반환이 있었지만, 이전한 기술 모두의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최종적인 신약개발 완성까지 최소 10년의 기간과 몇 조 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평균 성공률이 8% 남짓인 바이오 신약개발에서, 최종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은 환자의 몸으로 들어간 의약품이 오래 남아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효과가 좋지만 몸속에서 쉽게 흡수·분해되거나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 바이오 의약품인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은 약효 지속성 문제로 하루에 1~2회 규칙적으로 투여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불편함보다 중요한 것은 불규칙한 투여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위험이다. 랩스커버리 기술은 체내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고분자 물질을 바이오 의약품에 붙여, 환자에게 투여되었을 때 오래도록 남아 있을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간단해 보이는 이 한 문장에 다양한 첨단 기술이 녹아들어가 있다. 우선 안전하고 안정적인 고분자 물질을 찾아야 한다. 고분자 물질은 전체적인 크기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데, 덩치가 커지면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는 비율이 줄어든다. 랩스커버리에서는 IgG라는 항체 작용을 하는, 몸속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물질을 찾아냈다. IgG는 그 자체로 약효 지속성을 늘이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고분자 물질과 의약품을 붙이는 것도 관건이었다. 랩스커버리에서는 페길화 기술을 이용했다. 바이오사이언스 분야에서 많이 쓰는 기술이었지만 고분자 물질과 의약품만 정확하게 끈으로 묶듯 정교하게 연결했다. 덕분에 의약품의 형태 유지가 중요한 바이오 의약품에서 효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랩스커버리 기술은 앞으로 약효를 오래도록 지속시켜야 하는 바이오 신약개발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명하면서 칠판에 그린 그림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는 랩스커버리 기술처럼 한국 바이오테크들의 신약개발 연구 현황, 기술의 원리, 배경이 되는 생명과학을 차분히 설명한다.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 수업을 들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과 난이도의 해설이다. 그럼에도 이해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도판을 활용했다. 도판은 필자 가운데 한 명이 직접 칠판에 분필로 그린 것을,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책에 실었다. 원고를 읽어가는 과정에서 이해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고르고, 어떤 그림으로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지 논의한 후, 실제 독자가 앞에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말로 설명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컴퓨터 그래픽이 익숙한 독자들에게, 손맛(?)이 담긴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는 경험이 될 것이다.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는 바이오 의약품의 주를 이루는 단백질 의약품, 사람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 치료, 유전자에 직접 손을 대는 유전자 치료, 한국이 선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 암을 발병하기 전에 찾아내는 것이 최종 목표인 조기진단, 근대적인 의료의 개념을 과학으로 뒤집으려는 동반진단과 맞춤 정밀의학, 모든 사람의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을 치료하는 한국의 첨단 과학기술과 치료제의 개발 현황을 다룬다. 바이오사이언스로 어떻게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질병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국의 크고 작은 바이오테크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첨단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바이오사이언스가, 자연스럽게 대중 과학의 컨셉으로 독자에게 전달된다. 과학이지만 생명이다 바이오사이언스가 해결하려는 영역의 무게는 무거워지고 중요성은 커져간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 이상 만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암, 사회적 관계를 무너뜨리는 알츠하이머와 뇌졸중 같은 뇌질환, 당뇨병처럼 평생 약을 달고 사는 것 말고 대안이 없는 만성질환, 타고난 유전자에 문제가 있어 발병하는 유전질환, 건강보험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난치성 희귀질환,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과 암이 생기기 전에 발견하는 조기진단 모두 바이오사이언스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과학으로 직접 풀 수밖에 없는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첨단 의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인 경우가 많다. 2016년 ‘한국 암치료 보장성 확대 협력단’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암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평균 약 3,0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바이오사이언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첨단 바이오 의약품 처방에 들어가는 비용이 2,000만 원 정도로 집계된다. 이미 바이오사이언스와 바이오 의약품은 우리 삶, 그것도 생과 사의 길목에 자리를 잡고 있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바이오사이언스와 중요하게 만나는 날이 올 것이다. 물론 그날이 되더라도 비전문가인 우리가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에 의견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날이 되기 전에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가 토대가 된다면, 죽음의 공포와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해방될 수 있는 제도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해놓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 작은 책 한 권으로 바이오사이언스와 바이오 의약품의 과학적 배경과 현황을 이야기하고, 동시에 한국의 신약개발과 정책적인 문제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작은 시작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필자들은 힘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