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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해피엔딩 관계의 환상통 나는 바람을 피운 게 아니라 잠을 잤다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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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 나를 왜 좋아했는지 의아해할까 봐 두려웠다. (…) 말을 하면 N은 분명 방법을 찾으려 할 것이었다. 더 자주 내려오거나 기다리는 일이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웃을 것이었다. 그러면 내가 N이 아니라 스스로를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을 들킬 터였다.
---p.34 「해피엔딩」 중에서 우린 특별했으니 이 순간에 조금 더 머물 수 있지 않을까. 저 여자는 모르는 숫자를 나는 알고, 매니저는 못 맞추는 보폭을 나는 한달음에 맞추니까. (…)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 순간이 떠올라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그 순간이라 함은 내가 도망치던 때가 아니다. ---p.64 「관계의 환상통」 중에서 우리는 헤어진 뒤에도 참 성실하게 서로를 몰랐다. 그러니까 이 글은 네가 보낸 용서를 돌려주는 답장이다. 나는 너의 용서를 받을 수 없다. 네가 용서하려는 죄는 내가 지은 죄가 아니다. 정작 네가 알아야 할 죄는 따로 있다. ---p.96 「나는 헤어진 게 아니라 잠을 잤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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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나게 준비한 순간마다 삐끗하고 어긋나 버린 당신에게
전력을 다해 사랑했기에 찌그러져도 이상하게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순간들의 기록 지나간 우리의 망한 연애를 위해, 세작가가 써낸 사랑의 기록들. 앤솔로지 『망한 사랑 이야기』에 담긴 이야기를 과연 그냥 ‘망했다’라고만 단정할 수 있을까? 지나간 연애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당신에게, 그리고 여전히 사랑에 헛발질하며 구르는 이 땅 사랑의 수많은 유랑자들에게 던지는 우리들의 망한 사랑. 엉망진창이어도 진심이었던 그 모든 해프닝의 이야기를 펼친다. “앞으로 불안해질 때마다 오늘 본 영화 생각해. 너는 오늘 엔딩을 정해 놓은 거야. 중간에 어떻게 흘러가든 결국 해피엔딩일 거라고.” (〈해피 엔딩〉, 안서인) “수능 끝나면 연락할게.” 고1 때 만나 2년을 기다리게 만든 잘생긴 첫사랑 N, 그리고 그 앞에만 서면 초라해지던 서툰 마음. 붙잡고 싶어 애태우면서도 정작 자신을 견디지 못해 밀어내 버린 ‘망한 사랑’의 기록이다. 훗날 작가가 되어 픽션이라는 전지전능한 권력으로 마음껏 결말을 바꿀 수 있게 된 순간, 저자는 과연 어떤 엔딩을 써 내려갔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사랑할 걸 그랬네. 후련하게 정나미 없는 말 해줄 만큼. 떠나든지 말든지 걱정 안 하고, 오히려 나 같은 건 잊고 마음껏 멀리멀리 가라고.” (〈관계의 환상통〉, 한승민) 영화 평론을 쓰던 열두 살 연상의 차장님, 그리고 그와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34세 남성 시네필’이라는 거짓 페르소나까지 만들었던 고3 시절의 나. 거짓말로 시작된 이상한 인연 속에서 지식과 사랑을 배우며 자랐지만, 결국 지독한 굴레에 갇히고 만다. 이 지긋지긋한 관계의 환상통 앞에서 저자는 끝내 완성하지 못한 이 사랑의 결말을 어떻게 고쳐 쓰게 될까? “나는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깨끗하지 않다. 나는 네가 잘못된 죄로 나를 미워하도록 만들었다.” (〈나는 바람을 피운 게 아니라 잠을 잤다〉, 조은혜) 지독한 업무와 사람들에 치여 귀가한 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피로와 대화만을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연인. 그의 숨 막히는 요구 속에서 저자는 목요일마다 모텔로 향한다. 주머니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모텔 영수증들. 차가운 추궁 앞에서 저자는 과연 어떤 서글픈 답장을 적어 내려갔을까? |